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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고기와 복날/ 알고 맞는 중복
  글쓴이 : 일만성철용 날짜 : 07-07-25 07:31     조회 : 2601    
개고기 복날

농가월령가 8월령에 개 잡아 먹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며느리 말미받아 본집에 근친(近親)갈 제
     개 잡아 삶아 건져 떡고리와 술병이라.
     초록 장옷 반물 치마 장속(裝束)하고 다시보니
     여름 동안 지친 얼굴 소복(蘇復)이 되었느냐.

  나는 복날이 24절기 중의 하나가 아니라는 것과, 복(伏)자가 사람 인(人) 변 옆에 개 견(犬)이라서 예부터 개 잡아 먹는 날이어서 삼복(三伏)이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잘못인 줄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나와 같은 잘못된 지식으로 하여 자고(自古)로 죄없는 견공(犬公)이 복날 얼마나 많이 희생되어 갔을까? 개고기를 못 먹는 나지만 삼복 때마다 개에게 삼가 명복을 빈다.
삼복(三伏)에서 복(伏)자는 사람 인(人)과 개 견(犬)자가 합친 회의문자(會意文字)이지만 글자가 그럴 뿐이지 문헌상으로 개잡아 먹는 날이 복날이라는 뒷받침할 만한 기록이 없다.
그보다는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의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의 이론에서 왔다 한다.
이에 의하면 개는 오행(五行)에서 '화(火)'이고 더위(복.伏)는 '금(金)'이다. 그러므로 화극금(火克金)으로 화(火)가 금(金)을 누르므로 더위를 누른다는 화(火)개고기를 금(金)인 복날에 먹는다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더운 성질의 개고기를 먹음으로써 이열치열(以熱治熱)하여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시켜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일년 중 가장 덥다는 삼복(三伏) 기간에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사람의 몸은 자율신경에 의하여 위(胃)에 가야할 피가 피부에 많이 몰린다. 그래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이면 입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육류로 보신(保身)을 해야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여유가 없던 서민들은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농경사회에선 재산 중에 재산인 소나 돼지를 잡아 먹을 수도 없고 해서, 복(伏)은 인(人) 변에 개 견(犬)이라는 한자의 글자 모양만 보고 개를 잡아 먹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강오륜 속에 묶여살던 그 엄격하던 전통 사회에서, 사람 가까이 살면서 근친상간(近親相姦)을 일삼는 동물이 바로 개라. '개XX' 하며 욕(辱)마다 험하고 심하게 써먹던 '개'를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
그래서 옛날에도 오늘날처럼 개고기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이나 여성들은 복날이 되면 삼계탕(蔘鷄湯)이나 육개장(肉개장)으로 개장국을 대신하였다.

  그러면 육개장은 개장국인가 아닌가?
오늘날의 육개장이란 쇠고기 곰국의 하나다. 기름기가 없는 살코기를 통으로 고기 맛이 충분히 우러나오도록 푹 삶아서, 알맞게 뜯어 온갖 양념을 넣고 다시 얼큰하게 푹 끓여서 후후 불어가며 땀흘리며 먹는 여름철의 음식이었다. 푹 고았으니 위에 부담이 적을 것이고, 그 매큼한 맛은 더위에 잃어버린 식욕을 촉진시켜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내 신진대사를 촉진키는 피서(避暑)의 절식(節食)으로 옛사람들은 육개장을 즐겨 먹었다.
그런데 가만히 육개장의 조리 방법을 살펴보면 개장국과 똑같다. 그래서 육개장은 원래 개장에서 나온 말이라는 데에 수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국어 사전을 찾아 보면 '육개장(肉개장)'으로 나온다. '개장'은 순우리말이라는 것이 이를 뒷받침 해 주고 있지 않은가.
처음에는 탕에다가 개고기를 넣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개고기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쇠고기를 넣어 끓였기 때문에 오늘날의 육개장이 탄생한 것이리라.

개장국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하였을까?
  보신탕에 대한 기록으로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보인다.
  -'사기(史記)'에 이르기를 진덕공(秦德公) 2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성 4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벌레가 주는 재해)를 방지했다 한다.
'論語'에도 제사에 개고기를 쓴다는 기록이 있고, '小學'에도 제사와 손님 접대에 군자는 소를 쓰고, 대부는 양을, 선비는 개를 쓴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 나라 고구려 벽화에도 개잡는 장면이 있다.
그러니까 개고기의 역사는 공자의 춘추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것이 중국을 통하여 우리 한국으로 고구려 이전에 들어온 역사적인 유래를 갖고 있는 음식인 것이다.


