원로문인과 차 한 잔/琴兒 피천득
-순수함과 우아함으로 빛나는 진주-
글 : 김영이
손가락 닿는 현마다 청아한 노래를 켜내는 거문고인가, 화사한 봄 햇살에 부끄러움 타듯 영롱한 빛을 발하는 진주이런가. 금아 피천득 선생의 수필이 그러하고 인품이 그렇다한들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수필을 쓰는 사람이나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피천득 선생의 <수필>을 읽지 않은 사람 그 누구랴. 수필의 모양새와 됨됨이와 수필의 본질을 마치 정교한 조각품처럼 빚어 놓지 않았던가. 그 조각품은 보고 또 보아도 운치가 있고 싫증이 나지 않을뿐더러 단아함과 은은한 멋이 보면 볼수록 더 우러난다. 반세기가 넘도록 수필문학의 전범典範으로서 제자릴 굳게 지키고 있다.
그 <수필>을 쓰신 금아 피천득 선생 댁 문 앞에 서고 보니 왠지 떨리고 설렌다. 몇 분 남아있는 약속 시간도 채울 겸 잠시 숨을 고르고 나서야 초인종을 누를 수 있었다. 줄무늬 남방셔츠 위에 카디건을 입으신 금아 선생의 모습이 퍽 온화해 보인다. 거실의 앉은뱅이 상 위에 놓인 커다란 화환이 눈에 띈다. 화환의 크기만큼이나 아직도 사랑을 듬뿍 받고 계신 원로임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베란다엔 선생이 즐겨 쓴 ‘봄’이 찾아와 분홍 꽃, 보라 꽃, 난 잎들을 어우르며 도란도란 행복을 노래하고 앉아 있는 듯이 보였다.
서재로 안내를 받고 들어서니 책상 위엔 큼직한 돋보기와 오래된 사진이며 안경집과 손때 묻은 여러 종류의 사전들이 정갈하면서도 편하게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방안 서가에는 만지면 바스락 소리가 날 것 같은 오래된 원서들이 새 책보다 많았다. 방안에 자리한 모든 것들은 학자요 시인이며 수필가인 금아 선생의 삶을 근 한 세기 동안 잘 지켜 준 친구처럼 정겨워 보였고, 또한 그것들은 선생의 삶의 궤적 한 단면으로 와 닿았다.
금아 선생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셨다. 모두 훌륭하게 키우셔서 잘 살고 있지만 선생은 유독 따님 얘기를 수필에 많이 담으셨다. 따님과는 자주 만나시냐고 여쭈니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있는데 여름에 올 거라고 하신다. 따님 사랑이 각별하신데, 어쩌면 그건 부모님을 일찍 여읜 선생의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그리움의 발로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씀드리니 그럴 거라고 수긍하신다.
금아 선생은 1947년에 서정시집을 내셨다. 그렇다면 수필은 언제부터 쓰신 걸까? 선생은 확실하게 몇 년이라고 기억할 수는 없지만 마흔 무렵에 <수필>을 제일 먼저 쓴 걸로 기억 된다고 하신다. 그렇다면 60년 가까이 된 셈인데 잘 쓴 수필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한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백수를 3년 앞둔 96세 고령이신 선생의 말씀하시는 어조는 분명하시고, 밝고 온화한 표정에는 순수함과 동심이 어려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요즘은 그냥 책 읽기나 하고 글은 쓰지 않아요. 글을 쓰지 않은지가 30년 가까이 돼요. 안 쓴 이유는 더 이상 좋은 글을 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자신을 판단하긴 어렵지만 마지막에 도달했다고 자기가 느끼게 되지. 못 느끼게 되든지 그걸 망각하든지 하면 전만 못한 글을 쓰게 돼요. 판단은 자신이 해야 해. 서양 사람들도 보면 각자 판단해서 침묵을 지키든지 술을 먹든지 하는데 난 술은 못 먹으니까 침묵을 지키는 거지.”
그래서 금아 선생의 수필은 맑은 샘물 같고 정갈한 모시옷 같고 우아한 진주 같구나 싶었다. 평이하고 일상적인 일들을 어떻게 그렇듯 절제된 어휘의 선택과 표현, 그리고 간결한 문장으로 곱게 펼쳐서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생명력 강한 작품을 쓸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수줍음 타는 소년의 미소를 띤 채 그냥 쓴 게 그렇다고만 하신다.
