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는 자신의 투옥과는 관계없이 죽음준비가 이미 완료되어 있었다. 제자들은 피신 할 것을 애원했지만 거절, 스스로 형장으로 향했다. 죽음을 각오한 것이 아닌 준비된 죽음을 형장에서 맞이하게 된 것 뿐이다.

죽음준비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우리 촌부들도 소크라테스 마냥 공포로부터 해명될 수는 없을까.

사람들은 삶을 이어감에 깊이 생각해야 될 일들이 있는가하면 기억속에서 잊어지지 않는 것들도 있기 마련이다. 나는 이런 일들이 생기면 글을 쓴다. 글쓰는 것은 어렵다. 시간도 많이 - 1년, 2년, 혹은 더 걸릴때도 있다. 이런일 하나둘씩 옛부터 해오면서 지금까지 4권의 산문집 형태의 책으로 정리했다. 삶이 어찌 이것이 모두이겠냐만은 어쨋든 나의 삶 전부이다.

일들이나 생각을 정리해 나가는 것을 죽음준비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하지만 삶을 나름대로 하나하나 정리해 나간다는 것은 가치로운 일이며, 그 일에 대한 일가견까지 얻게되니 일석이조의 삶이다. 여기 그런 일 하나 적어본다.

우리나라 질서의식 결여는 나의 삶을 크게 괴롭혔다. 분노한 나머지 사고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했다. 하지만 일회용 - 감시자가 철수하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고민한 나머지 조기인성교육의 필요성을 그 대책으로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모임같은 곳에서는 물론 지상에도 투고하고, 교육계에 관여할때는 더더욱 강조하였다.

그러고는 세월이 흘렀다. 20년. 그런데 교통 사고율은 아직도 일등중의 일등이다. 다름아닌 조기인성교육 부제 탓이였다.

세상 살아가면 사람은 성장하듯이 사람의 생각 어찌 안 바뀌겠는가. 하지만 20년이 흘렀어도 교통사고 줄이기에 관한한은 역시나 조기인성교육방법 뿐, 과연 나의 판단은 옳았으며, 이런 나의 방안은 죽을때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느낌은 소중하다. 평생 변하지 않는 그 어떤 생각을 지녔다면 그것은 더더욱 소중한 것이다. 바라건데 이런 것들이 많이 쌓인다면 삶은 더 풍요로울 것이며, 이어 죽음과 함께 편안할 것이다.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를 생명. 나는 죽음을 향하여 이런 형식으로 삶을 이어가고져 다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