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회 신입회원 가입 안내 |

임병식선생님 《왕거미집을 보면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유명 수필가 40인 대열에 끼여 선집 작가로 상재함을 축하합니다. '선우미디어' 출판사에서 ‘선우명수필선’을 기획하여 만든 임병식선생님 작품 《왕거미집을 보면서》 작가가 어떻게 살아 왔고 문학관이 어떠한지를 극명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33편 모든 작품이 한결같이 진솔함과 문학성을 일깨워 주고, 점차 사라져가는 5,60년대 우리 농촌의 풍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전원의 농촌 풍경이 서서히 뇌리에서 사라져가는 때 이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언어를 만나니 정말 반갑고 행복했습니다. ‘망곳살이, 늑줄, 잉아, 방적돌기, 호리, 뱃대끈, 물주릿대, 잠개, 자부지, 봇줄, 잡좆, 목화대궁’ 모두 정겨운 단어들 이제 어디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책을 볼 때, 옛날이 그리워 추억 속에 푹 빠졌습니다.

 <왕거미집> 역시 덩치 큰 대인답게 널찍한 공간에 그물을 쳐두고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먹이 걱정은 하지 않는다. 서민들의 밥줄이 되는 빵, 튀김, 핫도그 등까지 팔아 이윤을 싹쓸이하는 이 사회 대기업체들이 배워야할 깨우침이라 생각합니다.

 <목화>. ‘함박눈송이, 학의 무리가 내려앉은 듯, 구름송이 같은 탐스런 솜으로 피어나‥ ’는 마치 한 편의 서정시를 읽은 기분이었습니다.

<나무의 이미지>는 감나무처럼 그런 인격을 쌓아 향기를 남기고 싶고, 소나무처럼 근본을 망각하지 않은 가운데 닮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한 글을 통해 선생님의 고고한 일면을 읽을 수 있어 존경스러웠습니다.

<꽃씨의 꿈> 꽃은 수정을 위해 그냥 공짜로 바라지 않고 아름다움으로 꿀로써 최소한의 대가를 해준다. 우리 인간들도 꽃씨의 꿈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산다면 이세상이 더욱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해 희망이 샘솟습니다.

 <큰 아들> ‘아들의 올곧음과 약자 편에 서고자 하는 강단진 마음에 믿는 마음이 생긴다.’에 박수를 보냅니다.

<유년의 동화> ‘눈부시게 빛나던 이슬방울, 섬뜩하리만치 소름끼친 뱀과의 조우, 불에 탄 집터를 지켜보던 어른들의 처연한 모습,’ 한편의 짧은 서사시였습니다.

<개미지옥> ‘단속의 대상으로만 여겼지 보호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 점이 많이 후회가 된다.’ 언제나 약자 편에 서서 정의의 파수꾼이었으니 드디어 장자가 변호사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평형수>를 통해 지난 세월에 묻어 있던 본인의 단점을 반성하고 배려와 겸손의 덕을 다짐함은 귀감이 되었습니다.

<과골삼천> 작가로서 투철한 신념하에 정진하여 900편의 작품을 남겼으니 큰일을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글쓰기 망망대해에 쉬지 않고 노를 젓는 그 투혼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비 단상> 호분의 위력, ‘에비야’의 무섬, 수백 년이 지났어도 ‘에비야’의 슬픈 유래를 통해 왜놈들의 잔인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아직도 친일파, 반민주주의자가 청산되지 못한 작금에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게 하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작품을 읽는 동안 내내 즐거움과 행복의 바다 속에 푹 빠졌습니다. 어려운 환경은 어둠으로 찬 추운 터널과 눈보라가 휘날리는 매서운 길로 보였지만 잘도 이겨 내셨습니다. 5,60년대가 펼쳐질 때는 고통과 막막함이 느껴졌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당차게 살아오셨습니다.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나면 보다 아름다운 햇살이 머리맡에 따스하게 내린 다는 결과를 잘도 견디어 오셨습니다. 이제는 유명수필가가 되시고,  20년 가까이 와병 중인 부인을 지극정성으로 간병하셨고, 아들 같은 막내 동생은 유명 한의사를 만드셨습니다. 희망을 안고 정진하면 나중에는 좋은 결과가 온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자연의 원리를 배워 자신을 낮추고 마음을 비우면 드디어는 성공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사랑이 있으므로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고 행복이 무엇인가를 읽게 했습니다. 언제나 약자 편에 서서 “내 이웃이 누구인가?”를 일깨워 주신 임선생님은 이시대의 참 작가이십니다. 마음속에 사랑이 없어지게 되면 불행해 지고 방황과 방탕함이 시작됨을 알았습니다.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현직에 계실 때도 오직 청렴결백을 신조로 삼으셨으니 존경하는 마음이 우러러 보입니다.  작가로서 언행일치가 귀감이 되어 본이 되었습니다. 수필 문학은 다른 장르와 달리 사람과 글이 하나가 되어야지 글 따로 작품 따로 된다면 작가에 대한 신뢰성이 없을 것입니다. 임 선생님을 통하여 사람이 살아가는 근본적인 이유, 삶의 의미인 사랑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하는’ 박쥐가 판치는 세상에 임작가님은 이 시대에 어둠을 밝히는 햇빛과 같았습니다. 나태해진 지성과 길들여진 관능을 버리고 아름다움과 너그러움으로 채워가는 참다운 지혜가 무엇인가를 끝으로 <왕거미집을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임생님의 글을 통해 수필이 무엇인가를 성찰케 하는 계기가 되어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