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본명] 임병식 [필명] 임병식 [등단매체] [등단장르] [등단일자] [등단작품] 건설아파트 문학저널편집위원 [제목] 제4강 수필쓰기와 자기 성찰 .수필 쓰기와 자기 성찰 수필 쓰기는 성격상 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 체험한 것을 쓰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빚어내려면 인격 수련은 필수이다. 달리 말하면 수필은 그 사람에 대한 인격의 반영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만치 이번에는 수필을 쓰는 사람이 지녀야할 덕목이랄까, 자세에 대해서 언급해 보기로 한다. 수필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우선 고운 심성과 바른 기개를 가져야 함이 기본이다. 적어도 그것은 보통 사람보다 역사의식이나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말이다.그런데 이것은 어느 한 순간에 갖출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평소 꾸준한 자기관리와 생활을 통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얼마전 선구자의 노래가 왜곡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그 노래가 독립투사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말을 타고 만주 벌판을 누비며 부른 것이로 아는데 그거 아니고 친일 부역을 하면서 부르던 노래였다는 것이다.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이렇듯 진실은 묻히는 법이 없이 나중에라도 꼭 밝혀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말이지만 글을 쓴 사람은 어떠한 경우라도 처신을 바로 하지 않으면 아니된다. 명심보감 장기편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太公이曰 瓜田에 不섭履하고 李花에 不正冠하라' 즉, '오이 밭에서는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며,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마라'. 시사하는 바가 큰 말이다. 나는 이런 본보기들이 수필을 쓰거나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금과옥조와 같은 경구라고 생각한다. 그런한 자세를 견지하지 않는다면 좋은 인품, 좋은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일제시대를 살았던 문인 중에 친일을 했거나 친일까지는 아니더라도 모호한 삶을 산 사람을 기억하고 있다. 이들은 비록 뛰어난 문학적 업적을 남겼음에도 한 때의 그 과오 때문에 빛을 잃고 있는 것이다. 수필계의 대 원로이신 피천득 선생님의 작품만 해도 그렇다. 얼마 전에 선생께서 어느 잡자사 관계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나는 일제를 위해 부역하지 않은걸 다행으로 여긴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쓰신 '인연'이라는 작품을 생각하면 왜 하필 그때 '그 일본 여인과의 인연 이야기인가'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기가 우리가 이 작품에 이끌려 들도록 그렇게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가 어느 때던가. 작품 속의 이야기는 1920년대 후반인데, 이때는 일제가 우리나라를 이미 합병이후 불같이 일어난 독립운동 열기를 꺾기 위해 애국지사들을 잡아들이기에 혈안이 되던 때다. 그런데 그때 하필이면 '이 다음에 크면 좋은 상대가 될 거예요' 라는 말을 들어가며 일본소녀와 산보를 즐기는 등의 행위가 '과연 그래도 되는가'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게 만든 것이다. 작품 속에서 화자도 '나는 얼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고 하지 않던가. 그리고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수필가가 일반 대중도 금기시 하는 중상모략의 투서를 일삼은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사람을 보았기에 하는 말이다. 시정의 잡배처럼 행동하면서 도덕군자연하며 글을 써대는 것을 볼 때 심한 역겨움이 인다. 이런 사람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생명력 있는 작품은 남기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수필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태공의 말처럼 자기 처신과 관리, 성찰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이르고 싶다. 아울러 투철한 역사의식도 지녀야하며, 남다른 정의감으로 사회의 현상을 둘러보아야 한다고 일러주고 싶다. 그래야 하는 소이는, 너무나 분명하게도 수필가는 자신이 남에게 본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좋은 글을 써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자 또한 그런 사람의 글을 절대로 좋게 보아주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