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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류인혜 |
날짜 : 14-08-29 22:08
조회 : 1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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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희 선생님께
지난 3월 이사회 때 뵙고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선생님께 마지막 인사를 합니다.
이 세상에서의 소풍을 끝내고 하늘로 돌아가시는 길이 평안하기를 기도합니다.
혼자서 먼 길 가느라 심심하실 때 읽으시라고 시 한 편 올려드립니다.
선생님, 작가회에서 만난 긴 세월 동안 고마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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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
- 질마재 신화 두 번째 이야기
서정주
바닷물이 넘쳐서 개울을 타고 올라와서 삼대 울타리 틈으로 새어 옥수수밭 속을 지나서 마당에 흥건히 고이는 날이 우리 외할머니네 집에는 있었습니다. 이런 날 나는 망둥이 새우새끼를 거기서 찾노라고 이빨 속까지 너무나 기쁜 종달새 새끼 소리가 다되어 알발로 낄낄거리며 쫓아 다녔습니다만, 항상 누에가 실을 뽑듯이 나만 보면 옛날이야기만 무진장 하시던 외할머니는, 이때에는 웬일인지 한 마디도 말을 앉고 벌써 많이 늙은 얼굴이 엷은 노을빛처럼 불그레해져 바다 쪽만 멍하니 넘어다보고 서 있었습니다.
그때에는 왜 그러시는지 나는 미처 몰랐습니다만, 그 분이 돌아가신 인제는 그 이유를 간신이 알긴 알 것 같습니다. 우리 외할아버지는 배를 타고 먼 바다로 고기잡이 하시는 어부로, 내가 생겨나기 전 어느 해 겨울의 모진 바람에 어느 바다에선지 휘말려 빠져 버리곤 영영 돌아오지 못한 채로 있는 것이라 하니, 아마 외할머니는 그 남편의 바닷물이 자기 집 마당에 몰려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렇게 말도 못 하고 얼굴만 붉어져 있었던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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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29일
류인혜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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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4-08-29 2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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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言
동년배 친구하나 문상(問喪)하고
남은친구 두 사람 말없이 걸어간다.
애통함보다 더한
허망(虛妄)이 어깨위에 걸려있다.
세월이 흐를 만큼 흘러
세상 일이 저만큼 보이는데
어느새 하나 둘 하직하는 친구들...
시간은 더욱 빠르게 달려가고
할 일은 아직도 많은데
서산에 걸린 해가 오늘따라 유난히 붉다.
2014년8월下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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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녕순 |
14-09-04 0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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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손상희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류인혜 선생님과 윤행원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글(시)을 가슴으로 읽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더욱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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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인혜 |
14-09-21 07: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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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님께서 올린 글을 읽으니 다시 울컥해집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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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자 |
14-10-01 2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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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제야 소식 접합니다. 죄송하고 황말할 따름입니다. 손상희 선생님의 미소띤 얼굴이 생각나 울컥했습니다. 부디 천상에서 평안 하옵소서 두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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