소중한 말씀을 귀담아 듣노라니, 절필 후 술은 못 하시니 침묵을 지킨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차는 즐기시겠구나 싶었다. 요즘은 자극성이 없는 차를 드시지만 전에는 커피도 상당히 즐겨하신 눈치시다.
“커피를 마시면 내가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 날엔 강연도 아주 잘 합니다. 그 좋은 걸 늘 먹지 않느냐 하겠지만 커피를 마신 날 밤엔 한 잠도 못자고, 이삼일씩도 가요.”
“저도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그렇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향기의 유혹에 빠질 땐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곤 합니다.”
내온 찻잔에 담긴 순한 차 몇 모금을 마신 후 금아 선생의 <인연>으로 대화를 옮겨갔다. 1996년 5월에 낸 수필집 <인연>의 서문 앞에 ‘신판을 내면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는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문학관의 한 면을 엿볼 수 있겠다.
<산호와 진주> 속에 들어 있던 수필을 따로 떼어 <금아시선琴兒詩選> <금아문선琴兒文選>으로 엮은 것은 1980년 3월의 일이다.
그후 써 온 시를 더해서 시집 <생명>을, 그리고 올해에는 잃어버릴 뻔한 수필 몇 편을 찾아내어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수필집을 내게 되었다.
그 동안 나는 아름다움에서 오는 기쁨을 위하여 글을 써 왔다. 이 기쁨을 나누는 복이 계속되고 있음에 감사한다.
금아 피천득 선생은 많은 작품을 쓰신 건 아니다. 유명세에 비해서 감히 적다고 말하는 것이다. 선생의 제자들이 엮은 이라는 영문판 수필집과 몇몇 출판사에서 조금씩 달리 엮은 책이 여럿 있지만, 결국은 시집 1권, 수필집 1권과 <내가 사랑하는 시> 번역시집과 선생의 ‘어린 벗에게’가 담긴 번역 동화집 <어린 벗에게> 등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어림짐작으로 셈해도 1년에 3편정도 쓴 셈이다. 그렇게 욕심내지 않고 말갛게 정화된 샘물 같은 글, 선생의 삶과 잘 조화된 작품들은 어느 것을 대표작이라 꼽아도 손색이 없다. 선생께서는 그 중 좋아하시는 작품으로 <종달새>를 꼽으신다. 끝 단락만 아래에 옮긴다.
예전 북경에는 이른 새벽이면 고궁 담 밖에 조롱을 들고 서 있는 노인들이 있었다. 궁 안에서 우는 새소리를 들려주느라고 서 있는 것이다. 울지 않던 새도 같은 종류의 새소리를 들으면 제 울음을 운다는 것이다. 거기 조롱 속에 종달새가 있었다면, 그 울음은 단지 배워서 하는 노래가 아니라 작은 가슴에 뭉쳐 있던 분노와 갈망의 토로였을 것이다. 조롱 속의 새라도 종달새는 종달새다.
끝 단락에서 선생의 소리 없는 울음과 울분의 소리가 응축되어 있음을 읽는 이로 하여금 감지케 한다. 이런 것이 곧 문학 작품 속에 담을 수 있는 간접적인 사회 참여의 일면이 아니겠느냐며 금아 선생은 그 글을 쓸 때가 일제강점기였다고 말씀하신다. 종달새의 끝 단락을 읽으면서 그 절묘한 표현에 가슴 서늘했던 이유를 확연히 알 수 있겠다.
선생의 작품에는 가난한 삶의 모습이며 사회 부조리에 관한 글이 상당히 들어 있으나 그걸 밖에 드러내놓지 않았을 뿐이지 작품 속에 녹아 있고 스며있다고 하신다.
금아 선생은 <수필>에서 “수필은 플롯이나 클라이맥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가고 싶은 대로 가는 것이 마음의 행로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인연>을 읽고 나면 시를 읽는 아름다움을 느끼는가 하면 정교하게 짜여 있는 소설 같은 짠한 재미에 빠져서 어쩌면 이렇게 절묘한 짜임으로 되어 있을까 감탄하게 된다. 작품 속에 나오는 여주인공 아사꼬를 처음 만났을 때는 ‘스위트피이’같다고 표현하였고 그 후 십 삼사년이 흐른 후에는 ‘목련꽃’처럼 청순한 이미지로, 또 다시 십여 년이 흐른 후의 만남에서는 ‘백합같이 시들어가는’ 아사꼬의 얼굴이라고 하였다. 연륜과 반비례해서 꽃의 이미지가 달라진다. 어디 그 뿐이랴. 첫 번 만남에선 ‘가볍게 뺨에 입맞춤’을 하고 헤어지고, 두 번째 만남에서는 ‘가벼운 악수’를 하고 헤어지며 마지막 만남에서는 ‘절’을 하고 헤어진다. 만남의 거리가 뒤로 갈수록 멀어짐을 볼 수 있다.
