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윤행원 |
날짜 : 12-09-26 12:00
조회 : 2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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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피에타’
한 마디로 충격적인 영화다.
끔직한 영화다. 그런데도 끝까지 눈을 부릅뜨고 보게 된다.
그것은 김기덕 감독에 대한 호기심인지도 모른다.
나는 임산부(姙産婦)가 태아교육을 하는 마음과 몸가짐으로 살아왔다.
피를 튀기는 장면이나 잔인한 폭력 영상물은 스토리가 아무리 재미 있어도 보지를 않는다. 공포영화는 물론, 눈물 징징 짜는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인 기질(氣質)이다. 원만한 품성(品性)과 평화스런 정서(情緖)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런 성향의 내가 이외의 짓을 하게 된다. 잔인한 영화를 본 것이다.
피에타는 직설적이고 극단적인 스토리다. 개발되기 전 청계천 판자촌 시절 공구상가 거리에서 일어나는 무자비한 사채수금업자(私債收金業者)의 냉혹한 행태에 관객은 전율을 느낀다. 잔혹한 방법으로 채무자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외로운 사나이의 모습은 끔찍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거나 모르고 있던 사회의 어두운 부문과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강렬하고 매섭다. 세상에서 버려진 주인공 청년에 대한 증오보다 고통과 좌절, 그리고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슬픔에 관객들은 가슴을 짓누른다. 돈은 알파요 오메가다. 돈 때문에 온갖 행,불행이 일어나고 갖은 스트레스 받으면서 악전고투하는 우리네 삶을 그렇게 투영(投影)한다.
사회에서 버림받았던 냉혈한은 드디어 갈 데까지 가고 만다. 강도(이정진 분)와 엄마(조민수 분) 사이에 엄청난 비밀은 신의 긍휼(矜恤)이 아니고는 용서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강도를 낳고 그 핏덩이를 버리고 도망간 엄마가 갑자기 나타나자 그도 처음엔 부정하고 무시했지만, 그동안 어머니 사랑과 보살핌에 목말랐던 강도는 차차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을 느끼면서 사람이 변해 간다. 우리 인간은 아무리 착해도, 아무리 악해도 어머니를 잊을 수 없다. 어머니는 절대자가 된다.
미선이는 ‘나쁜 놈이지만 강도도 불쌍하다고...’ 탄식을 한다. 마침내 그녀도 건물에서 떨어져 죽고 강도역시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돈이 저질러 놓은 지옥 같은 시궁창에서 뒹굴고 있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오게 한다. 우리 인간은 절대자인 신에게 기도를 하면서 서로 간에 용서와 자비를 구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 영화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 그는 사회 이단아(異端兒)처럼 살아 온 사람이다. 그의 영화는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그에 대한 평가는 비난과 찬사가 극과 극의 반응을 가져온다. 그는 항상 논쟁의 대상이라는 점이다.
베니스영화제에서 각본상까지 내정됐었다고 말하는 김기덕 감독은,
“이 영화는 극단적 자본주의에 관한 영화이며 가족, 복수 등 다양한 주제를 깔고 있다. 그런 비극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결론” 이라고 말한다.
감독도 수고를 했지만 두 주인공, 여우주연상까지 올랐던 조민수와 이정진 또한 연기력이 탁월하다. 얼음같은 얼굴로 펼치는 이정진의 냉혹한 카리스마가 단연 돋보인다.
미켈란젤로가 남긴 위대한 작품 ‘피에타’는 로마 바티칸 시 안에 전시되어 있는 중세의 조각상이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의 시신을 끌어안고 비통해 하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처절한 모성, 그 원초적인 사랑을 그린 것이다. 이 영화 ’피에타‘는 어머니의 사랑을 통해서 죄와 구원을 이야기 한다.
인간의 죄와 복수, 증오와 사랑, 그리고 용서와 자비를 모성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끔찍한 방법으로 보여 준 영화다. 사람마다 영화를 보는 시각은 다르겠지만, 한 번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2012년9월 /석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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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명옥 |
12-09-27 0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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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선생님의 관전평만 읽어도
영화 한 편을 다 보고 난 기분입니다.
기회가 되면, 꼭 봐야지, 벼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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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2-09-27 07: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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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옥 선생님, 고맙습니다.
조금 끔찍하긴 하지만 볼 만 합니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괜히 황금사자상을 주었겠습니까...하하...
영화관에서 10월3일까지 상영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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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2-09-29 10: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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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행원 실버넷 기자님 그리고 우리 한국수필작가회 이사님 반갑습니다. 저도 어릴 때부터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많이 즐감합니다. 특히 어릴 적 가설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들이 더 감동적이고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논개, 눈내리는 밤, 마부, 오케이 목장의 결투, 군번없는 용사, 저하늘에도 슬픔이, 그리움은 가슴마다. 가는 봄 오는 봄, 산유화, 모녀키타. 등등입니다. 성년때는 이소룡 팬이기도 했지요. 쌍절곤 흔드는거 아주 내 혼을 빼놓을 지경이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윤행원 이사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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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2-09-29 1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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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도 영화관람을 무척 좋아하시는군요.
옛날 영화제목을 술술 외우는 걸 보니 말입니다.
추석명절에도 영화 몇 편쯤 볼 것 같군요.
좋은 영화를 보시고... 영화감상문도 좀 올려주시기를 바랍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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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현 |
12-10-01 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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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볼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윤선생님 평문을 읽고 봐야겠다는 생각을 굳힙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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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10-01 15: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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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생님 추석은 잘 보내셨습니까? 오랫만에 뵙겠습니다. 화제의 영화를 훌륭한 글솜씨로 잘 논평하여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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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2-10-01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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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현 선생님, 김용순 선생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추석 명절은 잘 보냈습니까.
잘 지내는 文友는 남자나 여자를 불문하고 가끔 만나야 하는데
뜨음하면 보고싶은 생각이 간절해 집니다.
10월6일 이사회 하는 날에는 만나게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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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인 |
12-10-06 20: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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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행원 선생님의 글을 통해 '피에타' 영화를 보는 느낌입니다.
영화도 보시고 여행도 하시고 즐겁게 사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영화감상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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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2-10-06 20: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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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행원선생님 영화 관람 강평도 어쩜 그렇게 맛깔스럽게 잘 하신단 말씀니까!
그러니 짧은 글은 詩가 되고 긴 글은 수필로 평론으로 문학작품으로 엮어지지요!
피에타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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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2-10-09 1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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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인 선생님, 김권섭 선생님, 언제나 친밀감을 느낍니다.
한국수필작가회에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아서 흐뭇하고 즐겁습니다.
언제 시간이 나면 조금은 끔찍하지만, 한 번 감상을 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엉뚱한 러시아에서 우리보다 더 흥분을 하면서 이 영화를 보고싶어 한다고 합니다...하하..쯔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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