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 회 강진 청자문화제

흙, 불 그리고 인간! 천년의 신비를 찾아서

임 재 문

금년 8월 2일부터 4일간 여름휴가를 받아 내고향 전남 해남을 거쳐 처가동네인 강진 군동에 갔다.

마침 강진군 대구면에서 7월 31일부터 8월 6일까지 청자문화제가 열리고 있었다. 가던날이 장날이었던 셈이다.

내가 청자문화제 현장을 찾았을 때는 아마 클라이막스를 이루고 있는 듯 전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모여든 인파로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였다.

대성황속에서 공연장에는 마당극이 펼처지고 있었다. 강도공과 진도공이 청자를 빚어 임금에게 올리는데 고추나 인삼을 뿌리치고 임금의 사랑을 독차지한다는 내용, 청자를 빚는 과정에 따른 고뇌와 함께 사랑을 엮어가는 남녀의 애환이 청자골답게 비취빛으로 은은하게 표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우뢰와 같은 박수갈체를 받았다.

청자 박물관에는 청자 뿐만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쓰던 물건들이며, 가구들 심지어는 우리어릴때 TV 도 귀하던시절,

라디오에 모여앉아 연속극에 귀기울이던 진공관 라디도도 거기 있고, 정말 우리들의 과거가 스멀스멀 느껴오는 순간들이많았다. 전남 강진 대구면에는 청자 도요지가 있고 청자의 원 고향이라고 할정도로 그 역사가 깊다.

이번 축제는 수동적인 관람에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함께 체험하는 능동적인 축제라는데 큰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도자기를 손수 빚어보는 곳에서는 정말 연인들끼리 들어가 "사랑과 영혼"의 한장면을 연출해 볼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뿐이 아니다. 청자 문양넣기, 상설 물레체험장, 사라진 천년의 신비를 찾아라! 차와 청자의 만남, 맥반석 건강걷기 등 체험행사와 고려음식 맛보기, 봉숭아 물들이기,소달구지 열차여행 등 관객들과 함께 축제를 엮어나가고, 고려청자의 역사성이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다양하게 준비되어있었다. 비록 짧은 관람시간이었지만, 그곳에서 느끼는 바가 크다.

우리문화의 전통을 이어가고, 사라져가는 청자빛을 되찾기 위한 몸부림이 거기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문화행사가 이어져서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릴수 있고 우리문화의 탁월성을 자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내년 휴가에도 나는 또 강진청자문화제를 찾으리라. 그리고 청자빛에 취하고,

명품도 한점 가슴에 안고 와야하리라고 굳게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