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오늘 방문자수 |
    |
| 어제 방문자수 |
  |
| 최고 방문자수 |
|
| 방문자수 누계 |
 
|
|
|
|
|
|
|
|
|
|
|
|
|
|
| 글쓴이 : 윤행원 |
날짜 : 15-01-16 09:58
조회 : 2146
|
|
|
|
빈센트라는 사람
요즘에 와서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그에 대한 책을 읽고, 그에 대한 노래를 부른다.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인물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를 계속하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그는 37살에 생을 마감한 사람이다.
그는 세상살이에 실패했고, 28살 쯤 되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불과 10여 년 동안에 유화 1,250점, 소묘 1,000여점을 그렸다. 간질병과 싸우면서 이틀에 한 점을 그린 샘이다.
그는 초등학교 3년, 중학교 1년이 학력의 전부다. 그림을 체계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다. 다만 요즘의 미술학원 같은 곳에 몇 달간 다닌 것이 전부다. 그러나 빈센트는 책과 그림을 함께 사랑한 지성적(知性的)인 인물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다. 종교서적과 특히 문학작품을 열성(熱誠)으로 탐독을 했다. 그 당시에 나온 문학, 철학, 미술 관계의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가 쓴 668통의 편지는 예술의 내면과 작품의 제작과정을 이렇게 면밀하게 보여준 기록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다고 한다. 사물을 조리정연하게 분석하고 그리고 치밀하고 유려하게 서술하는 대단한 문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네덜란드인으로서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구사했고 희랍어, 라틴어 까지 어느 정도 공부를 했다.
그는 20여 곳을 떠돌아다니고 철저한 자유를 추구하면서 방랑을 했다. 화상(畵商)의 세일즈맨, 교사, 서점점원, 목사의 조수를 거쳐 목사가 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작은 교회의 목사인 아버지와의 충돌도 심했다.
그는 술수도, 조건도, 타산도 없이 세상과 사람을 열심히 사랑했지만 아무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모자랐고, 약했고, 슬펐다. 그는 세상 사람들을 한없이 사랑했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심취했으며 지극히 보통 사람의 눈으로 그림을 그리고 처절한 외로움과 싸우면서 살았다.
그는 언제나 고독했다. 예민한 개성으로 넘친 그는 주위 사람들의 기피하는 인물이 되었고 하숙집 딸을 사랑했지만 그녀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 한 때는 창녀와 동거를 하기도 했다. 아들이 있는, 병들고 성질 나쁜 창녀를 인간적인 사랑으로 보살펴 주었다. 그는 인간성이 풍부했지만 아무도 호감을 가지는 사람이 없었고 미혼으로 평생을 살았다.
고갱과의 2개월간의 합숙은 볼 만 했다.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고갱은, 이타적이고 영혼이 맑은 빈센트와는 애초부터 어울리지 않았다. 심지어 동생 테오에게서 받은 생활비를 고갱이 도맡아 지출하고 돈 관리를 하는 기이한 사이였다.
고갱과 빈센트는 성정(性情)이 판이하게 달랐고 예술을 보는 눈도 일치하지 않았다 그래서 둘은 충돌이 잦았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두 사람은 드디어 대판 싸우고 빈센트는 홧김에 자기의 왼쪽 귀를 스스로 잘라버리는 소동을 겪는다.
그는 정신병과 싸우면서 맹렬하게 예술혼을 불태웠다. 정신병은 그의 집안에서는 드문 병이 아니었다. 할아버지와 두 숙부도, 어머니 집안에서는 간질 환자가 많았다. 그는 정신병이라고 하기에는... 자기병을 알고 있었고 미리 대비하는 간질환자였다.
그는 많은 그림을 그렸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의 삼촌과 동생 테오도 그림을 파는 화상(畵商)을 했지만 한 점도 팔수가 없었다. 심지어 어느 전시회에서 출품한 빈센트의 그림을 보고는 수준 미달의 그림과 같이 전시할 수 없다고 철거하는 화가도 있었다. 어느 비평가는 빈센트의 강열한 색체를 야만적일 정도로 무자비하게 공격을 했다.
