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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임병식 |
날짜 : 05-05-06 18:36
조회 : 2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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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다시 수필생각
얼마 전에 나는 문학저널 사이트 문학강좌에 연재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잡지사의 제의가 왔을 때 의당 사양해야 옳은 일이었으나, 매사를 끊고 맺음이 불분명한 성격대로 미적거린 것이 승락을 자초하는 꼴이 되었다.'아이구 이걸 어쩌나 '할 때는 이미 방이 마련된 후여서 도리없이 없는 실력을 발휘하여 글을 채워놓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 후의 일이다. 그렇게 하고서 얼마간의 시일이 지났다. 그런데, 적잖이 26강이라는 많은 분량의 글을 올렸는데도 성이 차지 않는 것이었다. 특별히 더 할말이 있어서가 아니라 올려놓은 글들이 내 뜻과는 달리 어쩐지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지금 쓰는 이 글은 그에 대한 일종의 해명성 글이라 해도 그리 틀리지 않다. 다시 수필을 생각해 본다. 수필은 대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해서 나는 머뭇거림이 없이 수필은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담아내는 문학'이라고 말하겠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수필은 최대의 장애를 안고 있다. 뭔고 하니 소설처럼 꾸며서 쓸 수가 없고, 남의 이야기로만 애둘러 쓸 수가 없는 애로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필은 애초부터 극적인 것을 기대할 수도 없고, 밋밋한 범주내의 글일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녔다.
꾸며서 쓰는 소설처럼 가령, 칼을 맞고 죽어 가는 장면이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는 쾌감을 즐기기에는 애초에 틀린 것이다. 그리고 소재의 선택에 있어서도 어디까지나 쓰는 사람의 체험내의 것이며, 설령 남의 이야기를 빌어 썼다 하여도 그것은 자기 해석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게 한계일까? 나는 이 물음에 대하여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지레 진작에 구축된 범위 속에 안주해 버린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써왔듯이 수필은 그런 식으로 써야하며, 사고의 틀도 거기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수필은 순치(馴致)된 틀 속에 갖혀 있었다. 수필본래의 출발점인 시필의 실험정신이 사라진 채 그냥 암묵적 합의를 해버리고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수필을 쓰고 읽으며 수필이 자기의 흥취나 족적을 더듬는 것은 보았으되, 절절한 그 무엇을 전하고 말해주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편지로나 이야기로는 수필감이 떠도는데도, 정작 수필로 쓰여진 것은 거의 보지 못한 것이다. 여기서 환기의 의미로 그간 읽거나 들은 이야기 중에서 두 가지만 예증(例證)해 보겠다.
동백꽃의 작가 김유정은 젊은 나이에 폐결핵을 앓아 중태에 빠져서 '구렁이 한 마리만 구해서 고와먹었으면 좋겠다'고 지인에게 편지를 보낸 일이 있다. 그 '아흐' 하고 한숨짓는 소리가 나는 지금도 어느 수필의 명문장보다도 뇌리를 때리는 것을 느낀다. 왜 그런 수필은 없는가. 그리고 또 하나 어느 수필가가 살아생전에 겪었다는 일도 그렇다. 생활형편이 갑자기 곤궁해져서 버스를 타지 않고 몇 정거장씩 걸어다니게 됐는데, 이를 보고 아는 사람들이 '운동을 하느라고 그런 모양이다'라고 생각하더라는 것이다.
본인의 입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이 정도면 내가 느끼기에 최고의 글감이다. 그런데 그 수필가는 평소 뛰어난 필력을 인정받은 사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작품으로 그 이야기는 남겨놓지를 않는 것이다.(혹여 어느 작품 한쪽에 조금 언급 해놓았는지는 모르지만) 드러나면 자기의 인격이 손상된다고 느껴서 그랬을까.
이 글을 따라 읽은 사람들은 이쯤에서 눈치를 챘을 줄로 안다. 그렇다면 결론은 자명한 것이다. 독자에게 자랑하고 싶고, 기억해주기를 바라며 글을 쓰기보다는 좀 부끄럽고 뼈아픈 일이라도 그러한 것을 기피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꾸미지 않고 천의무봉(天衣無縫)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글을 엮는 문장만 해도 그러하다. 표현기법을 최대한 연마하여 문학성을 살려야 한다. 그 문장 속에 섬세한 감정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가운데 문장을 자기화하여 이름을 가리고도 누구의 글인지, 알아볼 수 있게 개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수필강의라고 어쭙잖은 이야기를 쓰고 다시 하고싶은 말을 거듭 하는 것은 바로 초점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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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숙희 |
04-11-30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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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존경하는 임선생님 <br>먼저 올리신 열개의 열 편의 '수필 생각"을 다 다운로드받아서 정독을 했었습니다. 요즈음은 글을 새로 쓰지 못하고 그동안 썼던 것들 퇴고하는 과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주신 귀한 말씀들을 통하여 거울보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모습들이 비칩니다. *^&^* <br>바른 인격과 성찰의 과정이 필수 ....<br>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05/14-06:28]<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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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혜 |
04-11-30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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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r>문학저널 식구(?)들이 수필강좌를 많이 읽으셨습니다. <br>눈에 익은 이름들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br>김은서님은 더 반갑습니다. 제 문학서재에도 들어오신다는 글 읽었습니다.<br>가끔 다녀간 자취도 남겨주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br>-[05/22-22:5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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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1-30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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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옮겨갑니다. 님의 글을 보며, 글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들러 구경하고 가겠습니다. 2006/01/09 05:13 -[01/23-08:37]<br>- <HR width="95%" color=#eeeeee SIZE=1><hr size=1 color=#eeeeee width=95%>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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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
04-11-30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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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어요! 정말도움이 많이 되었답니다.<br> 가슴에 새기고 가겠습니다.<br> -[05/14-12:51]<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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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영 |
04-11-30 0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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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말 좋은 글이었습니다. 밑에 글도 열심히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05/07-17:04]<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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