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짜꿍과 도리도리
엄마 앞에서 짝짜꿍
아빠 앞에서 짝짜꿍
엄마 한숨에 잠자고
아빠 주름살 펴져라
해님 보면서 짝짜꿍
도리도리 짝짜꿍
우리 엄마가 웃는다
우리 아빠가 웃는다
-동요
어제는 손자 손녀들이 이 할아버지 집에 와서 놀다가 갔다.
그 중에 돌을 한 달 앞둔 젖먹이 손녀 '진아'가 제일 어리다.
'진아'는 진실로 아름다운 여인'이 되라는 뜻에서 내가 지어준 순 한글 이름이다.
진아는 '짝짜꿍, 죔죔, 곤지곤지, 도리도리'로 교직에서 정년하고 아내와 단 둘만 살던 우리 집에 웃음꽃을 활짝 피워 주었다.
‘짝짜꿍, 죔죔, 곤지곤지, 도리도리’ 등은 이제 막 말을 알아듣기 시작하는 젖먹이가 엄마 아빠가 시키는 대로 따라하는 전래부터 전하여 오는 일종의 놀이다.
‘엄마’, ‘아빠’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갓난아이가 엄마 아빠가 하는 그 말을 알아듣고 이를 따라 하는 재롱에 부모는 감격하며 가슴이 터질 정도로 기뻐하게 된다.
이 말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인지가 발달하기 전의 갓난 아이라서, 단어 하나하나가 단순한 어휘의 반복으로 이루어진 말이다.
그 하나의 말도 다시 ‘곤지곤지, 곤지곤지, 곤지곤지’하며 세 번 이상 되풀이 하며 알기 쉽게 젖먹이 아이에게 들려주게 된다.
그런데 그 말들이 그냥 단순한 말이기만 할까. 거기에 어떤 뜻이 내포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 책 저 책을 찾아보다가 전래하여 오는 ‘檀童十訓’(단동십훈)을 발견하고 놀랬다.
제목대로라면 옛날부터 대대로 젖먹이 어린 아이들을 위하여 전하여 내려온 글임이 분명한데 우리들은 그 귀한 선인들의 교훈을 잊고 살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거기에 쓰인 말을 보면 무심코 부르던 말 하나하나에도 뜻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감탄하게 된다.
글이 너무 한자 위주의 글로 견강부회(牽强附會)하는 것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한글이 창제된 것이 15세기여서 이는 유구한 우리나라 역사로 보아 15세기는 너무 늦은 시기이다.
한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BC 2 세기이고 그 동안 우리들이 한문문화권 속에서 살아온 점을 감안하고 이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檀童十訓’(단동십훈)의 뜻을 각종 서적을 참고하여 내 나름대로 새롭게 정리한 것이다.
그 ‘檀童十訓’(단동십훈) 중에는 10훈을 뺀 나머지는 오늘날 우리가 쓰는 말이거나 표준어로 쓰이는 말이었다.
-•제1훈: 弗亞弗亞(불아불아): 표준말 ‘부라부라’. 젖먹이의 두 겨드랑이를 붙들거나, 두 손을 잡고 좌우로 흔들며 두 다리를 번갈아 오르내리게 하며 부라질 시키는 말. ‘弗’(불)은 하늘에서 땅으로, ‘亞’(아)는 땅에서 하늘로 내려 왔다는 뜻.
• 2훈: 詩想詩想(시상시상): ‘시장시장’의 사투리. 어린아이를 운동시키기 위하여 일으켜 세우고, 두 손을 잡고 앞뒤로 밀었다 당겼다 하는 동작과 함께 하는 말.
•제3훈: 道理道理(도리도리) :젖먹이 아기가 재롱으로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일. 자연의 섭리인 道理(도리)를 깨우치라는 뜻
•제4훈: 持闇持闇(지암지암) :‘잼잼’의 원말. 잼잼은 ‘죄암죄암’의 방언. 젖먹이가 두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재롱
•제5훈: 坤地坤地(곤지곤지) :젖먹이에게 왼손 손바닥에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댔다 뗐다 하라고 하는 말. 땅 坤(곤), 땅 地(지)로 만물이 서식하는 땅의 이치도 깨달아라 하는 뜻.
•제6훈: 西摩西摩(섬마섬마) :‘따로따로따로따로’의 사투리. 걸음마를 배우기 전에 어린아이를 짚지 않게 하고 세우며 하는 말. '섬'은 '서'(立)에서 온 말.
•제7훈: 業非業非(업비업비) :표준말로는 ‘에비’. 어린아이에게 ‘무서운 것’이라는 뜻으로 놀라게 할 때 쓰는 말.
•제8훈:亞合亞合(아함아함) : ‘아아- ’ 소리를 내면서 손바닥으로 입을 막았다 떼었다 할 때 쓰는 말. 두 손을 가로 모아 잡으면 ‘亞’(아)자의 모양이 되어 여기서 파생된 말.
•제9훈: 作作弓作作弓(짝짝궁 짝짝궁) :짝짜꿍. 두 손바닥을 마주치며 소리 내는 동작
•제10훈: 羅呵備 活活議(질라아비 훨훨의): 나팔을 불며 춤추는 동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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