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순전한 이기심
똑똑해 보이고, 남들의 입에 오르내리고,죽은 후에도 기억되고, 어린 시절 자기를
놀렸던 사람들에게 보복하려는 욕망이다. 이것이 작가에게 큰 동기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작가들은 이런 특징적 욕망을 과학자, 예술가, 정치가,
법률가, 군인, 성공한 사업가들, 간단히 말해 인류의 꼭대기에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상류층 인간들과 공유한다. 대략 서른 살이 넘으면 사람들은 개인적인 야심
을 포기하고 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살거나 아니면 단조롭고 일상적인 일에 짓
눌려 산다....자신의 삶을 끝까지 고수하려고 끝까지 결심하는 소수의 재능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작가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2. 미학적 열정
외부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혹은 말과 그것들의 적절한 배열의 아름다움
에 대한 인식 . 하나의 소리가 또 다른 소리에 미치는 영향, 다시 말해 괜찮은 산문
의 견고함이나 좋은 이야기의 리듬을 나는 즐거움 등이 이에 속한다. 값지다고 느
껴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되는 어떤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하는 욕망, 미학적 동
기는 많은 작가들에게 주된 것은 아니지만 팸플릿 지은이나 교과서 집필자조차
도 공리적 목적을 넘어 자신들이 좋아하는 단어와 관용어법을 가질 수 있다. 철도
안내 책자의 수준을 넘어서는 책이라면, 어떤 책도 미학적 고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3. 역사적 충동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자 하는 욕망, 진실한 사실을 발견해서 후손들에게 그것
을 보존하려는 욕망이다.
4. 정치적 목적
가능한 한 넓은 의미에서 '정치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세계를 특정 방향으로
몰고 가고자 하는 욕망, 다시 말해 성취하려고 노력해야만 하는 그런 종류의 사회
를 위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보려는 욕망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어떠
한 책도 정치적인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이 정치와 관계없다고
말하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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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1903-1950)은 대표작인 '동물농장'과 '1984년' 외에도 7권의 소설책과
수백 편의 산문과 평론을 남긴 영국의 작가로서, 평생동안 전체주의와 제국주의
를 반대하며 하층계급과 피식민지 국민에게 따뜻한 사랑을 보낸 실천적 지성인
이었다.
'나는 왜 쓰는가'가 실린 산문집 '코끼리를 쏘다'는 소설가일뿐 아니라 빼어난 수필
가인 그의 문학사상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신민지의 경찰이었으나 제국주의
허구성에 염증을 느껴 사임을 한 후, 파리와 런던의 빈민으로 구빈원, 여인숙, 유
치장, 무료병동을 떠돌며 한 체험을 통해 매우 깊이 있고 문학적 완성도가 높은
산문들을 남겼다. 그의 수필은 지적(知的)이면서도 생생하고 박진감이 있다.
과연 에세이를 사랑하고 에세이스트를 가장 존경하는 영국의 문학적 풍토를 엿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나는 그의 산문 '코끼리를 쏘다'를 소설보다 재미있게 읽었으며, '나는 왜 쓰는
가'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글쓰는 이에게 자기 성찰보다 더 중요
한 깨달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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