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다
김년균
사는 게 감사하다.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어 감사하고, 잠잘 수 있는 집이 있어 감사하고,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어 감사하고, 숨 쉴 수 있는 가슴이 있어 감사하다. 별일 없이 지나간 어제가 있어 감사하고, 죽지 않은 오늘이 있어 감사하고, 살아갈 내일이 있어 감사하다.
하늘과 땅이 있고, 해와 달과 별이 있어 감사하다. 부모 형제 자식과 더불어 손잡아 줄 스승과 이웃과 친구가 있어 감사하다. 어디 가나 곡식을 기르는 들녘과 논밭이 있고, 산과 바다와 강이 있고, 물과 바람과 공기와 나무가 있고, 아름다운 꽃과 풍성한 열매가 있어 감사하다. 앞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 감사하고,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이 있어 감사하고, 꿈꿀 수 있는 희망이 있어 감사하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항상 곁에서 보살펴주는 하나님이 계셔 감사하고, 죽으면 돌아갈 곳이 있어 감사하다.
내가 누구이기에 이런 호사를 누리는지,
아름다운 세상이여! 귀중한 시간이여!
모두가 감사하다. *2013.10.26.
김년균 시집《사랑을 말하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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