금아 선생도 이 작품은 짜임새 있게 쓴 거긴 하지만 이 작품이 재미있게 들어맞았다고 보며 어느 면에선 운이 따른 것이라고도 보겠는데, 그렇지만 없는 얘길 꾸민 건 아니고 사실로 있었던 얘기를 글로 쓰고 보니 잘 들어맞았다고 하신다. 운이 따랐다고 하시는 것은 어쩌면 겸손의 말씀이신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영문학을 전공하셨기에 외국의 좋은 작품들을 섭렵하셨고, 영시를 가르치시고 서정시를 먼저 쓰신 연후에 수필을 쓰셨기 때문에 그토록 잘 짜여 진 진주 같은 수필들을 쓸 수 있었던 게 아니겠냐고 말씀드리니 그런 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답하신다. 선생의 수필을 읽고 선생을 가까이 대하면서 좋은 수필을 쓰기 위해선, 심오한 지식과 풍부한 감성의 바탕 위에 빈틈없이 잘 훈련된 문장력과 글 솜씨에다 진실한 삶이 조화를 이뤄야 함을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수필을 쓰는 후배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렸다.
“수필에 허구적인 것이 약간은 허용된다고 하나 수필은 어디까지나 진실해야 합니다. 진실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작품에 도움이 되는 한도 내에서 약간의 허구가 허용된다고는 하겠지요.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예수님이 33세에 돌아가셨지요. 그 아드님을 어머니 마리아가 안고 있는 모습이 있어요. 당연히 아들보다 어머니가 더 늙게 표현되어야 함에도 거기 보면 작가는 성모마리아를 아름답게 부각시키기 위해서 아들과 별 차이 나지 않는, 젊은 시절의 어머니 모습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로마의 성 베드로성당에서 ‘피에타’를 보면서 예수님의 어머니인 마리아가 젊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문학에 있어서 허구성의 예로 설명해 주시니 이해가 참 잘 됩니다.”
조심스레 금아 선생과의 대담을 마치고 난영이는 잘 있냐고 여쭈니 저쪽 방에 있다며 가서 보라고 하시기에 다른 방으로 갔다. 난영이는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거보다 훨씬 예뻤다. 한 쪽 눈이 감겨 있는 것을 보시고 감긴 눈을 뜨게 해놓으신다. 조춘早春 같다고 표현하셨던 사랑하는 딸 서영이에게 주려고 미국서 사왔던 난영이가 이제는 되레 선생의 친구로 마음을 주고받으며 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계신 듯했다.
작은 침대가 놓여 있고 침대 옆 방바닥엔 커다란 곰 세 마리가 안대를 끼고 누워 있었다. 재우는 중이라고 하신다. 낮인데 왜 재우냐고 말씀드리니 어제 잠을 못 재워서 오늘 재우는 것이라신다. 아기 엄마가 되어보고 싶은데 될 수 없으니 인형이나 키우며 산다고 작품 속에 나타나 있다. 그래서 금아 선생은 이렇게 인형을 재우기도 하고 놀기도 하며 키우시는 동안 마음은 점점 맑아지고 순수해지시는 모양이다.
하필 내가 얼마 전 왼손에 난 작은 혹을 수술하는 바람에 팔에 반 기브스를 하고 대담하게 되어, 딸이 나중에 와서 사진을 찍어주게 되었다. ‘제 딸인데 사진 찍어주러 왔다고 말씀 드리니 선생은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 순간 당신의 딸을 생각하셨음인지 환한 웃음을 만면에 활짝 띠시는 것 같았다. 책을 주시고 싶다며 서재에서 세 권의 책까지 뽑아 주시는 게 아닌가. 지난 해 연말에 문학의 집에서 직접 사인을 해주신 <인연>은 있다고 하였더니 <나의 어린 벗에게>와 <내가 사랑하는 시>와 영문판 수필집인 을 뽑아 주셨다. 감사하게 받아들고 건강하시라는 인사를 드리고 나오다 보니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피어오른 선생의 미소가 기분 좋게 따라왔다.
<문학저널 2005년 4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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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피천득
'인생은 빈 술잔, 주단 깔지 않은 층계, 사월은 천치(天癡)와 같이 중얼거리고 꽃 뿌리며 온다.'
