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필작가회 문학기행
<가는 길에>
한국수필작가회 사무총장으로부터 9월에 전화가 왔다. 금년 문학기행(17.10.26~27)은 강원도로 갈 예정이니, ‘강릉에서 숙소와 저녁 및 아침을 먹을 장소를 알려 달라.’고 했다. 나는 전에는 여기저기를 근무해서 당시에는 맛좋고 값싼 집을 제법 많이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퇴직한 지가 한참 되어서 옛날 집을 소개했을 때는 없어졌거나 주인이 바뀌어 맛이 없을 수 있었다.
그래서 생각 끝에 강릉시 관광계장에게 전화를 했다. 마침 그는 내가 전에 그곳에 근무할 때, 같이 있어서 나를 아는 사람이었다. 우선 그에게 휴양림가격으로 숙소를 알아봐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시에서 운영하는 강동 임해자연휴양림을 알아보고 연락하겠다.’고 했다. 조금 후, 그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아직 10월은 한 달 이상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예약한 사람이 없어서 미리 담당자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나는 그에게 ‘이왕 알아보는 길에 저녁(10.26)과 아침(10.27)을 먹을 식당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알아보고 곧 연락하겠다.’고 했다. 조금 있자, 그로부터 연락이 왔다. 저녁은 숙소에서 가까운 정동진 등명해수욕장에 있는 바다마을횟집이 있고, 아침은 정동진역 앞에 있는 초당순두부가 좋다고 했다. 1인당 가격은 그런대로 일행이 예상한 금액이었다. 내가 사무총장에게 연락했더니, 그녀는 재무에게 전화해서 사전에 필요한 금액을 보내서 예약했다.
조금 후, 사무총장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다. 그녀는 가는 날(10.26,목) 점심 먹을 곳을 부탁했다. 옛날부터 ‘초상과 장례식에 관여한 사람은 삼 소상을 돌봐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나는 그 생각이 얼핏 떠오르면서 ‘봉평 가산 이효석문학관 선양회장’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내가 잘 아는 분으로 나의 말이라면 잘 들어주었다. 그에게 ‘금년 10월26일 오전에 가산선생님 문학관을 둘러보고, 그곳 부근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 식당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그는 ‘가능하면 제가 직접 나가서 설명을 드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점심은 봉평의 유명한 메밀음식점인 “옛골”을 가르쳐주었다. 이곳도 재무를 맡아보시는 분과 사무총장이 예약을 했다.
드디어 한국수필작가회에서 문학기행을 하는 날이 되었다. 아침에 집에서 떠나기 전에 사무총장에게 전화했더니, 그녀는 지금 버스로 가는 중이라고 했다. 출발시간을 보니 계획보다 10분 늦게 사당동을 떠난 것이다. 그러나 나는 더 기다릴 생각으로 예정대로 집을 출발해 가산문학관으로 향했다. 오늘은 목요일이어서인지 하나의 밀림도 없이 봉평 가산선양회사무실에 들어갔다. 아직 일행들이 도착하기엔 너무 시간이 많았다.
혹시나 선양회장이 사무실에 있거나, 혹시 문학관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곳에 들렸다. 그러나 그는 어디에도 없고, 여직원만이 나를 맞았다. 선양회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는 오늘에 우리가 온다는 것을 알았지만, 집을 수리하는 중이라 직접 문학관에 나가서 설명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사무실에 연락해서 일행들의 입장료를 무료로 하고, 문학관에서도 안내를 잘하라고 직원들에게 얘기 하겠다.’고 했다. 그곳의 여직원은 ‘갈수록 태산’이란 말과 같이 문학관에서 설명을 해주는 문화관광해설사들이 오늘 교육이 있어 모두 출장을 갔다고 했다. ‘엎친 데 덮친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택해서 오늘 일정을 잘 치루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문학관주차장으로 향했다. 오늘은 평일이라 주차장은 많이 비어 있었다. 앞으로 버스가 오면 차를 세우기 좋게 자리를 남겨놓고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해서 지금 어디쯤 오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횡성 둔내를 지났다.’고 했다. ‘여기까지 오려면 앞으로 30분은 더 걸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혼자 문학관으로 갔다. 문학관매표소에서 직원에게 ‘회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느냐.’고 묻자, 그녀는 ‘받았다.’고 했다. 문학관으로 들어가면서 주위를 들러보니 전에 여러 번 왔던 곳이지만, 보이지 않던 집들이 들어서고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어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문학관을 한 바퀴 돌아보고 다시 주차장으로 나왔다. 가게에 물건을 구경하고 돌아오는데 사무총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버스가 막 도착하여 한국수필작가 회원들이 막 내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 중에 몇 분은 내가 얼굴을 아는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초면이었다.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선두조로 앞장 서서 문학관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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