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백용덕 |
날짜 : 17-10-30 09:37
조회 : 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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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 이효석문학관을 돌아보고 정동진으로 가며>
주차장에서 가산 이효석문학관으로 가는 길은 300m쯤 떨어져 있다. 문학관으로 가는 길 입구에는 전에 없던 정문이 우람차게 서 있고, 옆에는 가게가 있었다. 길 서쪽에는 너와집(나무를 쪼개서 지붕으로 이은 집)이 두채 나란히 있었다. 아마 이것들은 관광지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주인이 일부러 이런 지붕을 올린 것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보기에는 나름대로 멋있었다.
일행 중에는 언덕을 올라가는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았다. 메밀은 이미 베어 밭에는 잡초가 무성했지만, 문학관으로 가는 길의 가로수는 잎에 붉고 노랑 물을 들이었고 도로 옆으로 난 데크 길도 주위의 풍광과 어울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특히 문학관매표소 옆에 있는 연필모양의 나무를 배경으로 많은 회원들이 추억을 남겼다.
문학관이 보이는 곳에 도착하자, 이효석의 흔적이 그려진 안내판이 있었다. 그곳을 지나 문학관으로 들어가서 오른쪽에 있는 영상관에 자리 잡았다. 모두 자기의 눈과 신체에 맞는 자리를 잡고 앉아 이효석 선생님의 일생과 그의 작품들을 영상으로 보았다.
영상에는 그가 평창군 봉평면에서 태어나, 평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여 경성에서 공부를 계속했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금년 노성제 개회식 때(17.9.28.) 이효석 선생님의 아들이신 이우현(李禹鉉)씨를 만났다. 그는 오래전에 미국으로 건너가 살았으나, 몇 년 전부터 서울에 와서 산다고 했다. 그와 점심을 먹으면서 대화하는 가운데 그의 아버지 출생에 대하여 다른 얘기를 했다.
그의 할아버지이며 이효석(李孝石) 선생님의 아버지인 이시후(李始厚)씨는 당시에 평창군에서 여러 곳의 면장을 지내셨다. 그의 할아버지가 진부면장을 하실 때, 이효석 선생님이 그곳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그 후, 할아버지가 봉평면으로 전근을 했기 때문에, 이효석 선생님은 어려서 봉평면으로 이사 왔다는 것이다. 봉평면이나 진부면은 똑 같은 평창군이어서 그리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효석 선생님의 출생지는 진부면 하진부’라는 것이다. 나는 이것에 관심 있는 관계자들이 볼 때, 이것이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것을 글로 써도 좋겠느냐.’고 이우현씨에게 물었더니 ‘좋다.’고 했다. 사실 여부는 잘 모르겠으나 분명히 그는 그렇게 말했다.
물론 이효석 선생님은 어릴 때 봉평에서 컸고, 그 후로는 평창과 서울에서 살았기 때문에 영상에서도 그의 고향에 대한 생각이 그리 많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하지만, 그의 “메밀꽃 필 무렵”의 단편소설을 읽어보면, 봉평 장터의 풍경과 대화로 가는 길인 장평까지에 대한 내용과 감상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일행은 영상이 끝나자, 문화관광해설사가 없어 별도의 설명을 듣지 못하고 끼리끼리 흩어져 문학관을 둘러보았다. 문학관은 이효석 선생님의 년대 표와 그의 작품들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었다. 또한 그와 같이 활동했던 문인들이 여러 명 소개되었다. 문학관을 자세히 보려면 한정이 없겠으나, 일행은 다음 일정이 있어 문학관을 출발했다.
얼마가지 않아 선생님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내용 중에 있는 물레방앗간이 보였다. 아무리 시간이 없다 해도 이것은 보아야 한다고 했다. 일행은 버스를 세우고, 물레방앗간에서 곡식은 넣지 않고 빈 확만 쑤셔대는 물방아공이를 보았다. 또한 그곳에 설치되어 있는 포토 존과 문학비 등에서 추억을 남기고, 물레방앗간을 배경으로 단체기념사진을 찍었다.
지금 이곳에 있는 물레방아는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실제의 터가 아니라 가산 이효석문학관을 건립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는 봉평면 시가지에서 냇물을 건너기 전에 제방을 조금 내려가서 있었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물레방앗간은 헐리고 그 흔적만 남아 있었으며, 주위는 모두 논으로 변했다가 현재는 제방과 같은 높이로 성토되어 집터를 만들었다. 따라서 어디가 물레방앗간 터인지는 잘 알 수 없을 정도로 상전벽해가 되었다. 그러나 처음 오는 문학인들이나 관광객들에게는 현재 물레방아가 있는 곳이 소설 속의 물레방앗간으로 알고 갈 수도 있으리라.
