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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은경 |
날짜 : 03-11-25 18:24
조회 : 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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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방학인데도 별다른 추억하나 없는 스스로를 달랠겸 어머니의 우울한 기분도 풀어드릴겸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집 가까이 제법 근사한 영화관을 두고도 항상 다른 곳의 영화관을 찾았던 나.
그건 아마도 가까이 있는 것의 소중함은 항상 지나치고 마는 안좋은 습관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사람들에겐 "난 영화 별로 안좋아해."라고 종종 얘기할만큼 난 영화를 자주보진 않는다.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가끔 비디오 샾에 가면 또 빌려볼 것이 없다.비디오 가게 점원이 권해주는 비디오는 이미 다 본 것들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자주 보는것도 아닌데 비디오점원이 권해주는 영화는 거의 다 보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사실 말하고 나면 허무해질 만큼 간단한 이유다. 좋아하는 장르가 딱 한가지이기 때문에 ...그건 바로 멜로.
그 중에서도 난 특히 로맨틱 코메디가 좋다.
신파극은 눈물이 많은 내 눈을 퉁퉁붓게 만들어서 싫고,영화관에 나오는 발걸음이 상쾌하면 할수록 난 좋다.
그러기엔 로맨틱 코메디를 당할 장르가 없다.
신문 영화 개봉란을 빼곡이 장식하는 수많은 영화중에서 주저없이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택한 이유도 이 영화가 로맨틱 코메디 장르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관한 얘기는 다행히 들은 것도 별로 없었다,과거 경헙에 의하면 영화 잡지사 기자들이 개인적인 생각으로(본인은 객관성을 유지하느라 노력갰겠지만)늘어놓은 얘기들을 읽거나 듣고 좋은 영화 놓친적도 많고,선입관때문에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러니 아무것도 아는게 없는 이번은 오히려 다행인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이 영화의 최대의 매력은 평범한 일상을 너무도 잘 꼬집어 냈다는 점이었다.
애인없이 비원에 우두커나 앉아있다가 엑스트라로 끌려 나가는 봉수.
작은 감시 카메라 앞에서 온갖 포즈를 다 잡으며 즐거워하는 사람들..
학원 강사를 칭구로 생각하는 아이들덕에 놀림받는 착한 원주
이것 말고고 이 영화는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넘 평범한 일상만을 다루고 있어서 특별한 장면을 꼽는 것이 더 어렵다.
그때문에 멜로가 지녀야 할 극적인 긴장감이나 가슴 설레게 하는 애뜻함,흥분감은 없었지만 이런 단점을 덮어줄 장점이 너무도 많은 영화라 많은 사람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
나만의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모든것이 너무 빨리 변하고,사이버 사랑 사이버 인간까지 너무 쉽게 만나고 있는 지금은 오히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일 더 그립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보면 그럴 수 있지만 내겐 넘 힘들었던 사랑을 겪고 난 뒤에는 예전처럼 극적인 줄거리가 오히려 더 이질적으로 느껴지고,평범한 얘기들이 훨씬 더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건 사랑을하고 있거나 했던 사람들 모두 공감하는 얘기일 것이다.
그들은 이미 드라마 속에서 등장하는 극적인 사랑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때문에....
나도 언젠가는 극적인 사랑을 하게 되리란 희망을 가지면 또 그런 사랑을 그린 영화나 드라마를 푹 빠져서 볼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아직은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아 그런사랑에 눈 돌릴 수 없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특히 한번한 사랑의 상처때문에 신데렐라 얘기엔 도통 눈이 가지 않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영화이다.
너무나 평범한 그래서 그동안 영화속에서 찾아볼수 없었던 원주와 봉수의 잔잔한 해피엔딩은 닫혀진 그대들의 마음에 따스한 불을 부쳐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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