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강] 수필창작/작품 구성
4. 작품 구성
1)구상(構想)
주제를 끌고 나갈 재료들을 어떻게 배열할 것인가를 구상해야 한다.
줄거리를 짜고 거기에 어떤 옷을 어떻게 입힐 것인가를 대략 머리에 그린다.
구상은 문장의 질서를 세우는 일이요, 글의 호흡을 조절하는 일이요, 강약을 배치하는 일이요, 반복을 피하는 일이다.
어떤 글을 읽으면 문맥이 모호하다던가 글의 전체가 엉성한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구상을 치밀하게 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써 내려갔기 때문이다.
2)구성의 실례(實例)
(1)사건적 구성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구성하는 방법이다. 얼른 보아 이해하기 쉽고 실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포괄적인 문제를 다룰 수 없는 단점도 있다.
(2)관념적 구성
언듯 중심이 잘 잡히지 않으며 현실성이 없고 추상적인 듯한 구성이다. 그러나 관념적인 글을 쓰더라도 중심도 잡히고 포괄적인 문제들을 다룰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수필가 정목일은 「달빛 고요」라는 작품에서 서정적이고 관념적인 조화를 잘 이루어내고 있다.
「고요초롬」하다는 한글 사전에도 없는 말을 쓰고 있으나 생소하지 않고 이해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신선한 충격을 준다.
그는 평소 강의를 통해, 수필은 외면과 내면의 조화이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조화이며, 현실과 영상의 조화라고 설명한다.
(3)단순구성
사건의 진전이 단순한 것으로서 한 편의 수필에 한 이야기만으로 꾸며진 작품이다. 이해하기 쉽고 가장 선명한 인상을 주는 구성 방법이다.
(4)복합구성
두 가지 이상의 이야기를 연결해서 쓴 작품이다. 주가 되는 이야기가 있고 부차적인 이야기가 있는데, 부차적인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보조하는데 그친다. 그러나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주제를 돋보이게 한다.
(5)시간적 구성
사건의 발생, 진행 등의 시간적 경과에 따라 글을 엮어나가는 방법이다.
(6)공간적 구성
사물의 공간적 배치에 따라 글의 줄거리가 진행되는 방법이다. 어떤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옮겨가는 시각의 이동에 따라 서술해 나간다.
예를 들면 어떤 집을 방문하는 경우, 대문을 거치고, 문간방을 거치고, 마당을 거치고, 안채로 들어가는 자연 여건의 순서를 지키는 방법이다.
(7)논리적 구성
시간적 공간적 구성은 자연여건에 따른 구성인데 반해, 논리적 구성은 순리적 여건에 따른 구성 방법이다.
즉 원인이 있고, 이유가 있고, 결과가 있는 순서에 따른다.
(8)글의 여백
수필구성에 있어서 할 말을 다해버리면 매력이 없다. 적절히 함축(含蓄)된 글은 오히려 품위롭다.
꽃을 보고 그 꽃의 향기까지 기억해 내듯, 글을 읽어가면서 써 있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으면 된다.
연인에게 편지를 할 때도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쓰면 오히려 예사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랑한다는 말을 전혀 쓰지 않고도 사랑이 무엇인지를 감동으로 느낄 수 있도록 쓰면 오히려 더 진하게 전달될 수 있다.
나타난 언어를 통해서 언어 이전의 표현되지 않은 세계까지 전달할 수 있는 글의 여백은 그 글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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