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往五 Silk Road 國傳(9)'/ 둔황의 명사산(鳴沙山)과 월아천(月牙泉)
*. 행복한 하루 하루
 나는 행복은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 평범한 하루하루 모두가 행복한 때라고 생각하며 살아 왔다.
따라서 불행하지 않은 모든 나날들이 나에게는 행복한 나날이었다. 결핍이 없이 그저 평범하고 평안한 상태를 행복이라고 생각해 온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러한 생활 중에서도 만족과 삶의 보람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를 행복이라 한다,
그런 행복을 인생의 가장 높은 가치로 보아 그것을 도덕적 이상으로 삼는 학설을 행복설(幸福說)이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제와 오늘이 가장 행복한 하룻밤이요, 행복한 하루일 것이다.
이 여행 중 가장 기다리던 돈황 구경을 구경하는 날이 오늘이요, 어제 밤에는 그동안 여독으로 너무 피곤하여 벼르다가 잠들고 말던 유난히 반짝이는 사막의 별들을 오아시스 돈황에서 보며 '敦煌太陽村호텔(돈황태양촌호텔)'에서 푹 쉬고 기쁜 마음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준 5성급이라는 이 호텔은 지금까지 어느 호텔보다 널찍하였고, 그 넓은 캠퍼스는 거의가 과수원이어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배, 사과, 포도 등을 마음껏 따 먹고도 한 보따리 이상씩이나 주워 올 수도 있는 곳이었으니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짐을 정성껏 쌌다. 돈황 관광을 한 후 오늘 저녁은 우루무치까지 12시간을 달리는 침대기차에서 자고, 우루무치에서 남산목장과 홍산 공원 관광을 마치고 귀국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 명사산 월아천(鳴沙山月牙泉)
드디어 명사산 월아천에 왔더니 선선에서 보던 사막다운 모래사막이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반긴다.
- 돈황성 남쪽 5km에 있는 명사산은 그 기슭에 월아천이 있어 더욱 더 유명하다. 그 기묘한 조화는 하늘의 솜씨로 일컬어지는 것으로 '사막의 기이한 관경'으로 세상에서도 유명한 곳이다.
명사산이란 이름은 산의 모래가 바람에 의하여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난다 하여 울 '鳴'(명), 모래 '沙'(사), '鳴沙山'(명사산)이라 이름한 것이다.
이 산은 동한(東漢)시절에는 '사각산(沙角山)', '신사산(神沙山)'이라 하다가 명사산(鳴沙山)이라 부르게 된 것은 진(晉)나라 때부터였다.
명사산은 하나의 산이 아니라 동서로 200km나 산줄기에서 따로 떨어진 산의 덩어리(山塊)인데 그 위에 밀가루 같은 모래가 덮여 있는 산이다.
명사산(鳴沙山) 크기는 동서로 40km, 남북으로 20km 넓이로 주봉은 해발 1,715m이다.
능선은 칼날 같은 모습인데 정상 가까이까지 낙타 투어로 갈 수도 있다.
우리들이 선택한 '호도투어' 여행사는 노옵숀이라서인지 가이드가 섭섭할 정도로 우리 일행은 포함 되지 않는 모든 옵숀을 거부였다. 그 바람에 60위엔(6,800원) 내고 낙타를 타고 명사산 정상을 오르는 것을 나 혼자 고집할 수 없어서 투어에 포함된 것만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여행 가서 함부로 돈을 쓰고 다니는 것도 낭비가 되는 일이지만, 거기 아니면 사지 못하고, 그곳 아니면 경험하지 못하는 것을 외면하는 것 또한 바람직한 여행이 아닌데 우리 일행은 섭섭하게도 이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뿐인가 가이드에게는 대접을 잘하여 주어야만 일정 이외에도 하나라도 더 구경하는 법인데 오히려 가이드에게 먹을 것을 사달라는 조르는 그런 분들도 우리 일행에게는 있었다. 나는 그가 너무 섭섭해 하기에 미안한 마음으로 여행 중에 쓰려고 사가지고 온 Two Time 시계를 벗어주었다. 그가 시계를 잃어버렸다기에.
