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필작가회
 
latest post | member list | registration of this day | search center
 
ID
PASS
자동 로그인
아이디 패스워드 찾기
회원에 가입하세요, 클릭

| 작가회 신입회원 가입 안내 |

신간 소개
동인지 출간 목록
회원 작품집 출간
문학상 수상 기록표
추천 사이트
예술 작품 감상
에세이 100편 고전 수필
국내 산문 해외 산문

오늘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수
최고 방문자수
방문자수 누계

한국동인지문학관 바로 가기
한국수필가협회 바로 가기
 
  회색 우표
  글쓴이 : 이진화 날짜 : 04-05-26 22:34     조회 : 1979    

회색 우표(gray stamp)



전쟁의 소식과 함께 포로 학대 문제가 불거져서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히틀러가 지배하던 나치 독일이나 군국주의 일본의 식민지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고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부르짖는 나라의 군인들에 의해 일어난 엄청난 만행은 듣고 보는 이의 귀와 눈을 의심케 한다. 시골 출신의 소박한 청년들, 학창 생활을 모범적으로 보냈다는 젊은 여성이 어떻게 그렇게 잔인해질 수 있을까. 증오심과 복수심의 악순환은 계속되어 연일 끔찍한 뉴스가 그치지를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 안에도 그와 같은 속성이 그림자로 드리워져있는 것은 아닐까.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요즈음 우리나라 청소년의 1/5이 집단 괴롭힘을 받은 경험이 있고, 학원폭력에 노출되어있다. 이러한 집단 가학 증세는 인터넷의 확산을 통해 전학 가는 피해학생까지 집요하게 따라다닌다. 가해 집단에 굴복하고 타협하는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가 되고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따돌림과 폭력은, 인간이 소외되고 황폐화된 사회가 안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이다. 생명을 존중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인성교육 대신 과도한 경쟁심과 열등감에 찌든 아이들은 불안과 압박감을 남을 괴롭히는 것으로 분출하려 한다.


그것을 분출시키는 힘이 '회색 우표(gray stamp)'에 있다. 누군가에게 들었던 암울한 말들이 회색 우표가 되고, 납득할 수 없는 상처들이 회색 우표가 되어 우리 마음의 다락방에 간직되어 있다. 불행하게도 회색 우표의 발행인들은 대부분 자기에게 의미 있는 대상들이며 그 우표에는 분노와 복수심이라는 폭약이 발려 있다. 그것은 적은 압력과 열기에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는 성질이 있는데 가까운 사람뿐 아니고 불특정 다수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특징을 갖는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회색 우표'를 수집했던 사람은 히틀러일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 이틀에 한 번씩 아버지의 폭언과 함께 혁대로 맞으며 자란 아이였고, 어른이 되어서는 600만 명의 유태인을 학살하는 악명 높은 인물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미 가지고 있는 '회색 우표'를 어찌할 것인가. 우선 그 실체를 알고 '사랑'이라는 해독제로 서서히 녹여가야 하지만, 보다 적극적이고 예방적인 방법은 서로에게 긍정적 메시지인 '꽃 그림 우표'를 미리 발행하는 일이다. 칭찬과 격려, 수용과 이해, 관심과 지지가 바로 그것이다.


꽃향기가 가득한 5월에 마음의 다락방에 묵혀두었던 ‘회색 우표’를 하나씩 날려 보내고,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이런 ‘꽃 그림 우표’를 주고받는 아름다운 나날들이 이어지기를 꿈꾸어 본다.

‘사랑해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이해해요, 참 잘했네요, 아 그랬군요, 내가 도와줄게요, 힘내세요...’





인터넷 칼럼
게시물 75
No Title Name Date Hit
15 천창(天窓)을 열며 이진화 04.07.17 1951
14 남산의 봄 변영희 04.06.15 2165
13 회색 우표 이진화 04.05.26 1980
12 헌 신을 버리며 이진화 04.05.10 2200
11 빨간 막대기 이진화 04.05.10 2018
10 고독함에 대하여 변영희 04.05.08 2740
9 33분 간의 여행 이진화 04.04.22 2017
8 향기의 샘 (2) - 다음 단계 최원현 04.03.13 1826
7 백수공화국 변영희 04.03.01 2134
6 맷집 좋은 어머니 이진화 04.02.10 2161
5 향기의 샘 (1) - 부끄러운 나 최원현 04.02.07 1844
4 개체로서 나의 삶을 위하여-호주제폐지를 위한 제… 변영희 04.01.29 2031
3 한국인이 김치독을 땅에 묻은 까닭 김영이 04.01.12 3885
2 새해에 거는 작은 소망 변영희 04.01.10 2351
1 광화문의 道路元標 앞에서 -남과 북으로, 그리고 … 신용철 03.11.25 2165
 1  2  3  4
 
한국수필작가회 http://www.essay.or.kr 사무국 이메일 master@essay.or.kr 사이트 관리자 이메일 hi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