그가 죽기 한 달 전에 겨우 한 점의 그림을 동생 테오가 싼 값에 팔았다. 세상이 달라져서 1987년에 무려 4천만 달러에 팔린 천문학적으로 값비싼 그림이지만 그때는 아무도 그의 그림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덕수궁 돌담길을 가다보면 서울시립미술관이 있다. 르노아르의 그림전시회에 간 적이 있다. 삼층에 있는 전시화(展示畵) 도록을 파는 상점 한 구석에 걸려있는 두 점의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이 인상적이다. 암스테르담 반 고흐의 미술관에서 유화로 복사한 그림이라고 한다. 그 때는 르노아르의 상품만을 파는 상점에서 ‘붓꽃(iris)’과 ‘아몬드나무에 핀 꽃’ 두 점만이 구석에 남아 있었다. 걸려있는 복사품(複寫品)이 한 점에 일금 80만원이라고 적혀있다. 나는 호기심에 그럼 진본은 얼마나 되느냐고 직원에게 물었다. 그는 큐레이터한테서 들었는데 붓꽃은 1,210억 원에 팔린 것이라고 한다. 도저히 믿기조차 어려운 상상을 초월한 금액이다.
도대체 예술이란 무엇인가?
같은 작품을 두고 그 때의 사람들은 빈센트의 그림을 왜 몰라주었을까? 심지어 빈센트가 이웃 사람에게 그림을 선물로 주었는데 사람들은 그의 그림을 팽개쳤고 마지못해 받은 사람은 다락방 한 구석에 처박아 두었다는 것이다. 한참 지난 후에 그 집 먼 후손이 그림을 발견 하고는 비락 부자가 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참으로 웃음이 나오는 세상일이다.
왜 그때의 사람들은 아무도 그의 그림을 이해하지 않았는데, 지금의 사람들은 그의 그림을 그렇게나 비싼 값에라도 사려고 안달을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일이고 보통 머리로는 해석이 안 되는 어리둥절이다.
그의 제수, 테오의 아내 요한나는 그의 그림을 후세에 알린 공로자다. 요한나는 명문가의 규수인데다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영국의 대영박물관에서 근무를 한 적도 있다. 처녀 때는 여고에서 영어를 가르친 재원이었다. 그는 빈센트의 그림을 진심으로 이해를 했다. 빈센트의 가족들은 그의 그림에 흥미를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테오가 그의 그림 전부를 유산으로 상속받게 된다.
요한나는 빈센트의 편지를 영문으로 번역을 하고 책으로 출판하려고 힘을 썼다. 빈센트와 테오가 죽은 뒤 빈센트가 남긴 유화와 소묘 그리고 방대한 편지를 버리라고 한 이웃 사람들의 말을 듣지않고 아들에게 아버지의 유산을 물려주었다. 만일 그녀가 그것을 다 버렸다면 지금 우리는 빈센트의 그림자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아찔한 생각이 든다.
빈센트는 보통 인간이면서도 온갖 불행에 굴하지 않고 엄청난 고뇌를 예술로 승화시킨 인물이다. 그 후에 세상 사람들은 그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저서도 수많이 쏟아져 나왔다. 영화로도 수편을 찍었다. 빈센트는 미술사에서 가장 빛나는 전설적인 인물이 된 것이다.
그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사랑했으나 늘 실패했다. 번번이 실연당했고, 직장에서 쫓겨났으며 가족과 친구와 이웃으로부터 버림받았다. 세상의 사람들을 지독히 사랑했지만 세상으로부터 지독히 외면을 받았다. 언제나 고독했던 그에게 예술은 사랑의 고귀한 구현이고 구원이었다. 그는 신을 사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세상의 많은 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소박하고 정열적인 사람이었다. 누구나 알아보게끔, 누구나 좋아하게끔 그린 그의 그림 속에 깃든 맑고 깨끗한 영혼이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석계
|
|
| 임병식 |
15-01-16 11:01 |
 |
금방 고흐의 작품전시회를 둘러보고온 글을 읽고 댓글을 달고 왔는데.
석계선생님도 그 소감의 글을 올려주셨네요.