일행은 다리를 건너 “가산공원” 옆에 있는 음식점 “옛골”로 갔다. 미리 예약한 탓일까. 일행의 자리는 마련되었고, 상 위에는 기본반찬이 놓여 있었다. 일행 대부분이 이른 아침에 서울을 출발하여 버스를 타고 와서 가산문학관을 돌아보고, 12시가 넘은 때문일까. 모두 출출한 때문인지, 들어오는 음식을 깨끗이 그리고 맛있게 먹었다. 원래 이집이 맛깔스럽게 음식을 만드는 곳이기도 하지만, 일행이 조금도 남기지 않고 먹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메밀막걸리 한 잔에 메밀로 만든 부침을 안주로 먹는 것을 좋아 하는 것 같았다.
사무총장은 오늘 생일을 맞는 일행이 있다며 같이 빵집에 가자고 했다. 빨리 점심을 먹은 나와 사무총장은 봉평 시내의 빵집으로 갔다. 시골이라 빵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사려는 생일케이크는 진열장에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그것과 시내에서 작은 수건을 인원수대로 산 후, 음식점으로 돌아왔다. ‘작은 수건을 산 것은 숙소에서 수건을 주지 않는다.’고 오늘 봉평에 와서야 들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어제만 그 얘기를 들었어도 사무총장에게 전해서 각자 준비했을 것을...
오후 일정은 횡계 “하늘목장”을 보고 강릉 정동진으로 갈 계획이었다. 내가 어제 횡계에 갔다 왔는데 고속도로에서 횡계톨게이트를 나가는 시간이 25분이나 걸렸다. 나는 이것을 버스기사에게 말하고 국도로 가기로 했다. 나는 승용차로 전직 회장님 등과 함께 앞에 서서 국도를 달려 용평면사무소 앞에 가자, 버스에서 전화가 왔다. 하늘목장으로 가는 것은 취소하고, 이왕 정동진에 가는 길에 심곡 항에서부터 정동진까지 오는 “부채길”을 보자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구태여 국도를 탈 필요가 없었다.
버스에 탄 사무총장에게 다음톨게이트인 속사리에서 고속도로를 타자고 연락했다. 일행은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횡계를 거쳐 대관령을 넘었다. 횡계는 고랭지라 모든 나뭇잎이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았는데 대관령을 넘어서자 강릉 땅에는 아직 단풍이 제 나름대로의 옷을 입고 일행을 반겨주었다. 거의 막히는 일 없이 고속도로를 달려 강릉에서 삼척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차들은 강릉 남대천을 지나 신나게 달렸다. 이곳은 교통량이 적은데다, 오늘이 목요일이라 차들이 밀리지 않아서였다. 강릉 심곡 항에서부터 정동진까지 오는 부채길을 걸으려면 남강릉에서 내려 국도로 가는 것보다 옥계에서 내려 국도를 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뒤에 오는 버스를 보며 옥계에서 고속도로를 내려 국도에 들어섰다.
옥계에서 금진 항에 오면 거기서부터 심곡 항까지가 “헌화로”이다. 헌화로는 심곡 항에서 옥계 금진 항까지 절벽을 따라 바닷가로 연결되는 도로이다. 이것은 신라시대에 강릉으로 부임해 오는 남편을 따라 오던 “수로부인”이 이곳을 지나면서 휴식을 취할 때, 절벽 위에 핀 아름다운 진달래를 보고 ‘누가 저 꽃을 꺾어 나에게 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했다. 마침 지개를 지고 그곳을 지나가던 노인이 그 말을 듣고 ‘만약 부인이 제가 드려도 좋다면 꺾어다 드리겠다.’하고 그 꽃을 꺾어 주었다고 해서 만든 것이 향가인 “헌화가(獻花歌)”였다. 따라서 이 길을 만들고 그 이름을 “헌화로(獻花路)”라고 했다. 이 길은 바다를 따라 만들어진 도로로 경관이 수려하여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곳이 많다. 그러나 절벽 밑에 닦은 도로가 낮아 풍랑이 심할 때는 월파(越波)하는 것이 ‘옥에 티’랄까.
헌화로가 끝나고 심곡 항 부채길에 들어서는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었다. 나와 버스기사는 길가에 차를 세웠고, 일행은 내렸다. 일행은 거기서부터 부채길을 따라 정동진까지 걸어서 가고, 차를 운전하는 나와 버스기사는 도로를 따라 정동진으로 가야했다. 일행이 부채길을 들어선 것을 보고 차에 돌아오니 버스가 보이지 않았다. 아마 먼저 정동진으로 갔을 것으로 판단하고 그곳 모래시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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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7-10-31 0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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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강원도에서 13년을 살면서 그러니까 춘천 원주 강릉 이렇게 살면서도 이효석 문학관을 가보지 못했습니다. 김유정 문학관은 갔습니다.아무튼 이번 문학기행이 대성공이고 백용덕 선생님의 수고가 돋보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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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용덕 |
17-10-31 1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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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강원도에서 13년이나 사셨군요. 특히 강원도의 3대 도시인 춘천, 원주, 강릉에서. 다음에 이쪽으로 걸음을 하시게 되면 연락주세요. 잘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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