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필작가회
 
latest post | member list | registration of this day | search center
 
ID
PASS
자동 로그인
아이디 패스워드 찾기
회원에 가입하세요, 클릭

| 작가회 신입회원 가입 안내 |

신간 소개
동인지 출간 목록
회원 작품집 출간
문학상 수상 기록표
추천 사이트
예술 작품 감상
에세이 100편 고전 수필
국내 산문 해외 산문

오늘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수
최고 방문자수
방문자수 누계

한국동인지문학관 바로 가기
한국수필가협회 바로 가기
 
  관리를 뽑는 이유 /조경구
  글쓴이 : 변영희 날짜 : 17-03-23 21:53     조회 : 1178    
사람을 관리로 쓸 때는
  반드시 재주와 능력을 가려서 써야 하며,
  아무 하는 일도 없이 녹만 먹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官人, 須擇功能, 不可使無事而素食也.
  관인, 수택공능, 불가사무사이소식야.

- 이익(李瀷, 1681~1763), 『성호사설(星湖僿說)』 제4권 「만물문(萬物門)」
 
  해설
  원문 끝에 나오는 소식(素食)은 ‘고기반찬 없는 검소한 밥상’이 아니라 ‘하는 일 없이 놀면서 먹는 공짜 밥’을 가리킵니다. 백성을 잘 다스리라고 뽑아 놓았는데 재주와 능력이 없어서 하는 일 없이 놀고먹기만 한다면 그런 관리는 곧바로 퇴출시켜야 할 것입니다. 성호(星湖) 선생의 시대에도 이런 쓸모없는 관리가 제법 많았던가봅니다.
 
  선생은 이 글을 쓰면서 송(宋)나라 소식(蘇軾)의 “쥐가 없다고 사냥 못하는 고양이를 기르거나, 도둑이 없다고 짖지 못하는 개를 키워서는 안 된다.[不爲無鼠而養不獵之猫, 不爲無盜而養不吠之犬.]”라는 말을 인용하십니다. 곱씹을수록 정말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그러다가 ‘아차!’ 싶으셨나 봅니다. ‘차라리 아무 일 안 하는 놈이 낫지, 그 좋은 머리를 이용해 나랏돈을 빼돌리고 백성을 수탈하는 관리가 된다면 더 위험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윗글에 이어 원(元)나라 정개부(鄭介夫)가 했다는 말을 또 덧붙이십니다. “고양이를 기르는 것은 쥐를 방비하고자 함인데, 탐욕스러운 고양이인 줄 모르고 기른다면 음식을 도둑맞는 해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개를 키우는 것은 도둑을 막아내고자 함인데, 사나운 개인 줄 모르고 키운다면 사람을 해치는 폐단이 더욱 커질 것이다.[畜猫防鼠, 不知饞猫, 竊食之害愈甚. 養犬禦盜, 不知惡犬, 傷人之害尤急]”
 
  쥐를 막으라고 기른 고양이가 도리어 반찬을 훔쳐 먹거나 닭을 물어 죽이는 일이 흔히 일어납니다. 도둑 잡으라고 키운 개가 오히려 주인에게 덤벼들거나, 도둑과 내통하여 집안을 거덜 낸 사건도 심심치 않게 보도됩니다. 선생의 표현대로 이는 이롭기는커녕 재물을 축내고 백성을 못살게 굴어 국가의 좀이 되는 모습들입니다. 고양이, 개 이야기가 우화가 아닌 바로 우리 현실의 이야기라는 게 재미있으면서도 무섭고 또 슬프기조차 합니다.

-출처 : 고전산책


국내 산문
게시물 198
No Title Name Date Hit
178 일자리와 삶자리/ 박 원 재 변영희 17.07.14 1132
177 봄날은 간다/ 송 재 소 변영희 17.06.06 1269
176 ‘임을 위한 행진곡’, 화려한 부활! /유 지 나 변영희 17.05.16 1195
175 역사 앞에서 / 韓文熙 변영희 17.05.04 1161
174 큰 도둑, 작은 도둑/강 명 관 변영희 17.04.14 1226
173 관리를 뽑는 이유 /조경구 변영희 17.03.23 1179
172 인공지능, 적인가 친구인가? /송 재 소 변영희 17.03.14 1227
171 문명과 야만을 구분하는 야만을 넘어 /김태희 변영희 17.03.11 1177
170 소도 웃을 출산 장려책/ 이 숙 인 변영희 17.03.03 1176
169 인격은 성적순이 아니다 / 박석무 변영희 17.02.20 1194
168 아픔을 먹고 사는 예술의 힘/유 지 나 변영희 17.02.07 1222
167 대한 끝에 양춘 있다 /김준섭 변영희 17.01.20 1195
166 글쓰기, 널리 알아야 글을 쓸 수 있다 /유진 변영희 17.01.18 1276
165 낭만에 대하여 / 송 재 소 변영희 17.01.17 1229
164 새해에 다시 읽는 맹자의 일치일란(一治一亂) /노… 변영희 17.01.13 1519
163 재벌이 된 대군 부인의 행보 /이 숙 인 변영희 16.12.24 1298
162 집단 감성과 대중 지성 / 최기숙 변영희 16.12.02 1173
161 염치와 인지(仁智)/ 전백찬 변영희 16.11.10 1300
160 흙수저도 대접 받는다/박석무 변영희 16.10.24 1463
159 북한산의 가을 /조운찬 변영희 16.10.24 1467
 1  2  3  4  5  6  7  8  9  10  
 
한국수필작가회 http://www.essay.or.kr 사무국 이메일 master@essay.or.kr 사이트 관리자 이메일 hi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