고흐를 생각하면 不狂不及이라는 말이 떠오르곤 합니다.
미쳐서 아니, 미치도록 그림을 그렸기에 오늘날 평가를 받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강렬함과 열정, 수많은 기행이 이야기 또한 만들어 내면서 그를 잊지못하는 화가,
진정한 예술인으로 기억하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특유의 문향이 풍기는 글 잘 읽었습니다.
|
|
|
| |
| 윤행원 |
15-01-17 11:17 |
|
임병식 선생님, 감사합니다.
빈센트 반 고흐를 읽다보면 전능하신(하느님) 분이 시나리오를 만들고, 연출하시고, 감독을
한 영상(映像) 없는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시련을 주고 단련을 하고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빈센트는 맑은 영혼으로 철저하게 주위를 사랑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신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일념에서 말입니다.
|
|
|
|
| 유연선 |
15-01-16 11:49 |
|
|
저도 수년 전, 국립미술관에서 고흐전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이야기를 '유년의 자화상'이란 제목으로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 윤선생님 반갑습니다.
|
|
|
| |
| 윤행원 |
15-01-17 11:22 |
|
유연선 선생님도 빈센트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대단하시군요.
빈센트는 천재성은 가득하지만 聖人은 아닙니다. 독특한 개성과 불쑥 튀어나오는 성질도 있지만
그래도 일관되게 맑은 영혼을 간직하고 척박한 삶의 환경에서 고군분투 했습니다.
|
|
|
|
| 임재문 |
15-01-16 15:22 |
|
|
저도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재미 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윤행원 선생님 !
|
|
|
| |
| 윤행원 |
15-01-17 11:26 |
|
임재문 선생님, 재미있게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빈센트는 처음부터 화가를 꿈꾼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여러 직업을 전전했습니다. 화상(畵商)의 세일즈맨, 교사, 서점점원, 목사의 조수를 거쳐 목사가 되려고도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그러다 정해진 팔자(...)대로 화가가 됐습니다.
|
|
|
|
| 김권섭 |
15-01-16 18:44 |
|
하늘이 내린 귀재 '빈센트 반 고흐'는 당시에는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군요!
정열적으로 열심히 살다 37세에 세상을 하직했으니, 대단한 천재적인 작가였습니다.
무미건조하게 오래 살다간 뭇 사람들에게 큰 교훈입니다.
훌륭한 인간이란 불타는 정열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삶에 頂點이 꽃피는 것 같습니다.
석계선생님의 좋은 글 감명 깊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윤행원 |
15-01-17 11:34 |
|
김권섭 선생님, 언제나 성실하고 정열적(>>>)인 댓글...고맙습니다.
만약 빈센트에게 동생 테오가 없었다면 어찌됐을까...하고 생각하면 아찔해집니다.
그래서 더욱 하느님의 치밀한 시나리오를 생각하게 됩니다.
빈센트의 일생은 어느 영화못지않게 극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그의 일생은 사실(fact)이지만 꾸며낸 소설처럼 아찔한 짜임새로 가득합니다.
|
|
|
|
| 이방주 |
15-01-17 10:42 |
|
|
저는 미술에 관해 문외한이라서 요즘 이 홈페이지에 와서 참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모두들 이렇게 많은 지적 자산을 가지고 계시니 부럽기만 합니다. 저도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
|
|
|
| 윤행원 |
15-01-17 11:38 |
|
이방주 선생님, 고맙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책은 많습니다.
한결같이 흥미진진하고 사람을 긴장시킵니다.
그리고 머리를 갸우뚱 하게 됩니다.
그렇게도 현대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그림이 그때는 왜 인증(認證)을
받지 못했나...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神의 오묘한 섭리(攝理)를 생각 해 보게 됩니다.
|
|
|
|
| 정진철 |
15-01-18 05:46 |
|
윤선생님의 글 잘읽고 고흐를 생각해봅니다.
