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람 흙냄새

 
권순악 소설가의 '꽃바람 흙냄새'는 젊었을 때부터 남의 농사를 지은 박서방의 이야기로 농촌 농민 등의 시골사람들의 절실한 풍경을 묘사하고 농촌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겐 생생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시대 사회의 결여된 의식을 잘 표출해 잊혀져가는 우리 현실을 잘 표현해냈다는 평을 받아 류승규 농민문학상에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어떤 효도’는 제4회 방촌문학 본상을 받았다. 이 책은 그만큼 문제작이 많다.

 
느티나무, 제사, 어느 아버지의 통곡, 가석방, 슬픈 승리자, 용감한 따님들, 청춘을 돌려다오, 화려한 고독, 아름다운 산행...등등 열 한 편의 탄탄한 단편소설로 묶은 책이다.

 
저자(著者)가 인생을 살만큼 산 70대중반이라서 그런지 인생후반기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꼼꼼하게 살피며 세심하게 만든 작품집이다. 책의 곳곳에 은퇴 이후의 부모와 자식들 간의 갈등이 여러 형태로 그려져 있다. 실버세대들은 한 번 쯤 읽고 자기 인생을...노후를...가족관계를...배우자를 잃은 고독한 사람들에겐 새삼 인생본질을 생각하는 뭉클한 단편집이다.

 
이 책은 노인이 되면 일어나는 여러 인생사를 단편소설로 엮어 우리들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의미심장(意味深長)한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어쩌면 조금은 불편하고 어두운 이야기도 있지만, 실버세대가 가지고 있는 생생한 현실을 노련한 필치로 엮은 좋은 책이다.

노인독신문제, 자식들과의 유산문제, 재혼문제, 자식과 며느리와의 관계, 딸과 사위와의 관계...등등 여러 복잡하고 어수선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실감나게 쓴 단편소설집이다. 우리들 인생...생노병사(生老病死)에서 병과 죽음의 문제가 가깝게 닥아 선 세대에겐 많은 생각을 정리하게 하는 문제의 단편집이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