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경전에는 해인삼매 법화삼매 선정삼매 염불삼매 등 여러 형태의 삼매가 등장한다. 삼매란 쉽게 말하자면 한 가지 일에 마음을 집중시켜 흔들림이 없는 경지에 이름을 말한다. 오로지 마음의 집중을 통해서 깊은 삼매에 들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삼매의 경지에 이르러서야 부처님의 지혜를 얻고 가피력을 얻어 기도를 성취하게 되는 것이다.

삼매에 드는 과정으로는 경전을 보거나 읽고 쓰는 간경 사경이 있고, 불보살의 이름을 부르면서 몰입해 들어가는 염불, 또는 진언, 일심으로 부처님에게 108배 1080배 3000배 등을 하면서 삼매의 상태에 이르는 등의 방법이 있다.

참선을 한다 경을 본다 할 때 단 한 시간, 아니 10분, 5분 그것도 아니라면 최소 3분 동안이라도 몰입 집중할 수 있다면 그 기도는 이미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큰스님의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좌선을 한 채 밤을 꼬박 새워 화두를 들거나 경을 펼쳐놓고 읽는다고 하지마는 대개는 막무가내로 엄습하는 졸음에서 자유롭기 어렵고 천만가지 번뇌망상으로 3분 삼매는 커녕 그보다 더 번쩍하는 짧은 순간에도 온전한 삼매에 빠지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고 했다.

보통 때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들,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았던 문제들이 기도중에 느닷없이 튀어나와 마음을 어지럽히는가 하면, 새 학기에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걱정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서 그 것들을 제어하고 차단하느라 시간을 소모하고 마음은 여러 갈래로 분산되어 삼매와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아침 저녁으로 산들바람이 불고 있다. 이 가을에는 어떤 유혹과 호출 망념에도 동요하지 않고 학업이든 깨달음이든 관계없이 단 3분만이라도 삼매에 빠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3분 삼매. 고요히 한 번 음미해 볼 말이 아닌가 한다.

[ 동대신문 제 139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