책은 읽으면서 저의 소양만큼 이해합니다만
고흐의 그림이나 그밖의 다른 천재화가들의
그림이 왜 생전에는 대접받지못하고 사후에
어떤 경위로 대접을 받게 되는지 아직도 문외한이라그런지
이해가 잘되지를 않습니다. 특히 고흐를 똑같이 모방하는
화가에게는 아무런 영혼이 없다고 하는데 어떤 관점에서
고흐만 영혼이 보이는지 그것도 잘모르겠습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석계선생님 .
|
|
|
|
| 윤행원 |
15-01-18 07:12 |
|
하하하...정 선생님의 농담 속에 .무엇.이 들어있어 유쾌합니다.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창조와 모방의 차이가 아닌가 합니다.
어떤 모방은 진짜보다 더욱 잘 그린(...) 그림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에 가치를 주지 않습니다.
명품과 짝퉁...브랜드의 가치를 따지듯이 말입니다....ㅋㅋ....^^...
|
|
|
|
| 정진철 |
15-01-18 07:42 |
|
|
석계선생님 저는 가끔 짝퉁입니다 ㅋㅋㅋ
|
|
|
|
| 윤행원 |
15-01-19 08:59 |
|
정진철 선생님, 선생님은 짝퉁이 아니라 眞品...아니 진국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
|
|
| 일만성철용 |
15-01-30 21:59 |
|
|
고흐전을 보고 거기서 준비한 작품을 통하여 글을 쓰려고 벼르다 보니 제가 쓰고 싶은 것을 석계 작가가 다 쓰셨네요. 전쟁박물관의 고흐전은 고흐의 작품 하나 없이 처리된 영상만인 것이 아쉽군요. 집에 와서 먼지 쌓인 현대세계미술전집 고흐를 비로소 봅니다.
|
|
|
|
| 윤행원 |
15-01-31 10:53 |
|
일만 선생님, 용산 전쟁박물관에서 가진 고흐 10년영상전에서 만나뵈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흑돼지 집에서 막걸리 13병을 모두 마셔없애느라 낄낄...즐거웠습니다.
무슨놈의 음식집이 한 번 주문한 것은 만사불고 다 마셔야 한다니
남정네 몇 사람은 남은 막걸리 다 마시느라 힘들면서도...껄껄 거렸습니다..ㅎㅎ...
나는 그날 고흐가 한 말이 평소의 내 마음과 어찌도 그리 같은지...괜히 흐뭇했습니다.
I feel that there is nothing more truly artistic than to love people.
사람을 사랑하는 것 보다 더한 진실한 예술은 없다.
일만 선생님, 우리모두 막걸리와 함께 남여 가리지말고 사람을 사랑하면서 살면
우리인생은 훌륭한 예술작품이 됩니다...아하하......!
|
|
|
|
| 박영자 |
15-02-02 16:19 |
|
|
윤행원선생님, 고흐에 대하여 많은 것을 일깨워주셨네요. 청주에도 고흐에 대한연구에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임ㅇㅇ 작가가 계십니다. 시인인데 참말 고흐에 심취한 분이지요. 그 분이 하도 고흐,고흐, 하시기에 거금 38000원짜리에 무게 2Kg에 가까운 "고흐의 삶과 예술"이라는 책을 덜컥 들여 놓고 말았지요 우리 집에서 제일 큰 대형의 책이기도 하지만 표지에 그려진 자화상을 보노라면 빨려들어갈 것 같은 눈빛에 주눅이 들곤하지요. 그래저래 저도 고흐와 꽤 친한 사이가 되었지요. 선생님 글 읽으면서 다시 고흐의 그림들을 찬찬히 뜯어 보는 기회가 되었으니 고맙습니다.
|
|
|
|
| 윤행원 |
15-02-10 10:20 |
|
박영자 선생님, 반갑습니다. 고흐와 친한 사람을 만나면 더욱 반가워집니다.
문학하는 사람은 가끔 그림도 감상을 하고 예찬하는 슬기를 가집니다.
저는 Don Mclean이 부른 -vincent-라는 노래를 가끔 부릅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음악에 열성이었고 가수 중에서는 공부도 많이 했고
경영학 석사학위도 가지고 있습니다.
가사가 하도 훌륭해서 유명한 英詩에 버금간다고 합니다.
언제 시간이 되면 박 선생님에게 한 곡조...부르고 싶습니다...ㅋㅋ......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