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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임병식 |
날짜 : 15-12-13 13:08
조회 :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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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는 편히 부르지 못할 노래
임병식 rbs1144@hanmail.net
우리 국민만큼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민족이 또 있을까. 누구나 좋아하고 즐겨 부르며 레퍼토리의 한 두곡은 저마다 간직하고 산다. 그래서 어느 때, 아무 장소에서나 누가 마이크를 들이대면 당황하지 않고 천연덕스레 곡조를 뿜어낸다.
그런 때문인지 TV 켜면 곧잘 노래가 흘러나온다. 채널마다 음악프로를 편성하고 있어 쉽게 노래를 접할 수 있다. 그런 추세에다 최근에는 트롯 열풍이 불어서 트로트가수들의 노래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근 KBS에서는 <가요무대> 프로에서 가장 많이 불려 진 100곡의 노래를 선보였다. 3주간에 걸쳐 진행한 방송에서 5월4일 그 대미가 장식되었다. 여기서 뽑힌 1위곡은 찔레꽃, 2위 울고넘은 박달재, 3위 나그네 설음이 차지했다.
이는 예전에 늘 1위를 차지하던 ‘눈물젖은 두만강’이 상위순위에 들어 있지 않아서 의외였다. 그 노래는 순위에서 뿐만 아니라 아예 노래 차트에서도 빠져버렸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그러면 그렇지’하고 적이 안도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방송국에서 그 노래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한 것인가’하는 생각이 스쳤다.
대중가요는 흔히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일 것이다. 해마다 오월 광주는 신열을 앓는다. 미열로 시작한 열기는 점점 더워져 오월이 되면 절정에 이른다. 원인은 바로 악몽의 5.18이 이달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잊고 싶어도 잊지 못하는 상처. 이때가 되면 상처는 어김없이 도져서 통증으로 되살아난다.
그런데 이 노래가 추모 행사 때마다 시비곡직을 겪어왔다. 보수정권의 보훈처가 소리 높여 부르고자하는 추모시민들의 열망을 짖누른 탓이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 노래는 해금이 되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을까. 이 노래는 당초 백기완의 시를 토대로 황석영이 작사를 한 것이다. 과거 보훈처의 처사가 생뚱맞다. 과거 독재시대 <아침이슬>이란 가사에 ‘태양은 묘지위에 붉게 비추고’를 가지고 시비를 걸어 금지곡으로 만든 것처럼, 정권의 비윗살을 건드렸다고 생각한 것일까.
하나, 이 노래의 가사는 그 어디에도 불온한 말이나 체제를 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다만 체제안보에 불안을 느낀 당국이 불온한 것으로 믿고서 탄압한 것이다.
이 노래가사는 어느 유명시인이 쓴 ‘국화 옆에서’라는 것과도 다르다. 유명 평론가가 이 시를 두고 일본 천왕을 교묘하게 찬양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과는 다르다. 그 시는 한 평론가의 집요한 문제제기로 교과서에서 끌어내려졌다. 작가 본인의 친일 행각뿐 아니라 작품 자체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 되여 취해진 조치다. 교묘하게 가장되어 알려진 예는 또 있다.
윤혜영이 작사하고 조두남이 작곡한 '일송정'이라는 노래는 지금 우리가 믿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고 한다. 구국일념에 불탄 애국지사의 불굴의 기상을 나타내고 있는 노래가 아니라 정 반대로 독립군을 검거하기 위해 친일매국노들이 말을 타고 활약하며 부른 찬양의 노래라는 것이다.
일찍이 작사자와 작곡자가 친일파임을 모르고 그저 막연히 가벼이 넘겨버린 것이 결과적으로 국민들을 속이고 만 셈이다. 그 사실을 알고 허탈해 한 사람이 비단 나뿐 만일까. 음악시간에 배우면서 얼마나 소리 높여 부르며 애국지사의 독립운동을 기개를 떠 올렸든가. 그것을 생각하면 허탈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또하나, 대중에게 너무나 익숙한 가요가 어느 거물 공산주의자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라는 보도를 접하고서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이다. 바로 <눈물젖은 두만강>이란 노래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젓는 뱃사공/ 흘러간 그 옛날에 내 님을 싣고
떠나간 내님은 어디로 갔소/ 그리운 내님이여/ 그리운 내님이여
언제나 오려나 /언제나 오려나
이 노래는 가수 김정구가 불러서 크게 히트를 시킨 국민가요인데 남로당 거물 박헌영을 그리며 만든 노래로 드러났으니 어떻게 받아들일까.
