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백용덕 |
날짜 : 17-10-31 13:46
조회 :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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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를 보고 다음 날 산책을 하는 등 일정을 계속하며>
버스기사는 일행에게 부채길을 거쳐 정동진 “모래시계”까지 걸어서 오라고 했단다. 나는 정동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버스기사를 찾아보았으나 기사는 물론 버스도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혼자서 다리를 건너 모래시계로 갔다. 주차장에서 철길을 빠져나가 갈대밭을 지나자 모래시계가 서 있는 바닷가가 나왔다.
모래시계는 새로운 천년이 시작(2000년)되는 날에 처음으로 모래(8톤)가 움직였다. 강릉시가 삼성전자와 합작으로 만든 것으로, 새 천년의 첫날 푸른 동해와 민족의 숨결인 태백산맥이 힘차게 뻗어내려 그 정기가 넘쳐흐르는 이곳 한반도의 정동, 해돋이 명소인 이곳에 모래시계를 세운 것이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 나가는 새천년의 개척정신을 후세에 전해주려는 뜻이다. 지나온 천년의 세대와 살아갈 새천년의 세대가 하나 되어 화해와 평화 그리고 공존의 즈믄 해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모래시계의 상부의 모래는 미래시간의 흐름을, 하부의 모래는 과거시간을, 흘러내리는 모래는 현재시간의 흐름을 의미하고 있다. 황금빛 둥근모양은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을, 유리의 푸른빛은 이곳의 바다를, 영원히 만나지 않는 평행선의 기차레일은 영속성을 의미하고 있어, 지나온 시간을 회고하고 다가오는 미래의 소망을 비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나는 이런 뜻을 가진 모래시계를 다시 한 번 천천히 돌아보고 주위에 있는 해시계, 모래시계박물관, 매향기념탑 등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정동진 남쪽의 해변을 돌아보기 위해 일출교를 건너 도로로 나왔다. 바다에 길을 내고 작은 섬에 있는 커피숍과 요트장 등을 보고, 돌아와 다시 모래시계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그때, 일행의 선두 조 5명이 걸어서 모래시계에 왔다. 내가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다른 일행들은 힘들어서 호텔 앞에서 쉬면서 버스를 그리로 오라고 전화했다.’고 한다. 조금 후에 일행이 모두 도착해서 모래시계와 그 주위를 구경했다. 이미 본 분들이 많겠지만, 해가 지고 날이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자세히 보지는 못했으리라.
이어서 회장과 사무총장의 주도로 모래시계 앞에 있는 바닷가에 자리 잡고 일행 중 오늘이 생일인 재무 일을 맡아보는 분의 생일파티를 가졌다. 함께한 한국수필작가회원들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정동진 바닷가에서 생일파티를 하는 것은 아마 그에게 처음이리라. 일행 모두가 축하노래를 부르고 덕담을 나누며 케이크를 맛보았다.
캄캄하지는 않았지만 벌써 날이 많이 어두워졌다. 일행은 차를 타고 등명해수욕장에 있는 “바다마을횟집”에 도착했다. 오늘의 메뉴는 “가자미 물 회”와 “섭(자연산 홍합)국”이었다. 모두 식성대로 음식을 먹었으며 소주를 마시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마시지 않았으며 마셔도 한두 잔에서 끝났다. 일행 중에는 안주가 좋아 술을 마시고 싶었지만 내일을 생각해서 참는 것 같았다.
저녁식사가 끝나서 숙소인 “임해자연휴양림”으로 갔다. 정해진 대로 4~5명씩 한 방에 들었는데, 이곳은 외딴 산속에 홀로 있는 휴양림의 건물이라 보이는 것은 앞바다에 떠있는 고깃배의 불빛과 산의 나무뿐이었다. 주위에는 어떤 가게도 다른 건물도 없었다. 별 수 없이 방에서 TV를 보며 한 방에서 자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6시에는 혼자서라도 뒷산의 “통일안보등산로”의 패러글라이딩활공장까지 갔다 올 예정이었다. 마침 한 방에서 잔 4명 모두가 나와 같이 산책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어제 사무총장에게 ‘내일 아침6시에 뒷산을 오르는 산책을 하려고 하니 일행에게 말해 달라.’고 했다. 이것을 버스에서 일행에게 공지한 것 같았다. 시간이 되자,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다.
나는 그들과 함께 차가 다니는 길을 따라 뒷산으로 올라갔다. 어느 정도 올라가자 포장도로가 끝나고 비포장도로였다. 나는 제일 뒤에 오는 사람과 같이 가면서 앞선 사람들에게 차도가 끝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등산로로 올라가라고 했다. 그때 전화가 왔다. 이제 숙소를 떠났는데 같이 가자는 것이었다. 차도가 끝나는 삼거리 이정표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그들은 오지 않았다. 다시 전화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들이 다른 곳으로 간 것을 알았다. 그들에게 시간이 되거든 온 길을 따라 숙소로 내려가라고 얘기하고, 오른쪽 등산로를 올라갔다.
