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오늘 방문자수 |
    |
| 어제 방문자수 |
 |
| 최고 방문자수 |
  |
| 방문자수 누계 |
|
|
|
|
|
|
|
|
|
|
|
|
|
|
| 글쓴이 : 유지현 |
날짜 : 03-11-25 19:54
조회 : 2896
|
|
|
|
집으로
감독 : 이정향
각본 : 이정향
배우 : 유승호, 김을분
줄거리
[일곱살 상우는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그리고 먼지 풀풀 날리는 시골길을 한참 걸어 할머니의 집에 도착한다. 형편이 어려워진 상우 엄마가 잠시 상우를 외할머니 댁에 맡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말도 못하고 글도 못 읽는 외할머니가 혼자 살고 계신 시골 외딴집에 남겨진 상우. 전자 오락기와 롤러 블레이드가 있는 세상에서 살아온 아이답게 밧데리도 팔지 않는 시골가게, 사방에 돌투성이인 시골집 마당, 깜깜한 뒷간은 생애 최초의 시련이다. 상우는 영악하게도 자신의 욕구불만을 외할머니에게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외할머니가 그렇듯 짓궂은 상우를 외할머니는 단 한번도 나무라지 않는다.
상우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할머니를 괴롭히는 것도 멈추지 않는다. 밧데리를 사기 위해 잠든 외할머니의 머리에서 은비녀를 훔치고, 양말을 꿰매는 외할머니 옆에서 방구들이 꺼져라 롤러 블레이드를 타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었던 상우는 온갖 손짓 발짓으로 외할머니에게 닭을 설명하는 데 성공한다. 드디어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는가 싶지만, 할머니가 장에서 사온 닭으로 요리한 것은 닭 백숙이었다. 7살 소년과 77살 외할머니의 기막힌 동거는 이렇게 계속되는데... ]
엄마는 상우에게 외할머니를 소개하며 벙어리임을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상우가 한 말은
"엄마처럼 잔소리는 안 하겠네..." 엄마는 떠나고 할머니에게 남겨진 상우는 할머니를 병신, 벙어리, 귀머거리 하면서 놀려대고 무시한다. 그런 상우에게 할머니는 벽장을 뒤져 오래됐음직한 과자봉지를 꺼내 상우에게 주지만 상우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방바닥에 벌레가 기어나오자 상우는 에프킬라를 찾고, 할머니에게 벌레를 죽이라고 하지만, 할머니는 손으로 잡아 밖으로 던져버린다. 상우의 유일한 낙인 오락기 밧데리가 나가자 상우는 할머니에게 돈을 달라고 하고, 할머니는 빈 주머니를 털어 보여준다. 상우는 궁리 끝에 할머니의 비녀를 빼서 밧데리를 사려고 하나 여의치 않다. 할머니는 없어진 비녀대신 숟가락으로 머리를 여미고 다닌다. 할머니는 상우에게 뭔가 사주고 싶어 먹고 싶은게 뭐냐고 물어보고 간신히 켄터키 치킨을 설명하지만 할머니는 생 닭을 사와 삶아 놓는다. 상우는 " 누가 닭을 물에 빠트리랬어... 하면서 엉엉 울어 버린다. 늘 할머니를 괴롭히던 영악스럽고 제멋대로인 상우도 점차 할머니와 깊은 정을 쌓아가지만 서울에서 엄마의 편지가 온다. 상우를 데려 가겠다는... 그러나 이제 상우는 새로운 걱정이 생겼다. 전화도 못하고 글도 모르는 할머니가 혼자 있는 게 걸리는 것이다. 글을 알려 주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는 않고 상우는 이렇게 말한다.
"할머니 만약 많이 아프면 아무 것도 쓰지 말고 보내. 그럼 내가 할머니인줄 알테니..."
드디어 상우가 서울로 돌아갈 날이 돌아왔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세 사람. 상우만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 일부러 다른 곳만 보고있는 상우.
드디어 버스가 도착하고 상우와 엄마는 버스에 오른다. 다시 내리는 상우는 할머니에게 가장 아끼던 로봇그림 엽서를 쥐어 준다. 이내 버스는 떠나기 시작하고 상우는 뒷좌석 창으로 할머니를 바라본다. 점점 시야는 멀어지고... 할머니는 언제나 그랬듯이 구부러진 허리로 지팡이를 짚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상우가 준 엽서에는 받는 사람에 서울 주소가 적혀 있고 내용에는 글씨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아플 때, 보고 싶을 때...
이 영화를 개봉하기 전, 여러 군데서 소개하는 모습을 보고 꼭 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개봉하자마자 관객이 많이 든다하니 더욱 기쁜 마음이었다. 도가 지나치는 폭력물에 질려버린 탓이기도 하지만 이런 순수한 소재로 만들어 대박이라니...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함은 없었다. 잔잔했지만 간간이 웃음도 나오고 눈가에 이슬이 뿌옇기도 했으니...
하지만 이 영화에도 아쉬움은 있었다. 소재와 배우는 무척 신선했고 연기도 잘했지만 내용을 좀 더 알차게 할 순 없었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 전에 이란 영화 '천국의 아이들'과 비교하는 걸 본적이 있었는데 해외 시장에도 이미 계약이 되었다니 하는 말이다.
그건 내가 욕심을 부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아무 생각 없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무공해 영화라는 것이다.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이 땅의 모든 외할머니께 이 영화를 바칩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