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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고동주 |
날짜 : 03-11-25 06:17
조회 : 2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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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강] 수필의 발견/수필적 생활
3. 수필적 생활
수필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어느 분이 이런 말을 했다. ꡐ서울 가는 비행기표를 살 것이 아니고 개나리 봇짐 싸가지고 걸어서 갈 생각을 해야 한다ꡑ고.
이처럼 금방 가는 길이 아니고 오래오래 고생하면서 연마해야 된다는 뜻일게다.
살아가면서 우주만물과 만나고, 인생의 관계를 관조하고, 거기서 터득한 지혜를 이야기로 엮으면 비로소 수필이 된다.
그런데도 습작 몇 편 써 가지고 수필가가 되겠다고 날뛰는 사람이 있다. 수필이 그렇게 쉽게 써지는 문학이라면 문학으로서의 가치가 없지 않을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몇 년은 집중적으로 공부를 해야 될 것이다.
수필만 그렇던가. 운동선수들이 목에 거는 금메달도 예사로 해서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어렵고 긴 고비를 넘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과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ꡐ왜 그처럼 어려운 일을 하는가ꡑ라고 질문을 해 온다면 나는 ꡐ오래 살고 싶기 때문이다ꡑ라고 간단히 답하겠다.
어쩌다 불후의 명작을 남길 수만 있다는 작가는 죽어도 작품은 살아있을 것이니 오래 사는 법이 아니겠는가.
불후의 명작이 아니라도 대학 도서관 등에 작품집이 남아 있으면 작가의 사후에도 독자들의 눈에 띌 수 있다.
그리고 창작활동은 늙음도 더러 막아준다. 글 쓰는 사람은 대부분 감동을 잘 한다. 감동을 잘 한다는 것은 뇌가 유연하고 탄력성이 있다는 뜻이다.
별일이 아니라도 영감을 얻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머리가 유연해서 젊음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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