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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최원현 |
날짜 : 03-11-25 22:02
조회 : 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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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현
신문을 읽다가 '작은 이야기'라는 코너에서 '내 가슴 따뜻하게 데워준 1만원의 감동'이란 제목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수원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청년이 그 달 회비 봉투 속에 담겨있는 현금 1만원과 짧은 몇 줄의 편지를 받고 감동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내용인즉 그 달 분 회비를 넣다가 봉투 속에 지난 달 분으로 보이는 1만원이 덜 빠져나가고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보내주면서 쓴 편지인데 만원 권 지폐의 색과 비슷한 파란 봉투라 1만원 짜리를 덜 꺼냈는데도 알지를 못했었던가 봅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2학년의 아이 엄마가 편지와 함께 만원을 다시 보내온 것입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1만원이 더 생겨서가 아니라 그냥 지나쳐도 모를 일이었는데 챙겨 보내준 그 어머니의 마음이 고맙고 그런 마음이 더욱 힘이 솟구치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 1만원의 감동은 겨울 내내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줄 것이라고 그는 덧붙여 말했습니다.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이뤄져야 할 일이요, 그렇게 감동할 만큼의 큰 일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 작은 사건이 이처럼 한 젊은이를 감동 시켰던 것은 우리 사는 사회가 얼마나 삭막하고 각박했고 정 없는 곳인지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우리는 바라면서도 그것이 정작 다른 어느 누구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로부터 내가 이뤄야 할 일인 것은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러한 작은 마음씀 들이야말로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의 강을 흐르게 하는 것이 아닐런지요.
그렇게 감사하고 또 마음을 써주는 주고받음이 살아있을 때 우리 사는 세상은 보다 맑고 밝은 날들이 될 것입니다.
나는 비록 아주 작은 사랑의 씨를 뿌리지만 그 씨앗은 어떤 척박한 땅에서도 이내 싹을 틔우고 크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받은 사랑보다 더 크고 많은 사랑으로 나눠진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랑의 위대한 힘이랍니다.
그렇게 감동을 먹고사는 우리가 될 때 우리의 가슴도 우리 나라 가을 하늘같이 맑아지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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