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삼성동에 있는 그랜드 인터 콘티넨탈호텔에서 송년회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친구들의 머리에 부쩍 많아진 흰머리들을 보고 만감이 교차하는 감회를 느꼈습니다

점점 나이를 먹어 갈수록 우리에게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경제적인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도 마음을 함께 갈수 있는 길동무일 것입니다. 삶이 힘들거나 외로울 때, 눈물이 나고 슬플때 말없이 꽉잡아주는 길동무가 얼마나 될까 , 아니 내가 그 길동무일 수가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이제 부터는 잠자리에 들때마다 내 옆에 길동무가 몇 명이나 되는지 손가락으로 세워 보겠습니다. 또 내가 누구에게 길동무가 되고 있는지도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실 동무라는 말은 자유라는 말에서 유래 되었다고 합니다. 쉴만한 공간과 자유로움을 허락하는 사람이 동무인데 동무는 찾는게 아니라 뒤돌아 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천국은 연인과 함께 가는 곳이고 지옥은 동무랑 가는 곳이라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욕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남들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조건속에서 만족을 느끼는 슬기를 배우려고 합니다. 행복은 남보다 나은 곳에서 찾으면 영원히 구할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년에는 어떻게 하면 남들의 잘못을 용서해준다는 건방짐보다도 우선 내 잘못을 뉘우치고 갖지 못함을 아쉬어 하거나 불평하는 대신 베풀지 못한 마음을 반성하고자 합니다. 또 내스스로는 이해심이 많아 진다고 자만하고 있지만 미워하는 사람도 미워하는 마음도 같이 많아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반성하고자 합니다.

또 나이가 들수록 말이 많아지고 있음을 인정하겠습니다. 남의 말을 듣기 보다는 내말을 들어 주기를 좋아 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남의 글은 읽지도 않고 내글만 읽어 주기를 좋아 합니다.그래서 급하게 대답하기 보다는 남의 말을 충실히 듣는 또 남의 글을 깊이 읽는 인내심을 갖는 성숙을 실천해 보고 싶습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지나간 흔적속에서 희미하게 퇴색한 추억들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지고 마음의 평안을 구하고자 합니다. 부부간에도 따뜻한 말 한마디가 물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수는 없지만 작은 행복을 만들어 주는 원천임을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부부가 살면서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겠습니까. 한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뛰어난 자질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사람의 결점이기도 합니다.

어느 한 부분만 사랑한다고 좋은 점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슬픔과 걱정도 함께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우리 동무들 한사람 한사람을 다시 쳐다 보면 우리가 사랑하지 않을 동무가 없을 것입니다.

내년에는 색깔에 따라 마음이 변하는 경솔함을 줄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음이란 참 오묘해서 어떨때는 세상이 참 아름답기도 하여 살만하고 어떨때는 미움이나 질투심이 가득할때는 세상이 참 험하고 삭막하고 그래서 힘들고 지치게 되는데 이렇게 변하는 마음의 색깔을 줄여서 평상심을 잃지 않고 꾸준한 애정을 표현하여 내 어깨에 동무들이 기댈수 있는 수양을 좀 더 쌓아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래도 슬픔은 나누어 주지 않는 깨달음을 얻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대신 웃음은 많이 나누도록 하고 신앞에서 조용히 울고 사람앞에서는 웃는 마음으로 한해를 맞이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현명하게 금년을 마무리하고 힘찬 모습으로 새해를 맞이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