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필작가회
 
latest post | member list | registration of this day | search center
 
ID
PASS
자동 로그인
아이디 패스워드 찾기
회원에 가입하세요, 클릭

| 작가회 신입회원 가입 안내 |

신간 소개
동인지 출간 목록
회원 작품집 출간
문학상 수상 기록표
추천 사이트
예술 작품 감상
에세이 100편 고전 수필
국내 산문 해외 산문

오늘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수
최고 방문자수
방문자수 누계

한국동인지문학관 바로 가기
한국수필가협회 바로 가기
  게시판이 완성되면 지은이 가나다 순서로 정렬됩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
  글쓴이 : 김상희 날짜 : 03-12-11 03:46     조회 : 4565    

시간이 흐른 뒤에


김 상 희


사랑으로 인해 울어 본적이 있는가. 그로 인해 세상의 환희를 노래하고, 그로 인해 세상의 종말을 예감하던 그런 사랑이 있는가. 나는 있다. 비슷한 사람만 봐도, 관계된 사소한 명칭만 들어도 그 사람으로 이어지곤 하던 그런 사랑이 내겐 있었다.

그러나 그는 나를 떠나버렸다. 그 어디에도 우리의 이별예감은 없었건만 나를 무참히 밀쳐버리고 떠나가 버렸다. 다시는 뒤돌아보지 말아야지 수없이 되뇌었지만 그가 떠난 뒤에도 차마 지울 수가 없어 그의 주변을 늘 서성이게 했다.

사랑의 미열로도 죽을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그와의 예정된 사랑이 이만큼이었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매번 다짐했건만 아침이면 다시 그에게 향하는 그리움으로 울고 있었다.

그토록 사무치고 소중한 사랑이었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가 전혀 낯설게 느껴 질 때가 있다. 정말 그를 사랑했던 적이 있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다행이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다.

시간이 다 해결한다는 말은 확실히 신뢰가 간다.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다 끝나 버린 것 같이 참담했다가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마음의 평정이 찾아오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니 말이다.

또한 인생이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라서 참 다행이다. 긴 인생이니 만큼 자신의 노력에 따라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고 나와 타인과의 관계도 다시 태어날 수 있으니 말이다.

인간이 정신적으로 받는 고통 중에 가장 큰 것은 사랑하고 믿었던 사람이 떠나가는 일이 아닌가 싶다. 특히 연인과의 헤어짐은 더욱 사람을 힘들게 만든다. 서로가 사랑하면서도 어쩔 수 없어서 헤어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대방의 일방적인 결별로 관계가 서먹해 진다면 당하는 쪽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믿었던 사람이 멀어져간다는 것은 슬프고 불행한 일이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탓할 일은 더 더욱 아닌 것 같다. 떠나고 싶어할 때 미련 없이 보낼 줄 아는 것이 큰사랑이며,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을 위하는 일일 것이다.

스칼렛 오하라가 그렇게 정열을 기울였던 애슐리에게 나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사랑했군요. 하지만 괜찮아요라고 사랑의 패배를 시인했지만 스칼렛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것은 바로 거침없이 포기할 줄 아는 용기와 큰사랑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삶에 대한 강한 의지와 진정한 사랑에 대한 눈뜸이 있었기에 더욱 눈부실 수 있었다.

어쩌면 사랑의 상처는 완전한 사랑으로 가기 위한 한 과정일 지도 모른다. 절망의 늪에 다다르면 희망이 보이듯이 사랑의 고통도 시간 속에서 깊어져 단단한 새 사랑으로 살이 돋아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안타까운 것들도 있다. 나이 들면서 어쩌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굽어지는 등, 흰 머리카락, 이마의 주름살 등 이런 것은 사람을 서글프게 한다. 그러나 이것 또한 우리가 담담하게 견디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요즈음은 성형미인이 많다고 한다. 너무나도 감쪽같아 전혀 흔적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성형도 하나의 살아 움직이는 예술작품인 만큼 탓하자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외모의 열등감이 자신감으로 채워져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낼 수 있다면 장려할 일은 아니지만 또한 나무랄 일도 아니다.

하지만 나이 먹어가면서 어른답지 않은 일은 민망한 일이다. 지나치게 탐미한 나머지 자신이 지위나 나이에 맞지 않게 얼굴이 팽팽하거나 모양새를 한 이들이 있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그의 삶이 너무 가벼워 보이고 마치 플라스틱 인생을 보는 것 같다. 어른이 되어서 철없고 순진한 것은 어떤 의미에선 죄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힘겨웠던 세월을 지나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의 온화한 미소는 또 얼마나 감동적인가. 어두운 폭풍이 지나간 뒤의 아침의 바다는 얼마나 찬란하고 눈부신가.

온갖 풍상을 겪어 내야지만 비로소 고목으로 남을 수 있듯이 완성된 인격을 갖추기 위해선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갖가지 시련을 이겨내야만 한다. 많은 아픈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시간이 다 해결한다라는 말은 역시 믿음이 간다. 외면적인 모습은 잠깐이지만 내면적인 모습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내면적인 모습이 우리가 신뢰하는 인격의 완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은 불완전한 사랑을 완전하게 하고 미숙한 인격을 성숙되게 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그러므로 시간은 우리에게 약이 된다.





에세이 100편
게시물 120건
번호 지은이 수 필 제 목 시간 조회
120 강연홍 합창(合唱) / 또하나의 인생 03.11.27 7673
119 강현순 숨바꼭질을 하고싶다 / 아름다운 실버 (1) 03.11.27 5629
118 고동주 꽃다발 / 동백의 씨 03.11.27 5051
117 구자인혜 대표작준비중 06.04.17 2930
116 권석하 해거름의 산책 / 손자의 솜씨 03.11.27 4597
115 권연희 약속의 소망 / 가던 길을 되돌아 서고 07.12.21 3852
114 김 영월 신록, 그리고 여행 11.08.26 2658
113 김 영월 자아의 신화 12.12.14 2479
112 김 영월 이백 시인, 그리고 태안 해변 13.06.03 2379
111 김경순 실수 03.12.11 4321
110 김경실 밤과 蘭 / 메밀꽃질 무렵 / 까미유 그리고 벨라 03.11.27 4210
109 김광웅 산행 03.12.11 3834
108 김남석 장안성 03.11.27 3953
107 김녕순 입력(入力)과 출력(出力) 08.04.04 2954
106 김매원 부부의 날 03.12.11 4000
105 김미정 혼자서 부르는 합창 03.11.27 3752
104 김상희 시간이 흐른 뒤에 03.12.11 4566
103 김순겸 두메 양귀비 05.04.07 3948
102 김순자 골무사랑 03.12.11 3745
101 김영웅 대화 / 남한산성 풀벌레 03.11.27 5631
 1  2  3  4  5  6  
 
한국수필작가회 http://www.essay.or.kr 사무국 이메일 master@essay.or.kr 사이트 관리자 이메일 hi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