  복날이 되면 나랏님은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과(氷菓)를 주고, 궁 안에 있는 장빙고(藏氷庫)에서 얼음을 나눠주었다.
민가에서는 복날 더위를 피하려고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가지고 계곡이나 산을 찾아가 노는 풍습이 있었다.
그러나 금(金)이 화(火)에게 눌린다 하여 복날을 흉일(凶日)로 여기고 씨앗 뿌리기와 여행이나 혼인 등을 삼갔다.

 개고기의 효능 대한 문헌적 기록은 복날과 연관하여 참으로 많이 전한다.
 -'열양세시'에서는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먹으면 양(陽)을 도와준다고 하였고, '동국세시기'에서는 개장국을 먹으면서 땀을 내면, 더위를 물리쳐 허한 것을 보충해 준다고 하였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개고기를 먹으면 사람의 폐, 심장, 비장, 간장, 신장의 오장(五臟)을 편안하게 하여주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주어서,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양도(陽道)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개고기의 효능을 극찬하고 있다.

  개장국 감으로서의 개는 어떤 개를 상품(上品)으로 쳤을까?
  -개고기 중에서는 누런 황구(黃狗)를 으뜸으로 쳐서, 눈까지 누런 황구(黃狗)는 비장과 위를 보하여 부인들의 하혈(下血)에 명약(名藥)이라고 귀하게 여겨왔다.
꼬리에서 발끝까지 검은 흑구(黑狗)는 남자 콩팥인 신장(腎臟)에 아주 좋은 성약(聖藥)이라 하였다.
그러니까 고기로서의 개는 황구 다음에 흑구 다음에 얼룩개 다음에 백구를 쳤던 것이다
.

  개장국에 대한 명칭에는 여러 개가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보신탕을 위시해서 개장, 구탕(狗湯:보신탕), 영양탕, 용탕, 사철탕, 지양턍(地洋湯), 멍멍탕이 있는가 하면 멍(M)멍(M)탕(T)이라 해서 MMT라고도 한다.
그런데 구탕(狗湯)이나 구육(狗肉)은 있어도 견탕(犬湯)이나 견육(犬肉)이라는 말이 없는 것을 보면 구(狗)는 식용이요, 견(犬)은 애완용 등으로 구별하여 길러온 것 같다.
북한에서는 개장국을 단고기국이라 한다. 북한의 단고기집을 보고 재미교포 김연수씨는 북한 방문기에서 다음과 같이 감격의 글을 쓰고 있다.
  "우리 한민족이 단일 민족이라는 또 하나의 증거는 개장국에 있다."

  이렇듯 보신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름철에 즐겨 먹는 대표적인 여름철 음식이다.
개고기를 중국 천자가 즐겨먹던 음식이었다는 기록도 '예기'에 보이고, 개고기는 중국인들의 제사에 올리는 주요 고기이며, 개고기를 이름하여 향육(香肉)이라 부르고 있다.
이렇듯 우리 나라와 중국은 물론 동양 대부분의 나라가 개고기를 음식문화로 삼고 있었고 즐기고 있다. 고대의 서양 여러 나라에도 개고기에 대한 기록이 보인다.

출처: Daum여행
  그 런데 2002년 월드컵을 맞은 우리를 유럽인들은 우리의 고유음식인 개장국 문화를 들어 무엄하게도 야만국이니 뭐니 비하하여 매도하였다.
심지어는 각국 동물애호가 협회들은 한국월드컵을 보이코트하자,
한국관광을 하지 말자, 심지어는 한국 상품 불매운동까지 벌이었다.
한국에는 애완용으로 기르는 개가 있고, 식용으로 기르는 개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들 하는 말이다.
  평생에 개고기 한번 입에 대보지 않은 한국인이 2/3 아니 4/5가 더 된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고 하는 말이다.
불확실한 통계를 가지고 축구하러 오면서 남의 나라 음식문화를 야만인의 집단으로 건방지게 몰아새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느 네티안의 말대로 손님이 손님답지 않게 남의 나라의 문화와 기호를 일일이 이렇게 자기의 자로 재어 간섭한다면 그것은 '손님'이 아니라 "손놈"이라고 하자는 말에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나라에 따라서 개(dog)를 가족으로 보는 문화도 있듯이, 개를 가축으로 보는 문화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자칭 문화인라는 사람들의 생각이 자못 신기하기 만하다.
옛날 오랑캐라 불리우던 양이(洋夷)의 후손이라서 그러한가, 개는 dog이지 거꾸로 god도 사람도 아닌데.
이분들에게 최자의 보한집(補閑集)에 나오는 김개인(金蓋仁)과 의견(義犬)에 얽힌 아름다운 오수(獒樹, 獒: 개 오)의 지명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어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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