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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11명인 일본 /박석무
  글쓴이 : 변영희 날짜 : 15-10-12 11:58     조회 : 1349    
“사촌이 논을 사면 배 아프다.”라는 속담을 우리 모두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요즘 일본이 2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하필이면 위의 속담을 생각해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일본의 높은 학문 수준과 깊은 학술이론에 부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지만, 우리로서는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어서 해묵은 속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4명의 수상자 가운데 거의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물리학상의 수상자였다니, 튼튼한 학문적 역량과 기초과학에 대한 높은 수준에 머리를 숙이게 해주니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음이 아프기만 합니다.

  200여 년 전에 다산 정약용은 일본의 학문이 ‘정예(精銳)’ 함을 간파하고서 “몇몇 학자들이 경의(經義)와 예의(禮義)를 논한 수준이 그런 정도이니 그 나라는 반드시 예의를 숭상하고 나라의 원대한 장래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日本論」)라고 말하여, 원대한 장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장래가 밝다는 점을 미리서 알아내고 있었음을 알게 해줍니다.

  다산은 또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말합니다. “대개 일본이라는 나라는 원래 백제에서 책을 얻어다 보았는데 처음에는 매우 몽매했다. 그 후 중국의 절강 지방과 직접 교역을 트면서 좋은 책을 모조리 구입해갔다. 책도 책이려니와 과거를 통해 관리를 뽑는 누습이 없어 지금 와서는 그 학문이 우리나라를 능가하게 되었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물론 다산도 큰 판단의 잘못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19세기 이후 세계적인 제국주의 열강들이 약소국가를 침략하여 식민지 시대를 열어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던 시대적인 판단에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일본의 문물이 발달하고 학문 수준이 높으니 야만적인 침략행위는 더 이상 하지 않으리라는 낙관론을 펼쳤지만, 옛날의 버릇을 못 고친 일본은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말았습니다. 숭문(崇文) 정신이 높았던 다산의 약점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다산의 관점이 옳았던 점은 그것대로 큰 의미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다산은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과거 공부에만 전념하고 도의(道義)를 강론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科擧爲主 而道義不講 信義乖矣)”라고 말하여, 200년 전에 대학 입시, 공무원 시험 등 시험공부의 폐해를 벌써부터 지적하면서, 일본에는 그런 과거 공부로 인한 폐단이 없어 학문을 다양하고 자유롭게 연구하는 풍토가 조성되었음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본의 양면성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수한 과학자들을 배출해내고, 그 수준이 높음은 인정해야 하지만, 그들의 탐욕은 또 탐욕대로 경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학문 수준을 따라가고 능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문의 다양성, 자율성이 확보되어야 하고, 국가가 큰 투자를 통해 원대한 계획을 세워 뒷받침해주어야 합니다. 다양성과 자율성을 위축시키는 교과서의 국정화나 사상과 학문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그래서 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의도 즉각 중단되어야 마땅합니다.

 - 출처 다산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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