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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영월 |
날짜 : 17-06-19 22:27
조회 :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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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
김영월
U.N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사회가 O.E.C.D국가들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2026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프로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이제는 의학의 발달로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호들갑을 떤다. 이론적으로 보면 60세 은퇴 후 평균 60년을 더 살아야 하는 만큼 경제적 문제와 함께 소일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게 심각한 사회 문제로 여겨진다. 인생 일모작이 끝나고 누구나 이모작을 고민해야 하는 고령화 사회가 마침내 코앞에 닥쳤다. 노인 일자리를 찾는 60세 이상의 인구가 기업체의 취업박람회를 기웃거리고 있지만 채용통지서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인 듯하다. 사회 복지사라든가 주택관리사, 요양보호사 같은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도 고령이라는 벽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도 먼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인생 이모작이 아닌 삼모작을 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주장한다. 취업시기를 1단계(25세부터 40세), 2단계(40세부터 60세), 3단계(60세부터 80세)로 구분하여 일자리를 분류하는 정책을 국가에서 시행해야 할 것으로 여긴다. 결국 그들의 견해는 고령화에 따른 문제는 고령화로 풀어야 한다는 것으로 노인 인구를 생산직으로 전환하는 정책이 절실하다는 얘기이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20대 생산인구의 감소 문제는 별도로 다루어야 할 문제라고 그들은 선을 긋는다.
지난 외환위기 때 나는 53세로 금융계에서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으로 퇴출당해 16년이란 세월을 흘려 보냈다. 이제 고희 문턱에서 남은 수명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큰 두려움은 없다. 이대로 건강을 유지하고 고종명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2년 전에 갑자가 심근경색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중환자실 신세를 진만큼 남은 여생은 그냥 덤이라고 여기며 살아가고자 한다. 아무리 100세 시대니, 120세 시대를 외친다한들 내겐 그런 소리가 왠지 실감이 나질 않는다. 그 때까지 오래오래 살고 싶은 바람도 없다. 다만 앞으로 10년이든 많으면 20년이든 병원 중환자실에서 누워 지내지 않고 두 발로 걸어 다니며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다가 잠자듯이 어느 날 눈을 감았으면 얼마나 행복하랴. 삶의 양(수명)보다도 삶의 질(건강)이 중요할 뿐이다. 병원 침대에서 아니면 골방에서 꼼짝없이 누워 지내며 100세를 맞이한다면 어찌 장수가 끔찍한 재앙이 아닐까. 수명연장이 인간에게 축복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이미 인생의 이모작에 들어선 내게 문학은 구원이 아닐 수 없다. 나이 제한이 없고 죽을 때까지 붓을 잡고 쓸 수만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창작의 고통이 따른다고 하지만 그에 따른 성취감이나 행복감은 나의 노년을 충분히 보상해 주리라 믿는다.
애플사 창업자인 스티브잡스(1955년-2011년)는 그의 유언 같은 고백록을 남겼다. -나는 일을 떠나서는 기쁨이라고 거의 느끼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부(富 )라는 것이 내게는 그저 익숙한 삶의 일부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 병석에 누워 나의 지닌 삶을 회상해 보면 내가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겼던 주위의 갈채와 막대한 부는 임박한 죽음 앞에서 그 빛을 잃었고 그 의미도 상실했다.
스티브잡스는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침대가 병석(SICK BED)이라고 말하며 건강한 삶의 지침서를 일찍 대하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고 술회했다.
삶의 종점인 노년에 이르러 다시 한 번 깨우침을 주는 건강관리와 진정 행복한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케 한다. 부는 의식주만 해결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정도이면 될 것 같고 한 푼도 가져갈 것도 아닌데 일개미처럼 쌓으려 아등바등하지 말 일이다. 내게 마음의 평안을 주는 노년의 삶으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신앙이 아닐 수 없다. 사후세계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주고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기쁨을 주는 원천이 신앙생활로부터 비롯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도로 시작하고 잠자리에 누울 때도 기도로 마감하는 노년의 평온한 삶을 사랑한다. 금년 봄은 유달리 벚꽃이 화사하고 곱게 느껴진다.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새봄을 만끽하기 위하여 서둘러 동네 산책길에 나서고 싶다.
가지마다 몽실몽실 피어나
한 입 깨물어 주고 싶다
해말간 웃음소리가
봄날의 공기 속에 팽팽하다
함께 가는 아름다운 세상
서로 손잡고 둥글둥글
돌아가는 세상이여
이리도 아름답다고
해마다 벚꽃은 몽실몽실 피어난다.
- 졸시 벚꽃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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