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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경실 |
날짜 : 03-11-25 19:12
조회 :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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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원작 the tempest는 재미있고 한국적인 뮤지컬로 세차레나 앵콜 공연을 하였다
삼월말부터 시작된 공연은 서울예술단원들의 노련한 연기로 지방 순회공연으로 연장되고 있다.
뮤지컬 태풍은 셰익스피어를 현대적으로 수용한 재미있는 음악극이다.
오케스트라 피트를이용한 해안선 설정과 입체적 무대공간의 스릴 화려한 군무와 의상, 공중비행,폭풍장면의
다이너미즘은 우리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주었다.
줄거리 요약
부패한 왕국의 무능한 국왕 알론조왕은 태풍을 만나 아들 퍼디넌트왕자를 잃고 헤맨다
친동생에게 정권을 찬탈당하고 자신의 공국에서 쫓겨나 표류하던 끝에 섬에 도착한 프로스페로는 마법을 터득
하고 자기의 딸 미란다와 에어리얼<새의요정>을 다스리며 섬의 주인으로 살아간다.
프로스페로는 에어리얼을 시켜 이들을 인도하도록 한다.
한편 조난당한 알론조왕과 그의 일행중에는 왕을 죽이고 왕권을 찬탈하려는 음모가 일고 있지만 에어리 얼에
의해 저지당하고 만다.
퍼디넌트왕자와 미란다는 섬에서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 헤어질 수 없음을 선언하자 마법사는 두 젊은이에게
결혼을 허락하고 알론조왕 에게도 화해를 제안한다.
알론조왕도 프로스페로에게 군주권을 복언시킬것을 약속하고 왕국은 두사람의 용서와 화해로 더욱 강력해
졌으며 프로스페로는 마법의 지팡이를 버리고 두 젊은이에게 미래의 희망을 넘긴다.
40년전 여고 2학년 때의일이다.
학교옆 공보관 벽에 훤칠하고 잘생긴 서양 배우사진이 붙어 있었다.
그가 템페스트의 주인공 퍼디넌트왕자였다.교복을 입은채 도둑구경을 하려고,아니,그잘난 퍼디넌트의 얼굴을
보기위해 극장안으로 들어갔다.인파를 헤치고화면이 잘 보이는곳에 있었지만 가슴에선 쿵덕이는 심장의 박동
소리가 들려왔다.
알론조왕과 그의 신하들이 탄 배가 태풍에 좌초되는 장면을보고 안타까워했다.
망망대해와 흰 모래섬, 허명과 음모가 꿈뜰대는 문명 세계에서 그곳은 유토피아였다.
성난 바다를 잠재워달라 애원하는 미란다의 아름다운 모습에 혼을 빼았기고 있을 때 누군가 조용히 어깨를
두드리는 감촉에 돌아보았다.
악마의 출현이었다.학생주임 선생님이 눈을 찡긋하며 딸아나오라고 신호를 하는거였다.
퍼디넌트의 잘생긴 모습을 보지도 못한채 나는 고양이 앞의 쥐 꼴이되어 끌려 나왔었다.
학년과 이름을 댄후 후들거리는 다리로 집으로 돌아 왔다
이튿날 교무실로 불려간 내겐 교감선생님의 훈시를 교훈삼아 일주일 반성문 작성이 채벌 되었다..
40년전 템페스트는 이렇게 내게 다시 온것이다.
태풍은 세번째 앵콜 공연을 하고있다.그리고 내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과 영원을 남겨줄 작품이다.
성악을 전공한 딸 지은이가 서울예술단에 입단하여 첫 공연을 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공연첫날 우리 가족은 배우가 된 지은이를 보기위해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 앉았다.
화려 장엄한 막이 오르고 사위가 죽은듯 고요해지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과연 지은이가 이 화려한 전용 극장
에서 공연을 한단 말인가.태풍이 몰아치며 좌초 장면이 역동감있게 지났다.
관객들은 죽은듯이 다음장면을 기다렸다.
공중에서 에어리얼<새의요정>의 요성이 울려왔다. 지은이였다.파란머리의 요정이 공중에서
" 나는 공중에 뜬 물방울"........낮선 언어가 아닌 친숙한 언어의 아리아가 대중을 공유하며 압도했다.
셰익스피어는 어렵다는 선입견이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단순하게 용해되고 있었다.
연극적 긴장감과 뮤지칼의 버라이어티가 관객을 흥분속으로 몰아넣었다.
나는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잘했어 ..잘했어 ..지은아...
태풍의 연출을 맡은 이윤택은 시인이며 21세기에 살아있는 20세기 인간이라 말하는 연출의 귀재다.또한 연극을 재미있게 만드는 재주꾼이다. 작곡 또한 체코의 zdenk bartak 가맡아 체코의 강렬함과 한국의 전통음악을 접목 시도하여 훌륭하게 소화해 내었다.
태풍에서 나는 세가지의 다른세상을 보았다. 하나는 마법사가 대표하는 초자연의 마술세계다.공중을 날아
다니는 하늘의 소리 에어리얼이나 마녀의 피를 받은 반인반수 캘리번의 지하 암흑의 세계다.
다음은 난파선을 타고온 곤잘로 일행의 현실세계, 권력과 물욕의 세계다.그 다음이 미란다의 순수한 사랑의 세계다.셰익스피어는 태풍을 통해 화해의 정신을 알려준다.또한 한시대의 과실과 죄악이 다음 세대의 젊은이들의 청순한 사랑으로 보상받아야 한다는 멧시지를 던져주고있다.
미란다와 퍼디넌트의 사랑의 이중주는 대중적 취향에맞아 아직도 가슴에 녹아 있으며 광대와 주정뱅이의 경쾌한춤과 풍자적 의상은 재미를 배가시키는 효과를 주었다.
마법의 지팡이를 버리고 화해와 용서로 관객을 사로잡은 프로스페로야말로 이시대의 마지막 셰익스피어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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