나는 한때 이 사실을 알고서 혼란을 겪었다. 그에 대한 증언은 박현영의 아들 원경스님이 아버지를 기리며 '만화 박헌영'이라는 전집을 내면서 밝혀졌다. 그는 아버지 박헌영이 초창기에 주세죽과 동거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인데 부자관계인 만큼 그가 전한 증언은 틀리지 않을 터이다.
해방공간에서 박현영은 남로당 총책으로 활동하다 정판사 위조사건이 터지자 월북했다. 그는 북한에 넘어가서도 남한에 지하세력이 10만명 이상 있으니 남침하면 곧바로 합세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다 막상 남침을 하고도 호응이 없자 김일성은 그를 미국의 첩자로 몰려서 숙청했다.
김일성은 그의 말을 믿고 서울에서 3일간을 지체했단다. 결과적으로 그 오판이 진군을 지연시켜 나라를 지켜내는 발판이 되었다.
아무튼 노래의 탄생 배경이 그러할 진데 ‘그리운 내님이여. 그리운 내님이여’하고 목청껏 곡조를 뽑으며 노래할 것인가. 아니, 그런 사연이 있는 줄도 모르고 막연히 불러왔으니 얼마나 개념 없는 행동을 한 것인가.
역사의 비극은 세월이 많이 흘렀다고 해서 미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지하당을 구축하여 애먼 젊은이들을 끌어 모아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게 했으며 여순사건의 촉발원인을 제공했는가. 검거작전을 펴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경제의 피폐는 물론 크나큰 민심 이반을 일으켰다.
이 노래가 태어난 배경은 박헌영이 블라디보스토크 감옥에 서 정신이상자를 칭병하여 탈출을 했을 때 이를 기념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기사는 다른 에피소드도 전하고 있었다. 박헌영을 곁에서 도운 김소산(김정진)이라는 여성이 있었는데 그를 백석의 연인 자야(김영한)가 도왔고, 그런 인연으로 대원각은 자야에게 넘어가고 훗날 법정스님을 통해 시주하게 되어 길상사로 새로이 태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심의기관에서는 노래 가사뿐 아니라 그 탄생배경도 살펴서 보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본의는 아니라 하더라도 결국은 이 노래가 애국자를 욕보이고 민족반역자를 찬양하는 것이 되었으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만시지탄이 없지 않지만 뒤늦게라도 가요무대에서 사라진 것은 천만 다행이 아닌가 한다. (2015) (2020년 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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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5-12-13 1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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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인간이 유일하게 감정과 뜻을 가지고 부르는 인간의 정신활동 소산이니
특히 행사장에서 부르는 노래라면 공감대가 형성되는 노래를 부르면 좋을 듯 합니다.
광복절가, 삼일절 노래를 행사장에서 부른다고 해서 누가 부적절하다 하지 않을 것입니다.
5,18행사 노래는 매스컴을 통하여 검증하고 여론도 살피고 해서 부르는 것이 타당하리라 생각합니다. 행사장에서 한 풀이 한 것 같은 모습은 이제 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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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5-12-15 0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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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젖은 두만강>은 한때 대한민국 국민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에 뽑히기도 했는데
그러한 노래가 민족반역자이며 남로당총책의 탈옥기념 노래라니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때 신곡이 나오면 왜색이니, 가사가 저속하니, 운동권노래니 하여 심의를 통해 잘도
걸러내더니만 그런 노래의 탄생배경은 까마득히 모르고 방치한 통해 많은 사람들이
놀아난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라도 정신차려서 함부로 불러서는 아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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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5-12-14 07: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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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이 수십년간 애창하던 두만강의 노랫말이
민족 반역자 아비를 향한 스님 아들의 개인 감정이었군요.
주인공이 나라의 배신자인 줄도 모르고 그토록 열창했던 애국자를 생각하면 헛 웃음이 납니다.
지난 한 해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신 임병식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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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5-12-15 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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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못하고 넘어가다보니 이러한 맹점은 드러난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그런 노래는 삼가야겠습니다.
탄생배경이 그러하다면 알고 부르건 모르고 부르건 그 노래를 보르는 건 찬양의
의도가 있다고 할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명심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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