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양근 대사(한국수필가협회 회원)는 성신여자대학교 총장을 하다가 이명박 정부시절 주대만대사에 발탁된 분인데, 최근 ‘이웃나라에 떨지 마라’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했습니다. 보내온 이 책 30쪽 ‘내 인생의 전환’이란 제목의 글 중 서정주 시인에 대한 견해가 있기에 소개드립니다. 1943년생이니 일제 때 교육을 받은 바도 없고, 김우종 교수의 책을 읽은 것 같지도 않은데(김우종 교수는 이 수필집을 받고 당신의 역작 '서정주의 음모와 윤동주의 눈물'을 보내겠다고 함), 본인의 5년간 동경대학 박사과정 유학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다는 걸 나도 처음 알았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얼마 전에 문인들이 모인 어느 사석에서 서정주를 예찬하는 말에 비위가 상했다. 그래서 불쑥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는 일본 천황 찬양시예요”라고 했더니, 한 사람이 “뭐 그러기야 하겠어요?”라고 즉각적으로 반박한다.......내가 일본에 유학하면서 새삼스럽게 안 것은 일본인은 국화만 나오면 즉각적으로 천황과 동일시한다는 사실이었다. 일본의 國花는 벚꽃이다. 그런데 일본인은 자기들의 國花가 菊花인 줄 아는 사람이 태반이다. 왜냐하면, 거의 매일 방영되는 모든 황실행사에는 뉴스나 동영상에 반드시 천황의 문장인 菊花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국화 칭송시를 일제강점기에 징용을 종용하던 친일파 시인이 발표했는데도 그를 변명하려 드는 사람들은 대체 누구인가?⟫라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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