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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에 대해 스스로 던지는 질문들 / 김광일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03-12-25 19:21     조회 : 2368    

이 글은 [한국수필]125호에 실린 것을 옮겨왔습니다. 수필문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운영자 -
제22회 한국수필가협회 국내심포지엄 <인터넷시대의 수필문학> 발제논문


수필에 대해 스스로 던지는 질문들

김광일

1) 정보화 시대의 수필은 어떻게 쓰는가? 정보화 시대의 수필은 누굴 위해 쓰는가? 정보화 시대의 수필은 누가 쓰는가? 왜 쓰는가? 유효한 질문들을 우리는 붙들고 있는 것인가? 이러한 질문과 대답에 대해서 내가 가진, 문학담당 기자로서의 자기 고민은 어디쯤 가 있는 것인가? 신춘문예에서조차 사라진 수필에 대해서 신문사 문학담당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인가? 어떤 수필이 뉴스가 될 수 있을 것인가?

2) 사이버 수필이라는 말이 가능할 것인가. 컴퓨터에 글을 써서 이것을 웹 공간에 띄우고, 독자들과 공유한다는 의미에서의 사이버 수필이 가능할 것인가? 사이버 수필이란 이처럼 외형적으로, 다시 말하면 수필을 쓰고, 유포하고, 공유하는 방식에서 사이버에 기대고 있는 수필인가? 아니면 그 수필의 내용이 사이버 시대의 새로운 변화를 담고 있는 것이어야 하는가? 가령 PC방에서 생긴 일이라든지, 누군가와 이메일 채팅을 하면서 생긴 일화를 토대로 쓰여진 수필이 사이버 수필이라고 명명될 수 있을 것인가?

3) 그렇다면 정보화 시대의 사이버 수필은 전혀 새로운 가치관과 새로운 상상력을 대변하고 있는가? 이러한 사이버 수필이 전위적, 실험적, 유동적, 다원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고 누군가가 말한다면 우리는 동의할 수 있겠는가? 수구적이고, 고정적이고, 보수적이며, 단선적인 가치관에 충실한 사이버 수필은 애당초 상상할 수 없다는 말인가? 이러한 질문들이 가능한 일인가?

4) 정보화 시대의 수필은 사이버 수필이 될 수밖에 없고 그것은 또한 전통적 에피소드에 반하는 디지털 에피소드, 그리고 디지털 리얼리티에 근거해야만 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인가? 또한 그러한 전통적 리얼리티와의 조화를 어떻게 이루어 나가느냐가 진부하나마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탈출구인 것인가?


5) 사이버 수필은 사이버를 통해서 생산되고 유통되는 수필을 뜻한다면, 그러한 수필은 필연적으로 영상(혹은 동영상)과 동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인가? 컴퓨터는 아주 자연스럽게 수필에 걸맞는 영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이때 그러한 영상물을 채집, 디자인, 모자이크, 편집, 게재하는 일련의 작업이 수필의 영상미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일이 될 것인가?

수필을 육성으로 낭독해서 CD-ROM에 담는 행위는 정보화 시대에 발맞추는 문학 행위라고 할 것인가? 도대체 정보화 시대에는 독자들이 종이 문학으로부터 점차 멀어져 가고 있다는 진단에 우리가 모두 고개를 끄덕여야만 하는 것이며, 그것을 되돌리는 방편으로 수필 문학에도 본격적인 비디오․오디오적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만 하는 것인가?

6) 그렇다면 다가올 시대에 쓰는 수필에는 무엇을 담을 것인가? 수필은 그릇인가? 수필은 혹시 담지는 못하고 건드리거나 흔들리게 하는 어떤 산비탈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어쨌거나 수필은 어떻게 무엇을 쓸 것인가? 세상은 시시각각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수필은 그것을 꿰뚫는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소재라도 갖고 있다는 말인가? 휴머니즘? 혹은 자연주의? 아니면 우리 수필은 컴퓨터와 CD와 전자책에 대항해서 한바탕 전쟁을 치를 각오를 해야만 할 것인가? 구태여 수필이 칼을 빼들 필요도 없이, 전자책 전용 뷰어라든지, 사이버 문학이라든지, 포털사이트의 인터넷통신 같은 것들이 스스로 붕괴되거나, 애초 염려했던 것보다 지리멸렬하게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닌가?

7) 영상 수필에 더 매혹을 느끼는 세대들이 자라게 되면, 활자화된 수필은 물러나고야 말 것인가? 그렇다면 지금 전세계에 있는 에세이스트들은 모두 다 카메라를 어깨에 둘러메야 할 것 아닌가? 책 무용론은 정당한 것인가? 그런가?

