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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일기(1) 텃밭에서
  글쓴이 : 정진철 날짜 : 10-11-02 23:46     조회 : 1749    

 

오래 전에 경기도 이천 산밑에 조그만 텃밭을 마련했다.
비교적 일손이 덜가는 콩을 심고 들깨를 심고 호박을 심었다.
한쪽 구석에는 저번에 배추 모종한 것이 그런대로 포기가 제법 실해졌고 무우 잎도 잘 나왔다.
 
손 질한것도 없는데 콩도 제법 많이 열렸고 깨도 잘 됐다. 어저께는 깨를 털었다.
천막을 넓게 펴 놓고 깨줄기를 베어 늘어 놓고 하루 종일 말렸다. 다행히 햇볕이 잘 들어 바짝 말려서 도리깨질을 하니 잘 털렸다. 한번 엎어서 다시 도리깨질을 더하고 한다발씩 모아 북어 패듯이 몽둥이로 돌려 가면서 털었다.
 
대충 굵은 잎들을 긁어 낸 다음 그자리에서 얼개미질을 하여 얼추 가마 반 수확을 했다. 금년 겨울엔 들기름은 넉넉하게 짤수 있어 식용유는 사먹을 일이 없겠다. 옷에 뽀얗게 쌓인 먼지를 털면서 애호박 두개를 따서 차에 싣고 집으로 왔다. 저번에 이장댁에서 가져온 청국장에 썰어 넣어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내년엔 욕심을 내어 참외하고 수박도 심어 보려는데 잘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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