이러한 시를 쓴 시인이 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이렇게 읊은 시인도 있다. 이들은 사치스런 사람들이다. 나같이 범속(凡俗)한 사람은 봄을 기다린다.
봄이 오면 무겁고 두꺼운 옷을 벗어 버리는 것만 해도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주름살 잡힌 얼굴이 따스한 햇볕 속에 미소를 띠우고 있을 것만 같다. 봄이 올 때면 젊음이 다시 오는 것 같다.
나는 음악을 들을 때, 그림이나 조각을 들여다볼 때, 잃어버린 젊음을 안개 속에 잠깐 만나는 일이 있다. 문학을 업(業)으로 하는 나의 기쁨의 하나는, 글을 통하여 먼 발자취라도 젊음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젊음을 다시 가져 보게 하는 것은 봄이다.
잃었던 젊음을 잠깐이라도 만나 본다는 것은 헤어졌던 애인을 만나는 것보다 기쁜 일이다. 헤어진 애인이 여자라면 뚱뚱해졌거나, 말라 바스라 졌거나 둘 중이요, 남자라면 낡은 털 재킷이 축 늘어 졌다거나, 그렇지 않으면 얼굴이 시뻘개 지고, 눈빛이 혼탁해졌을 것이다.
젊음은 언제나 한결같이 아름답다. 지나간 날의 애인에게서는 환멸(幻滅)을 느껴도, 누구나 잃어버린 젊음에게서는 안타까운 미련을 가진다.
나이를 먹으면 젊었을 때의 초조와 번뇌(煩惱)를 해탈(解脫)하고,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이 '마음의 안정'이라는 것은 무기력으로부터 오는 모든 사물에 대한 무관심을 말하는 것이다. 무디어진 지성(知性)과 둔해진 감수성(感受性)에 대한 슬픈 위안의 말이다. 늙으면 플라톤도 허수아비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높은 지혜(智慧)도 젊음만은 못하다.
인생은 40부터라는 말은 인생은 40까지라는 말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내가 읽은 소설의 주인공들은 93퍼센트가 사십 미만의 인물들이다. 그러니 사십부터는 여생인가 한다. 40년이라면 인생은 짧다. 그러나 생각을 다시 하면 그리 짧은 편도 아니다.
'나비 앞장세우고 봄이 와요.'
하고, 부르는 아이들의 나비는 작년에 왔던 나비는 아니다. 강남 갔던 제비가 다시 돌아온다지만 그 제비는 몇 놈이나 다시 올 수 있을까?
키츠가 들은 나이팅게일은 4천 년 전 루스가 이역(異域) 강냉이 밭 속에서 눈물 흘리며 듣던 새는 아니다. 그가 젊었기 때문에 불사조(不死鳥)라는 화려한 말을 써 본 것이다. 나비와 나이팅게일의 생명보다는 인생은 몇 갑절이 길다.
민들레와 바이올렛이 피고, 진달래, 개나리가 피고, 복숭아꽃, 살구꽃, 그리고 라일락, 사향장미가 연달아 피는 봄, 이러한 봄을 40번이나 누린다는 것은 적은 축복은 아니다. 더구나 봄이 40이 넘은 사람에게도 온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것이다.
녹슬은 심장도 피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물건을 못사는 사람에게도 찬란한 쇼윈도는 기쁨을 주나니, 나는 비록 청춘을 잃어버렸다 하여도 비잔틴 왕궁에 유폐(幽閉)되어 있는 김으로 만든 새를 부러워하지는 않는다. 아아, 봄이 오고 있다. 순간마다 가까워 오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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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수필가. 호는 금아(琴兒). 서울 출생. 1940년 상하이[上海] 후장대학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45년 경성제국대학 예과교수를 거쳐 46∼74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63∼68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영문학과 주임교수를 지냈다. 1930년 《신동아》에 《서정소곡(抒情小曲)》을 처음으로 발표하고 계속하여 시 《소곡(小曲, 1932)》, 수필 《눈보라치는 밤의 추억(1933)》 등을 발표하여 호평을 받았다. 대체로 투명한 서정으로 일관, 사상·관념·대상을 배제한 순수한 정서에 의해 시정(詩情)이 넘치는 생활을 노래하였다. 특히 《수필》은 수필 형식으로 쓴 수필론으로, 수필의 본질을 파고든 그의 대표적 작품이다. 그 밖에 시집 《서정시집(1947)》 《금아시문선(1959)》 《산호와 진주(1969)》, 수필집 《금아문선》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