8) 아니면, 문자가 발명되기 전에도 문학이 구비문학의 형태로 존재하고, 신화의 시대에도 종교적 제의에 문학이 숨쉬고 있었다고 한다면, 이제 문학이 활자로만 구현되던 시기를 서서히 벗어나서 오디오․비디오에 의한 문학의 시대로 변해가는 시점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수필 문학의 쇠퇴가 아니라, 수필의 집필 수단, 전달 수단, 소통 방식 수단이 변하고 있을 뿐인 것은 아닌가?

9) 수필의 길이가 짧아져야 한다는 일단의 주장은 일리가 있는가? 모든 것이 순식간에 변화하고 즉자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때에 보통 수필은 도대체 어느 정도 길이가 적당하단 말인가? 앞으로는 장편소설도 150 페이지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마당이다. 그렇다면 수필은 이백자 원고용지 5매 정도면 적당할 것인가? 조선일보에 장기 연재되고 있는 일사일언이라는 수필이 그렇지 아니한가?

모든 감성적 메시지는 광고 카피의 길이를 넘어서면 안되는 시대에 우리가 돌입하고 있는가? 방송 매체의 일반적인 광고 시간이 한 건 당 30초라고 한다면, 우리 시대의 수필은 발음 속도가 빠른 성우가 30초 동안에 읽어낼 수 있는 원고량에 머물러야 한다는 말인가? 독자들의 독서 리듬은 이미 그쪽으로 기울어 있으므로 그 이상은 곤란하다는 뜻인가?

혹은 이메일 편지 시대에 우리가 돌입했으므로 우리의 수필은 젊은 사람들이 이메일을 통해 주고받는 평균적인 문자량을 벗어나면, 이미 독자들의 취향을 역행하는 글쓰기로 매도될 것인가? 여기에 요즘 유행하고 있는 댓글(리플)까지도 포함해서 고려해야만 하는 것인가?

10) 정보화 시대에 수필가들은 독자들에게 어떻게 아부해야만 할 것인가? 어떻게 봉사해야만 할 것인가? 재미와 감동은 어떻게 전달해야 할 것인가? 문학은 엔터테이닝(즐겁게 해주기)이란 측면에서 컴퓨터와 경쟁해야하는 것인가? 문학에서조차 수요가 없는 생산은 무의미할 것인가? 당대의 홀대를 견뎌낼 만큼 강인한 문학정신으로 먼 장래를 보고 자기만의 세계를 지켜나가는 고집은 이제 포기해야 할 때가 오고야 만 것인가

11) 수필은 돈과 무관한 것인가? 수필은 고결한 것인가? 수필은 정보화 시대에도 그러한 위치를 계속 고수할 것인가? 전업 수필가란 말은 불경스러운 일인가? 수필은 밥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인가?

12) 퓨전과 혼융의 시대를 맞이해서 이제 수필은 시이자 소설이자 콩트일 수 있는 것인가? 해외에서는 수필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이제 수필이라는 장르를 따로 떼내어 쓰는 일은 무의미한 시대에 돌입하고 있는 것인가? 구미문학에서 수필은 어디쯤 가고 있는가? 수필은 형식도 없고, 제한도 없으므로, 수필이 명상 소설이 된다한들, 수필이 명상 시가 된다한들, 수필이 에피소딕한 콩트 모음집이 된다한들, 수필이 가령 연탄길이라는 책처럼 감동을 주는 작은 이야기들의 모음집이라고 한들 누가 있어 이를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13) 정보화 시대의 수필은 더 이상 미문(美文) 지향일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닌가? 발빠른 문장과 속도감 있는 문체가 이 시대의 산문 정신인가? 이러한 말들이, 속도감이란 말들이 중국과 일본에서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14) 문학평론가 유종호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테제 문학의 검증이 끝난 현대는 약 1만 2천3백 개의 직업이 존재하는 다원화 사회이기에 특수성에서 나온 고유 경험의 정리와 기록은 그 자체가 호기심을 자극시킬 뿐 아니라 상호 이해의 도움이 될 것이며, 산업화에서 난폭해져 가는 사회를 정화시키는 역할을 수필이 수행해야 한다.


15) 다른 장르에서 문명(文名)을 얻은 기성 문인들이 자기 고백적으로 펴내는 산문, 혹은 꽃에 대한 관찰기 같은 산문, 혹은 삶에 대한 통찰을 닮은 산문, 혹은 시선집에 대한 단평으로 삶의 즐거움과 지혜를 공유하고 있는 산문들은 모두 다 수필이 아닌가? 그들은 왜 그러한 책을 펴낼 때 한사코 수필집이란 말을 붙이기를 꺼려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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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
조선일보 문화부 차장 문학담당
* 조선일보사 입사. 파리특파원. 2002년 논설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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