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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이희순 |
날짜 : 17-01-13 20:56
조회 :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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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죄인 살리신 그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중략)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Amazing grace)’의 노랫말을 쓴 존 뉴턴(John Newton)은 영국 런던의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소년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흑인노예 수송선을 탔습니다. 아프리카 땅에서 사냥되어 굴비처럼 노예 선에 실린 흑인노예들은 짐승 이하의 처참한 환경 속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팔려나갔습니다. 도착하기도 전에 많은 노예들이 죽어 바다에 던져졌지만 그 또한 흑인노예들을 짐승이나 물건으로 여겼습니다. 스물두 살 청년시절에 노예수송선의 선장이 되었는데 어느 날 폭풍우에 배가 침몰할 위기에 처하게 되자 그는 처음으로 하느님께 마음에서 우러난 기도를 올렸습니다. 기도 덕분이었는지 배는 기적적으로 폭풍우에서 벗어났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그는 노예들에 대한 처우를 크게 개선했으나 6년 동안 노예무역을 계속했습니다. 28세 때 그는 노예무역을 그만두고 공부하여 성공회 사제가 되었으며 흑인노예 무역에 관여한 자신의 죄를 사해주신 신의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47세에 이 가사를 썼습니다. 오늘날 세계 각처의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이 찬송을 부르고 그의 일화를 들으며 감동합니다. 그러나 82세를 일기로 생을 마칠 때까지 나는 그가 수없이 팔아넘긴 흑인노예 가운데 어느 누구에게도 용서를 빌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그는 단지 그의 신 앞에서 회개했을 뿐입니다. 어둠의 자식이었다가 개과천선하여 성직자로 거듭났다는 이들한테서도 지난 날 자신에게 해를 받은 사람들을 찾아가 사죄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사람이 사람에게 죄를 짓고서 왜 신에게 달려가 용서를 구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신이 그의 죄를 사해주었는지는 더욱 알지 못합니다. 언제부터 신은 인간의 속죄를 위한 편리한 도구로 전락하게 된 것일까요.
동료의 모함으로 좋은 직장에서 쫓겨나 날품팔이 신세가 되어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를 모함했던 자가 늦게나마 양심의 가책을 느껴 그의 부모를 찾아가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의 부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아들에게 용서를 구하시오.”
예수그리스도는, 예물을 가지고 와서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을 들을만한 일이 있다는 것이 생각나거든 그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고 했습니다. 하느님께 예물을 드리는 일 못지않게 형제와 화해하는 것이 소중하다는 가르침입니다. 나아가 내게 죄지은 자를 내가 용서해 준 것같이 나의 죄를 용서해달라는 기도를 드리라고 합니다. 이를 뒤집어보면, 내가 누구에게 죄를 지었을 때에는 하느님께 용서를 구하기 전에 먼저 그 사람한테 사죄하여 용서를 받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스포츠 중계를 시청했습니다. 승리한 팀의 한 선수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부여잡고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카메라가 그 선수를 클로즈업합니다. 관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경기종목을 가리지 않고 종종 그런 장면과 마주치게 됩니다. 나는 이내 씁쓸해 집니다. 그들이 감사기도를 드리는 신은 전투를 방불케 하는 인간들의 운동경기를 관람하고는 있을까요? 사람들이 즐기는 경기의 승패가 어느 선수가 믿는 신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패배한 선수가 섬기는 신은 매우 불쾌해 하며 떠나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경기에 패했을지라도 페어플레이로 무사히 경기를 마치게 된 것을 감사하는 기도가 소중하지 않을까요?
(2017.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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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7-01-13 2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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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순 선생님 ! 저도 지난 세월을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폐를 끼친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 뿔뿔이 헤어져서 어디 가서 용서를 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으로 용서를 구할 뿐입니다. 그래서 더 참회의 기도를 하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좋아져야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감사합니다. 이희순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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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순 |
17-01-15 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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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을 범한 상대방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는 것이 예배보다 먼저 할 일이라고 성경은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저도 이 말씀을 실천하려고 애쓰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다만 용서를 빌고 싶어도 행방을 알 수 없거나 이미 고인이 되었다면 어쩔 수 없기에 부득이 하느님께 회개릐 제사를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선생님,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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