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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거리 이야기(14)-딸꾹질 없는 떡먹기
  글쓴이 : 이방주 날짜 : 04-07-18 12:06     조회 : 2422    

‘떡줄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에는 몇 가지 소중한 의미가 담겨 있다. 남은 생각하지도 않는데 미리부터 제 몫을 챙기려 하는 사람을 비아냥거리는 뜻 외에도, 떡을 귀한 음식으로 생각하면서도 나눌 사람과는 쉽게 나누어 먹었을 것이라는 점과, 아무리 맛있는 떡이라도 물 없이 먹으면 목에 걸리게 마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떡을 먹는 데는 물이 있어야 한다. 시루떡도 그렇고, 인절미도, 그렇고 백설기도 그렇다. 물을 마시든지, 김칫국을 마시든지, 무콩나물된장국을 곁들이든지 해야 된다. 물을 마시지 않으면 목이 메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래서 급하게 먹은 떡은 반드시 딸꾹질을 부른다.

그런데 물보다 더 부드럽게 떡을 목 너머로 넘길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꿀이다. 절편이나 가래떡에 꿀을 발라서 먹으면 제대로 궁합이 맞는다. 떡과 꿀의 궁합은 묘하게 그 단어의 발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떡’의 끝소리‘ㄱ’은 ‘ㄷ’,‘ㅂ’등과 함께 끝이 막히는 소리이다. 그러나 ‘ㄹ’은 물이 흐르듯이 저절로 길게 소리 나는 유음이다. 곧 ‘떡’, ‘약’같은 단어는 짧게 막히는 소리가 나고, ‘꿀’, ‘물’, ‘술’은 길게 흘러가는 소리가 난다. 그런데 짧게 막히는 소리가 나는 음식들은 대개 목에 걸리는데, 길고 부드럽게 흐르는 소리가 나는 음식은 정말 술술 잘도 넘어간다. 음식의 속성에 따라서 생성된 우리말의 기막힌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딸꾹질 없는 떡먹기의 지혜는 떡과 꿀의 궁합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나누어 줄 사람의 생각이 어떻든지 미리 김칫국물을 마셔 두어야 했던 것은 바로 우리 선인들의 지혜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떡을 먹을 때는 물이 필수적으로 따르게 마련인데도 재미있는 것은 ‘찬물 마시고 마음 돌려라.’라는 말이 있다. 누가 떡을 주기도 전에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비아냥대더니, 찬물을 마시고 마음을 돌리라 한다. 이것은 미리 김칫국 마시는 사람을 핀잔하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떡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으니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고 찬물이나 마시고 내 떡이 아닌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라는 경고이다. 우리의 삶의 길에는 헛된 것, 내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하여 버려야 할 욕심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가 살아가는 길에는 수많은 떡이 있다. 먹어서 영양이 되는 떡도 있지만, 떡밥’, ‘떡값’, ‘떡고물’과 같이 먹으면 딸꾹질이 나는 떡도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김칫국도 마시지 않고 떡을 먹다가 낭패를 보았는지 생각해 보는 일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떡이 민족의 세시 풍속, 경사나 애사 같은 의례에 소중하게 쓰인 의미를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의식 때마다 떡은 반드시 절차를 거쳐서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는 것을 상기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남의 떡, 내 떡이 아닌 부정한 떡은 낭패를 부르게 된다. 그래서 옛 사람들이 떡과 물의 이름을 이미 그렇게 지어 놓았을 것이다.

떡은 반드시 물과 함께 먹어야 한다. 떡은 반드시 김칫국을 마시고 단단히 준비를 한 다음 먹어야 한다. 김칫국을 마시는 것은 곧이어 떡을 먹을 것이라는 것을 대중에게 공포하는 의식의 한 절차이다. 남이 볼까봐 김칫국도 마시지 않고 허겁지겁 떡을 먹으면 반드시 딸꾹질을 하게 되어 있다. 딸꾹질은 못 먹을 떡을 흘낏흘낏 남의 눈치를 보면서 급하게 먹은 사람이 더욱 심하게 하게 되어 있다. 김칫국을 마시면서 ‘과연 내 떡인가’, ‘깨끗한 떡인가’, ‘천천히 먹어도 되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떡에 가장 궁합이 잘 맞는 것은 꿀이다. 먼저 김칫국을 마시고, 자신 있게 꿀을 발라가며 천천히 맛을 음미하면서, 떡의 내력을 생각하면서 먹을 수 있는 떡이어야 한다. 그렇게 먹은 떡이라야 딸꾹질이라는 뒤탈이 없다. 왜냐하면 꿀의 ‘ㄹ’이 떡의 ‘ㄱ’을 보완해 주기 때문이다. 자, 딸꾹질 없는 떡먹기 얘기를 했으니 이제 천천히 김칫국부터 마셔봐야겠다.

