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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경실 |
날짜 : 03-11-25 19:25
조회 : 2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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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사이먼 원작을 김순영이 번역 연출하고 대학로 마로니에 소극장 에서 4월13일 부터 연장 공연을 하고있습니다.
줄거리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인종 차별의 아픔을 체험하고 미국으로 이민 온 한 유태인 가족을 모델로
한 가족 삼대의 이야기다.
가족의 이야기라면 얼른 떠오르는게 일상적이라 진부 하다고 생각할 수 도 있을것이다.
허나 가정과 가족은 우리네 삶의 기본이며 한 나라의 기초가 되는 초석이라 말할 수 있다 고민하고,서로에게
실망하기도 하고,다투며,그래서 더 사랑하며,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탁월한 극적 재치로
관객과 만나게한 감동적인 연극이다.
특별할것도 없는 가족 이라는 주제가 이렇게 가슴 뻐근한 감동을 준 이유는 무었일까 잠시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것은 삼대에 걸친 유태인 가족사를 통해 퇴색하여 가는 우리네 전통과 정서를 볼 수 있었기에다.
강철처럼 되지않으면 세상을 살 수 없고 인생에서 뭔가를 얻으면 반드시 잃는것도 있다는 한 가정의 중심이셨던
유태인 할머니,그는 바로 곧게 살라고 안경 너머로 늘 우리를 지켜봐 주시던 엄하시고 약손을 지니신 우리의
할머니가 아니신가. 아내를 잃고 두 아이를 기를 능력도 없는 나약한 성격의 큰 아들 에디,어쩔 수 없이 아리와
제이 두 아들과 결별 해야하는 이들의 모습은 국가의 부도 사태에 가족의 해체를 맞아야하는 가슴 아픈 우리의
이야기였다.
정신적 장애로 어린아이로만 여겨왔던 벨라는 가족의 무관심속에서도 성숙해 오는 자신을 느끼며 고독에 몸부림
친다." 누가,누가,나를 안아줘요"... 하는 피를 토하는 듯한 벨라의 절규는 관객이 눈물을 쏟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명연기자가 아닐 수 없었다.
삶이 우리를 실망 시켰을 때나 떠난 자식이 못내 그리울 때면 강철 같은 유태인 할머니나 우리의 할머니들은
복바치는 설음을 속으로 속으로 삼키셨으리라.
지극히 소박한 이야기를 미련스럽도록 정직하게 펼치고있는 이 연극야말로 가치관까지 혼란을 격고있는 이
시대의 주변 친구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감동적인 연극이다.
좋은 연극이 주는 또하나의 매력은 막이 내렸어도 지워지지 않는 배우들의 열정이다 관객의 숫자를 의식하지
않은채 연기에 몰입할 수 있는 진정한 모습이야말로 관객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있을 명배우가 아니겠는가.
어둠에 깊이묻힌 대학로 귀퉁이에 앉아 버드와이저 한병에 간신히 가슴을 식히고 돌아섰다.허나 감동이 몰고온
이 광기를 어디다 묻어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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