중국에 가면 쓸 돈이 별로 없으니 물이나 사먹을 중국 돈은 한 삼만원만 준비하라는 여행사 여직원의 말만 믿고 왔기 때문이었다. 한국 돈이나 달러는 이 여행에서는 쓸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일정에만 있는 대로 여기서 낙타를 20분 동안 낙타를 타고, 이어서 명사산 7부 높이에서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 월아천(月牙泉)의 신비
'나이를 먹는 것은 등산하는 것 같다.'는 말이 있다.
더 많이 올라야 더 많은 것이 보이고 많은 나이를 먹으면 많은 것을 경험하여 알게 된다는 뜻이다.
아내와 함께 더 높은 곳인 능선까지 오르니 제1천(第一泉)이라는 월아천과 함께 오른쪽에 제2천과 제3천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중에 왼쪽에 있는 초승달 같은 월아천(月牙泉)과 그 옆에 푸른 초원이 있고 그 가운데에 눈이 쌓인 지붕처럼 모래를 이고 있는 월천각(月泉角) 휴게소가 하나의 선경 같다. 옛사람이 말하던 무릉도원(武陵桃源)이요,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의 세계 같다.
아름다운 곳에는 아름다운 전설이없을 수 있는가.
-돈황이 메마른 사막으로 변하자 이를 슬퍼하던 한 처녀가 있었다 그 처녀가 흘린 눈물이 모여 처자의 눈섭 같은 오아시스가 되었다고
어디선가 손을 흔드는 소리가 들린다. 나를 부르는 소리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내가 기념사진을 찍어 달라고 모처럼만에 부르는 소리다. '형님! 형님!' 하며 자기를 여행 내내 친언니처럼 부르며 따르던 상냥한 우리 일산에서 같은 동네에 살면서도 서로 모르며 지내다가 여행 중에 우연히 처음 만난 권혜숙 여사와 함께 부르는 소리다.
권여사는 여행 중 내내 띠 동갑인 나를 친 오라비처럼 보살펴 주던 누이 같은 분이다.
식사 때는 음식을 챙겨 주고, 술이 떨어지니 술을 챙겨주던 권여사와 함께.
다음은 그 마음이 하도 고마와서 주기로 하고 정성껏 쓴 시 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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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자 여사님께
초승달 보고 싶어
밤을 그리다
명사산(鳴沙山) 사막 위에
눈썹 같은 '月'(월) 자를 긋고
하늘 가득 담아서
그 이름을 얻었다.
사람들은
그 호수(湖水)가에 월천각(月泉閣)을 짓고
낙타와 찝 투어, 모래썰매, 행글라이더로
세상(世上)을 불러
둔황(敦煌)을 살지게 하고 있는
저
저
저
월아천(月牙泉)이여!
- 명사산 월아천(鳴沙山月牙泉)
월아천(月牙泉)은 명사산이 둘러싸인 가운데에 조그마한 푸른 초원 과 함께 있는 초생달을 같은 못이다. 그 모습이 초승달을 닮아 달 '月'(월), 어금니 '牙'(아), 샘 '泉'(천), '月牙泉'(월아천)이라 하였다.
옛날에는 '沙井(사정)' 또는 藥泉('약천)'이라 하다가 청(淸) 나라때부터 '월아천(月牙泉)'이라 불렀다.
길이 약 200m, 폭 30m의 샘으로 수심이 평균 3.2m인데 수질이 달고 찬 것이 거울 같이 맑다. 예로부터 말하기를 '沙不進泉, 水不濁후'('사부진천, 수불탁후, '후'는 마를 '후')라 하여 '모래는 샘을 침범하지 않고, 물은 흐리거나 마르지 않았다. 그래서 ' 돈황 8경 중 제1경이 월아천이라' 하였다.
그러나 들리는 말에 의하면 월하천물은 남 몰래 보충하여 준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라 하지만 그대도 1,000 년동안 마르지 않은 샘이라니 얼마나 신기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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