패러글라이딩활공장이 있는 봉우리 정상에는 데크로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아 평소 이곳을 등산하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여기서는 사방이 잘 조망되어 같이 산에 올라온 사람들에게 여기저기를 자세히 설명했다. 산에서 내려와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할 정동진 “초당순두부”로 향했다. 정동진 초당순두부는 바로 정동진 역 앞에 있었다. 방으로 들어가니, 미리 예약을 해놓았기 때문에 일행이 앉을 자리와 상이 놓여 있었다.
일행은 차례대로 자리에 앉아 초당순두부를 먹었다. 이집 주인은 마음이 좋아 더 달라고 하면 반찬이나 순두부를 무한 리필 했다. 아침이 거의 끝나 일부는 자리를 떴지만, 나는 일어나서 오늘 아침을 먹은 후 일행과 함께 더 다니지 못하고 개인적인 일이 있어 평창으로 넘어간다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앞에 세워놓은 버스 앞에서 악수를 나누었다.
제일 끝 무렵에 사무총장이 나왔다. 그녀는 나를 보고 ‘버스에 올라가 인사를 하라.’고 했다. 나는 ‘아침을 먹은 후에 인사를 했다.’고 하였음에도 정식으로 인사를 하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따라 버스에 올라 ‘지금부터 일행들을 따라 함께 즐기지 못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평창으로 돌아가야 하므로 대단히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일행은 일정에 따라 즐겁고 의미 있는 여행을 계속하라고 했다.’ 일행이 탄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고 대관령을 넘어 집으로 돌아왔다.
일을 보고 저녁을 먹고 나서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해서 ‘이제 도착했느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올라오는 고속도로가 혼잡해 아직 버스에 있다고 했다.’ 조금 후에 회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제 버스가 사당동에 도착해서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다음 날(10.28.토) 나에게 온 사진을 보니, 헤어진 후, 강릉의 “허균. 허난설헌 생가”와 신사임당 및 이율곡 선생님의 혼이 깃든 “오죽헌”을 보고나서, 양양 낙산사와 의상대, 홍련암 등을 돌아보고 올라간 것 같았다.
어쨌든 금년 한국수필작가회원이 문학기행을 무사하게 잘 끝난 것이 자랑스러웠다. 더구나 이번 문학기행은 강원도 평창과 강릉 및 양양을 돌아보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더욱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일행들과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머릿속에 생생히 떠오른다. 다음 문학기행에는 건강하게 일행들을 다시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질 것을 머리에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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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7-11-01 0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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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교도소에서 3년 근무할때 남대천 징검다리를 건너던 추억하며, 정동진 횟집에서 회식도 하고 큰 배모양의 건물에 들어가서 맥주도 마시고 하던 그 시절이 사무치게 그리워집니다. 추억으로 아마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백용덕 선생님 ! 이렇게 기행문 형식으로 문학기행을 소개해주셔서 함께 참석한 것처럼 생생하게 그날을 떠올려봅니다.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백용덕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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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용덕 |
17-11-01 18: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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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고맙습니다. 저의 글에 댓글을 계속 달으시고~~~
그리고 선샌님은 강릉교도소에 근무하셨군요. 그곳은 전에 "흑벼리"라고 하던 곳이지요.
정동진의 배 모양의 호텔은 한참 후배인 박기열씨가 사장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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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배 |
17-11-20 21: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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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덕 선생님, 관광지를 선정해주시고, 숙소를 마련해주시고 식당을 예약해주시고 안내해주시고 여러 가지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저희들은 백 선생님 덕분에 편안히, 즐겁게, 보람 있게 강원도 평창군 이효석 문학관과 부채길을 관람하고,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을 잘 봤습니다.
임해자연휴양림에서 편안히 잘 자고, 오죽헌과 낙산사와 의상대 홍련암 등을 잘 구경했습니다.
귀경길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터널을 기분좋게 통과했는데, 사고로 차가 정체되어서 예정보다는 늦게 귀경했습니다.
백 선생님께서 써주신 글을 읽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자세하게 잘도 쓰셨네요. 그날의 행적이 모두 살아납니다. 감사합니다.
백 선생님 덕분에 즐거운 가을문학기행을 멋지게 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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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용덕 |
17-11-21 1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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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님! 처음이라 모든 것이 부족했는데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칭찬에는 "고래도 춤을 춘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회장님의 말씀에
저는 왜 고개가 숙어질까요.
여하튼 아무 탈 없이 문학기행이 잘 끝나 기분이 좋았어요.
그럼 다음에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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