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蕙園 金智相 선생님, 보내주신 隨筆選集 ‘꽃길을 가꾸며 를 어제 잘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 4시쯤에 일어나서 꼬박 다 읽었습니다. 김병권 선생님의 말씀까지 다 읽고 나니 아침 8시 5분전이네요.

그 동안에 따뜻한 물과 박카스를 마시면서 10분쯤 명상과 휴식을 취하고, 그리고 한 시간쯤 읽다가 運動室에 가서 머신으로 몸 흔들기와 스트레칭 체조를 10분쯤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까지 다 읽었습니다.

김지상 선생님은 자기 삶의 자세를 차분하게 省察하면서 환경과 뭇 생명에 대한 줄기찬 사랑을 하고 계심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세상을 살고 있는 한 조금도 시간낭비 없이 살겠다는 치열함이 글 사이마다 알알이 배여 있습니다. 주위 사람을 아낌없이 사랑하고 베풀고 그리고 틈만 나면 몸에 밴 敎育家 정신으로 後生들을 訓育하고 발전시키려는 博愛精神이 투철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도‘주차장 시비’나‘잃어버린 피리’를 읽을 때는 부당한 요구에는 당당히 맞서 싸우는 義奮慷慨와 부조리에 맞서는 강한 저항정신을 보았고, 버스에 두고 내린 피리를 찾기 위해선 피리 값 보다 더한 지출을 하면서도 물건의 소중함을 간직하려는 안타까움도 알게 됩니다. 오늘아침, 선생님의 수필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 마다 저에겐 배움의 연속이 되었습니다. 

김 선생님의 글은 교훈적이고, 인상적이고, 따스한 휴머니티가 흐르는 재미있는 글이라 지루한 줄도 모르고 한꺼번에 다 읽고 말았습니다. 이 책 한 권에 김 선생님의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는 잔잔한 감동과 친밀감과 사랑과 존경이 샘솟듯이 솟아나는 것을 느낍니다.

지금 조용히 생각을 해 봅니다.
이번 미국여행에 金智相 선생님의 옆에 앉은 것이 어쩌면 저에게는 祝福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태평양을 건너는 긴 시간을 지루한 줄도 모르고 건넜습니다. 그것도 왕복으로 치면 장장 서른 시간을 살아 온 인생 이야기와 문학과 철학 그리고 틈틈히 일본어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김 선생님의 性稟은 仁慈하고 따뜻해서 누구나 금방 허물없는 사이로 만드는 魔力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위 사람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시고 특히 저에게는 어머니처럼, 누나처럼, 그리고 뜻이 통하는 친구처럼 그리고 기분 좋은 이웃이었습니다.

사람이 칠순을 넘기면 자기 人生에, 삶과 죽음에... 어느정도 초월과 대범함을 갖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남은세월 이웃의 좋은 벗으로 아낌없는 文友의 情을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을 날

가을이 아까워서 거리로 나간다
아름답게 물든 가로수
기분 좋은 바람
쾌적한 온도
청명한 하늘
물렁한 나를 들뜨게 한다

공원길을 천천히 걷는다
잔디밭을 서성거린다
달디 단 바람은 온 몸을 주무른다

무정한 세월은 눈치없이 바쁘다
10분이 아쉽다
언제나 이런 날이면 좋겠다

안타까운 가을이 서러워
나는 오늘도 거리를 걷는다
걷다가 우두커니 있으면 꿈속이 된다
눈을 감으면 희열은 폭풍으로 다가온다

가을
아! 가을아
설렘이 도를 넘어 황홀이 된다
365일 이런 날만 된다면

가을은 성급한 아이다
장난스런 눈짓을 주고 훌쩍 지나간다
마치 우리들의 짧은 청춘처럼.

2010년10월  석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