(2004. 7. 18)



임재문   03-11-30 00:00
</A> 이방주 선생님 그 누가 떡을 줄지는 몰라도 저도 김칫국먼저 마시고 싶습니다. 김칫국먹고 준비하고 있으면 누가 떡을 한입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를 기다리며 김칫국을 마셔두어야 하겠습니다. 좋은 글 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춘천에서 임재문 드림. -[07/19-06:25]<br>
이방주   03-11-30 00:00
</A> 송구스럽습니다.<br>얘기가 딴데로 흘러 간것 같습니다.<br>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야 하는데<br>떡에 얽힌 부정적인 모습을 건드린 것 같아요. -[07/20-03:34]<br>
하재준   03-11-30 00:00
</A> 정말로 멋진 글을 쓰셨습니다. 여기 의견 한마디라 쓰셨기에 알지 못하는 사람이 몇마디 합니다. 이해 깊으시기 바랍니다. <br>첫마디에 "떡줄생각도 않는데김치국부터 마신다는 말이 있다." 라고 쓰셨다면 그 말에 어울라는 말이 반드시 뒤에 와야 합니다. 가령 대통령은 통일부장관 자리를 김근태의원에게 맡길 것을 생각지도 안했는데 미리부터 설치고 돌아다닌다니 ---- 이런 뒤에 그 이론에 알맞는 내용을 써야 한다고 보는데요. 그리고 떡과 꿀은 궁합이 맏다고 하셨는데 다른 의 미에서는 몰라도 국어학적으로 본다면 끝음과 첫음이 결합해서 소리가 달리 나오므로 "ㄱ"과 "ㄲ"이 만나는 것으로 봅니다. 끝음"ㄱ"이 다음 자 끝음 "ㄹ"과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 보기를 들면 "신라" 에서 ㄴ과 ㄹ이 만니거 실라로 소리가 나듯이 그래야만 궁합이 맛다고 하겠습니다. <br>문장의 흐름은 매우 유연해서 수필로서는 적합하다고 봅니다. 자칫 어원을 발키는 논설문으로 흐를 수 있는 있는 것인데도 문장을 다루는 솜씨가 대단하십니다. -[07/29-14:57]<br>
이방주   03-11-30 00:00
</A> 하재준 선생님 매우 적절한 지적을 해주셨습니다.<br>그러나 제 글의 의도를 오해하신 것 같습니다. 물론 의도가 독자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은 글을 쓴 사람인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서 부끄러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br>처음에 속담을 인용한 의도는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미리 준비한다는 속담의 일반적이고 관습적인 의미를 반영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떡에는 반드시 김칫국물이라는 '물'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속담의 전제적 의도를 반영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br>그리고 신라의 ㄴ과 ㄹ은 궁합이 맞는 것이 아니라, 자음끼리 만나서 두 음의 조음기관의 작용으로 ㄴ이 ㄹ을 닮아가는 동화 현상이라고 배웠습니다. 궁합은 두 대상의 속성이 상호 보완 작용을 하여 보다 좋은 결과를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떡'의 'ㄱ'이 폐쇄음이기 때문에 혀에서 구르듯하는 유음인 'ㄹ'을 갖춘 '꿀'이나 '물'이 겸해져야 떡이 순순히 넘어간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래서 떡 같이 조심해서 넘겨야 하는 음식을 폐쇄음으로 막음하고, 물이나 꿀같이 부드러운 음식을 유음으로 막음한 우리말의 슬기를 빌려서 떡을 보면 -[07/30-22:32]<br>
이방주   03-11-30 00:00
</A> 허겁지겁 달려 드는 사람들에게 물이나 꿀을 준비하면서 한 숨 돌리고 옳고 그름을 생각해 보는 지혜를 갖는 것이 좋다는 의미를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글이 서툴어서 제대로 의미를 전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br>그리고 수필은 문장만 유연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삶의 세계에서 겪은 남다른 체험을 격조 높은 지성의 언어로 형상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글이 문장이 유연해서 수필로서 적합하다면 그 말씀은 사양하겠습니다. 저는 모자란 저의 글이 인식과 형상을 갖춘 온전한 문학이 되게 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br>-[07/30-22:37]<br>- <hr size=1 color=#eeeeee width=95%> <br>
임재문   03-11-30 00:00
</a> 임재문입니다. 저도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이곳은 문자 그대로 감상평을 쓰는 자리이지 작품을 비평하는 자리는 아닙니다. 더러 작자의 실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글이라면 가볍게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피력해서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붓가는대로 쓰는 것이 수필의 속성이고 보면 더러 자신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 <br>      때도 있습니다. 저 자신도 그것을 고백합니다. 의견을 받는 쪽에서도 시시비비를 가리기 보다는 참고 사항으로 가볍게 받아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두분 선생님 고맙습니다. 무더위에 건강 챙기시고 더 좋은 글 올려주실 것을 기대해 봅니다. 춘천에서 임재문 드림.  -[08/04-19:57]<br>- <hr size=1 color=#eeeeee width=95%> <br>
이방주   03-11-30 00:00
</a> 임재문 선생님 감사합니다.<br>      떡과 꿀이 조화를 이루듯 그런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08/05-05:25]<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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